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살이 #아동학대 #가난

[오늘 나온 시사IN]  2021-04-24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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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

돌도 지나지 않은 신생아를 안고 있는 부부가 모텔에 처음 나타난 것은 지난해 6월이었습니다. 두세 번 모텔을 찾은 부부에게 모텔 주인이 집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 이들은 "여행을 왔다"고 답했습니다. 
그렇게 전전한 모텔만 여러 곳. 그 사이 또 한 명의 아기가 모텔 화장실에서 태어났고, 그 아기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들 부부를 목격했던 모텔 주인들을 차례로 만나보았습니다.
         -나경희 기자        

<괭이부리말 아이들>(2000)이 나오고 20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가난의 모습도 변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가난'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남은 것은 각개전투 모래알 같은 각자의 가난입니다. 작가가 다시 가난에 대해 말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입니다. 
<곁에 있다는 것>이라는 책으로 다시 돌아온 작가는 말합니다. "지금은 가난에 대해 입에 담는 걸 힘들어해요. 부끄러워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더 깊이 느껴요. 자기 탓이 아닌데도 가난을 수치스러워하고, 목소리가 더 잦아들었어요." 위로해줄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그냥 가만히 옆에 있어주면 된다는 사람, 김중미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부산항 8부두에서 주한미군이 군사용 세균실험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지만.. -정희상 기자

쉬는 날 없이 부고 기사를 썼다. '왜 목숨 걸고 취재하느냐' 묻는다면.. -호닌 누 트웨 기자


아시아계 소수 집단에 대한 미국사회의 적대감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양수연

진중권, 김어준, 서민을 공개 비판하고 나선 젊은 연구자를 만났다.  – 이오성 기자


편집국장의 편지
  
 나쁜 사람은 없었지만

  
4월13일, 인천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영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곧이어 젊은 아버지가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그와 아내는 아이들(2세 아이가 한 명 더 있습니다)을 데리고 모텔을 옮겨 다니며 생활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을 처음 뉴스로 접했을 때 분개하면서도 뭔가 기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유아를 데리고 모텔을 전전하는 부부? 그러나 최근 일어나고 있는 영유아 학대 사건들 중 하나로 일반화하고 넘어가 버렸습니다. 기자가 이래서는 안 됩니다. 앞뒤가 안 맞는다고 느낄 때 취재에 돌입할 수 있어야 좋은 기자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한참 후배인 나경희 기자는 저와 달랐습니다. 모텔 주인 등 사건 관계자들을 일일이 찾아갔습니다. 추적의 결과를 담담하고 건조한 문체로 기사화했습니다. 쥐어짜도 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을 기사입니다. 그러나 저는 기사를 읽어나가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맥이 풀렸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되실 겁니다. 어린 아버지는 분명히 ‘아동학대 중상해’라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에게 화를 낼 자격을 가졌는지 스스로 곱씹게 되었습니다. 이 기사엔 딱히 ‘나쁜 사람’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모텔 주인들과 구청 공무원, 경찰 등이 부부와 아이들에게 선행을 베풀었거나 자신의 공무를 성실하게 수행했습니다. 거의 모든 사건 관계자들이 ‘나쁜 사람’이 아닌데도, 이토록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자체에 저는 공포감을 느꼈습니다.

혹시 가난 때문이었을까요? 마침 변진경 기자가 오랜 시간 ‘가난’을 곁에서 바라보고 고민해온 김중미 작가를 인터뷰했습니다. 김 작가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가난의 역사’를 탐구합니다. 저의 해석을 곁들이면, 경제개발기의 가난엔 일종의 ‘자긍심’이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 끈끈한 연대감이 존재했고, 노동이나 투쟁을 통해 가난을 극복하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모두의 가난은 사라지고 각개전투 모래알 같은 각자의 가난만 남은” 시대라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타인은 물론 자신으로부터도 혐오당합니다. 과거와 지금의 가난 중 어느 쪽이 나은 상태인지 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단지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복지시스템을 강화하며 ‘계급의 적’을 타도한다고 해서, ‘가난’으로 불리는 어떤 ‘고통스러운 상태’가 해결될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취재하며 대안을 찾아나갈 새로운 동료들을 열심히 찾아보려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2021년 〈시사IN〉 신입·경력 기자 공개채용’ 공고(아래)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편집국장 이 종 태 

독립, 진실, 연대의 가치 아래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고픈 시사IN 기자들의 동료를 모집합니다.

출입처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보도자료 기사는 안 써도 됩니다. 
기사를 광고와 바꾸는 일도 없습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본인의 콘텐츠를 세상에 내보내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관심 분야에 전문성을 쌓으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고 싶은 당신이라면 <시사IN>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사진은 <시사IN> 김연희 기자가 플랫폼 노동을 체험 취재중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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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풍선은 미얀마의 평범한 시민들이 군부의 폭력에 맞서 손에 쥔 것이 빨간 장미꽃과 빨간풍선이라는 데 착안해 제작됐습니다. 빨간풍선 함께 들기에 이어 다음주는 밀크티를 함께 마시며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는 [오늘의 행동]을 조직해 볼까 하는데요. 

[미얀마의 언론 자유를 응원합니다] 캠페인에도 4월21일 정오 현재 228명이 모여 1038만원을 후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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