e스포츠 구단에 대한 2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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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어거스트 

오늘은 2가지 주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고래 싸움에서 웃고 있는 또 다른 고래와 e스포츠 구단에 대한 여러분들의 오해가 주제입니다.  
오늘 에디터는 TU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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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이메일 마케팅은 스티비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고 하죠. 하지만 다른 영역이 있습니다. 고래가 싸우고, 같은 고래가 웃고 있습니다. 바로 페이스북과 애플 그리고 아마존의 이야기입니다.

예전 어거스트에 다뤘듯 현재 페이스북과 애플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관련 전쟁 중에 있습니다. 애플의 바뀐 정책 이후, 겨우 5%의 사용자만 트랙킹을 허용했다고 합니다. 국내 어플리케이션 제작사들도 이용자들에게 활동 정보 추적 및 트랙킹을 설득하느라 고생이라고 하네요. 

구글과 페이스북이 양분하고 있던 광고 시장에 균열이 오는 이유는 바로 이 사생활 이슈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은 애플로 인해 변동이 생겼으며, 구글은 사용자 사생활 보호를 위한 쿠키 배제 때문에 변동이 예상됩니다. 

실제로 애플은 프라이버시 강화 이후, 앱스토어 안에 있는 광고 구좌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페이스북에서 광고 프로덕트 매니저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를 데려오고자 했습니다 (아직 채용 확정이 아닌 이유는 현재 그분의 과거 여성혐오적 발언으로 인해 조사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적의 전략을 차용하고, 인재를 데려오는 정말 해적식 경영이네요.

광고 시장의 대격변 속에서 웃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독과점을 해체할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죠. 아마존의 2021년 1분기 광고 매출은 총 69억 달러인데, 이는 전년 동분기 대비 77% 높아진 수치라고 합니다. 

광고 매체사로서 아마존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압도적인 퍼스트파티 데이터입니다. 제프 베조스의 서한에 따르면, 프라임 멤버십의 회원 수가 무려 2억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정기 멤버십의 회원 수가 2억 명이고, 멤버십 가입 없이 직구하는 해외 유저 수를 고려하면 아마존에 쌓여있는 고객 데이터의 양은 상상 그 이상일 겁니다. 

심지어 이 데이터가 무서운 이유는 ‘구매’로 증명되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콘텐츠 소비, 기록 남기기가 아니라 지갑으로 증명된 데이터입니다. 고객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관여 행위로 증명된 데이터이기 때문에, 순도가 높습니다. 

이 아마존 생태계는 앞으로 더욱 커집니다.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는 많은 고객이 많은 셀러를 데려오고, 많은 셀러가 더 많은 고객을 데려오는 양면 시장입니다. 산술급수적으로 성장하는 타 시장과 달리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은 입점한 셀러들이 소비자들에게 이메일 마케팅할 수 있는 툴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런 툴 개발은 아마존 사상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셀러들이 성장할수록 더 많은 고객을 데려오는 시장이기 때문이겠죠.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만 이야기했지만, 아마존 안에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트위치, 프라임 비디오, IMDB, 아마존 뮤직 등이 있죠. 만약, 아마존 구매 데이터에 따라 트위치 프리롤에 제품 광고가 뜬다면 어떨까요? 자신이 즐겨본 프라임 및 트위치 콘텐츠에 따른 제품이 아마존에서 추천된다면요? 트위치 구독 채널과 아마존 청취 음악 등에 따라 적합한 광고를 보여준다면 어떨까요? 

2021년은 분명히 디지털 광고 시장에 변곡점이 올 듯합니다. 사업자들은 위기에 맞추어 자신의 전략을 진화시킵니다. 그리고 올해는 각 사업자 입장에서 정말 여러 위기가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애플 사이 개인정보 정책 갈등, 구글의 쿠키 제한, 아마존의 광고 플랫폼으로서 성장 등 다양한 이슈가 있기 때문이죠. 

브랜드는 고객과 관계 맺고, 제품을 팔던 기존의 방법론을 수정해야 합니다. 실리콘밸리 인재가 모인 페이스북이 나름의 위기를 극복하겠지만, 애플 정책 전과 후는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 나비효과는 어떤 태풍이 될까요? 어쩌면 에픽게임즈, 스팀, 배틀넷,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등 단순히 콘텐츠를 구매하던 플랫폼이 새로운 광고 플랫폼으로 각광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도 영향받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마케팅 대신 네이버 GFA가 더욱 주목받을 수 있고,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쿠팡이 더욱 훌륭한 매체사로 각광받을 수도 있습니다. 

CRM 마케팅이 주목받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고객과 관계 맺는 방식 자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광고 없는 OTT로 넘어간 고객과 만나기 위해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고, 오프라인에 없는 스포츠 팬을 만나기 위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메타버스에서 팬들과 교류할 수도 있겠죠. 

어쩌면 이전까지 디지털 마케팅은 페이스북과 구글을 믿고, 아웃소싱한 개념일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 광고를 독과점하던 두 플레이어의 변화로 인해 이젠 브랜드와 마케터들은 자신들만의 개념과 방법론을 만들어야 할 변곡점이 온 게 아닐까요. 

🙈 e스포츠 구단엔 2가지 오해가 있습니다
롤은 해보지 않아도,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모르는 분은 없을 듯합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요. 한국 프로게이머의 인지도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동안 과거 아침마당에서 임요환 선수가 게임 중독자로 몰리던 시절에 비해 이스포츠에 대한 대우도 격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스포츠팀에 대한 오해가 몇 가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오해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첫 번째 오해 : e스포츠팀은 단순한 프로스포츠 구단이다?

e스포츠가 2022년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프로게이머들도 정식 프로스포츠 선수로 봐야만 합니다. 

하지만 구단은 조금 다릅니다. e스포츠 구단은 최근 선수 이외의 스트리머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습니다. ‘페이커’가 소속된 T1은 스트리머 ‘지수소녀’와 ‘갱맘’ 그리고 포커 선수이자 방송인 ‘임요환’을 영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화생명 역시 스트리머로서  ‘매드라이프’와 ‘샤이’ 등 을 영입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도 다릅니다. 현재 국내 유명 e스포츠 구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T1은 ‘락커룸’, 젠지는 ‘올인’, 한화생명은 ‘힐링식당’이라는 자체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일회성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꾸준히 만드는 시리즈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전 프로스포츠 구단과 명백히 다른 행보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축구 선수와 코치 그리고 유스 선수들만 있습니다. FC서울도 선수가 아닌 유명인을 영입하진 않습니다. 해외 유명 스포츠팀도 ‘죽어도 선덜랜드’ 등 일회성 다큐멘터리를 만들거나 소셜 채널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성 게시물을 올릴지언정 정규 시리즈를 만들진 않습니다. 

두 번째 오해 : e스포츠팀은 상금만으로 운영된다?

우승 상금만으로 운영되진 않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e스포츠 리그인 ‘LCK’의 경우, 대회 운영 수익을 구단과 함께 나눕니다. 더불어, 제작사인 라이엇 게임즈가 직접 구단들을 지원해주며 최저 연봉을 지키게끔 돕습니다. 

우승 상금 이외에 제작사 지원 금액과 대회 운영 수익 그리고 자체 스폰서십이 있습니다. 인기 구단인 T1의 경우, BMW와 삼성 오디세이 등의 스폰서십을 받고 있습니다. 담원 기아는 기아자동차의 네이밍 스폰서십을 받고 있죠. 농심의 경우 유료 팬클럽을 모으기도 합니다. 스트리밍 플랫폼과 소속 게이머들의 개인방송 독점 송출 계약도 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롤드컵’과 같은 세계 대회의 우승 상금은 큽니다. 하지만, e스포츠구단이 운영되는 방식은 이를 넘어섰습니다. 우승하지 못하는 팀이라도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게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 넥스트 브랜드, e스포츠 구단

첫 번째 오해와 두 번째 오해에서 나온 시사점을 종합하면, 현재 e스포츠 구단은 MZ세대 겨냥 브랜드로 진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분야에서 북미 e스포츠 구단은 가장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C9은 일찍이 퓨마와 함께 다양한 의류 제품을 출시했고, 100 thieves는 자체 패션 라인업을 내놓았습니다. T1과 젠지 그리고 DRX도 의류를 낸 적은 있지만, 자체 제작은 아니었습니다. 

게이머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스트리머도 영입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로 소속 선수와 구단의 브랜딩을 추구하는 전략은 누가 보아도 브랜드 외연 확장인 동시에 이미지 구축입니다. 즉, 단순한 스포츠 구단이 아닌 게이밍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이 좋아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e스포츠 구단이 훌륭한 미디어이자 채널이기 때문입니다. e스포츠의 특성상 선수들의 연습마저 훌륭한 콘텐츠가 됩니다. 선수들의 연령대가 매우 낮기 때문에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은 물론이고, 유튜브와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다양한 채널 자체에 익숙합니다. 즉, 타깃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타깃이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들의 취향을 저격하기 더욱 쉽죠.

채널로서 파급력은 이미 증명됐습니다. 더 어리고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구찌마저 리그 오브 레전드와 손잡았고, BMW와 벤츠도 e스포츠에 눈을 돌렸습니다. 추상적이고 통계가 없는 ‘가치소비’에 민감한 MZ세대가 아니라 게임을 즐기고 콘텐츠를 소비하고 게임 안에서 구매도 하는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MZ세대가 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게임은 동시대 콘텐츠 중 소비 연령이 가장 낮고 유입이 활발한 영역입니다. 

이런 e스포츠 구단의 진화는 단기적으로는 MCN 회사가 긴장해야 할 이유입니다. e스포츠 프로게이머가 훌륭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관점에서, MCN 회사와 e스포츠 구단은 유사한 자원을 활용하여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 MCN에 소속된 크리에이터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눈에 띄는 부침은 없을 수 있습니다. 다만 e스포츠 구단들이 영입하는 스트리머의 폭이 더욱 넓어지고 광고 영업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충돌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기적으로, e스포츠 구단은 브랜드로서 운영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현재 e스포츠 구단의 팬덤은 대개 선수에 좌지우지됩니다. 즉, 해당 팀에 대한 팬보다 선수들의 개인 팬들이 모이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역사가 짧기에 생기는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야만 완벽한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잡스의 죽음 이후에도 열광하는 애플 팬덤처럼, 조던이라는 상징 이후에도 유지되는 나이키처럼요. 발전한 게이밍 MCN으로 운영될지, 대체 불가한 차세대 브랜드가 될지는 여기에 달려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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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ed by MON, TUE, WED, THU, FRI, SAT,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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