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는 '토지 임대료'와 '정상가격을 훨씬 초과해 남기는 이익'의 뜻이 있습니다.

2021.09.16

님, 안녕하세요~😄
지대추구(rent seeking)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기득권에 관해 얘기를 하면서 보통 쓰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대(地代, rent)’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로 토지의 사용에 대하여 지급된 임대료라는 뜻입니다
그런 지대가 왜 갑자기 기득권의 이익과 연결된 것일까요? 오늘은 지대추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지대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에서 토지 임대료이긴 하지만 경제학에서는 정상가격을 훨씬 초과해 남기는 이익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과거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곡물조례
 
산업혁명이 한참이던 1800년 영국의 의회는 토지를 소유한 지주계급이 장악한 상태였습니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새롭게 부를 축적한 신흥 자본가 계급은 아직 정치적인 영향력을 얻지 못한 상황이었죠.
1812년 나폴레옹의 대륙봉쇄령으로 밀 가격이 급등합니다
1쿼터(8부셸)118실링까지 폭등을 하죠. 1부셸(28kg)을 사는데 노동자 보름치 봉급이 들 정도였습니다지주계급이 돈을 더 많이 벌었죠
밀의 가격이 높아지자 노동자들은 그때까지 받던 임금으로는 밀을 조금밖에 살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죠.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돈을 벌던 신흥 자본가 계급은 임금 인상으로 인해 타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1813년 대풍년이 들고 1814년 대륙봉쇄령 해제로 저렴한 밀이 수입되면서 밀 가격은 1쿼터에 67실링까지 급락하게 됩니다
대륙봉쇄령 기간 중 고수익을 올리던 지주계급은 자신들의 이익을 놓칠 수가 없었습니다. 
의회를 장악한 지주계급은 곡물조례를 개정하여 밀 가격이 80실링을 넘어야 수입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어떻게든 밀 가격을 낮춰 임금을 낮춰야 했던 신흥 자본가 계급은 의회에 아무 힘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죠.

이때 곡물조례를 신랄하게 비판하던 사람이 있습니다바로 데이비드 리카도입니다리카도는 비교우위에서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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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도는 곡물 가격이 높으면 농업으로 이익을 보려는 사람이 늘어나 지대가 높아지게 되어 곡물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다시 말해 토지의 지대가 높아질수록 지주계급이 토지의 모든 이윤을 독차지해 산업자본이 형성될 수 없고 경제발전과 분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여기서 지대추구의 지대가 토지 임대료와 정상가격을 훨씬 초과해 남기는 이익으로 연결된 것입니다.
지대추구 행위라는 것도 지주계급이 의회의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로비 등의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소비하는 일체의 활동이 지대추구 행위라는 것이죠. 정경유착’, ‘정치적 이권추구’ 등의 개념과도 가깝죠.     

적기조례

곡물조례 이후의 대표적 사례로는 적기조례가 있습니다.
산업혁명의 나라 영국은 자동차산업에서도 선구자였습니다
1826년 증기자동차 실용화에 가장 먼저 성공했죠. 앞서 곡물조례에 지주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마차업자 단체가 문제였습니다.
편리한 자동차 보급이 늘자 마차업자들이 마차조합을 만들어 자동차를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말과는 달리 사람을 치어 죽이고 매연이 심해 도시를 오염시킨다며 자동차 운행 제한을 주장한 것이죠
이런 단체의 지대추구행위에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1861자동차 조례를 선포했습니다. 이것이 1865년 개정돼 붉은 깃발 규제’, 즉 적기조례(赤旗條例:Red Flag Act)란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적기조례에 따르면 교외에서는 시속 4마일, 시내에서는 2마일(3.2) 이하로 속도가 제한됐습니다. 말보다 늦게 달려야 했던 것이죠
심지어 이를 위해 기수가 자동차 앞을 달리며 낮에는 붉은 깃발로, 밤에는 붉은 등으로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기존 운송 수단인 마차를 보호하는 이 규제는 결국 새로운 운송 수단인 자동차산업의 몰락을 불러 왔습니다
적기조례는 1896년에 가서야 폐지됐고 그 사이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은 인근 유럽국인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멀리 미국으로 넘어갔습니다. 영국은 자동차산업의 선구자였지만 지금은 현대자동차 같은 회사조차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대추구행위는 우리 사회에도 많습니다. 이는 규제라는 단어로도 불리고 있죠
자격증이나 면허, 협회를 비롯한 여러 이익단체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 하는 활동들이 다 지대추구행위입니다.
 
변호사협회, 의사협회 등 이해당사자그룹이 각자 면허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현대판 길드에 해당된다. 이 경우 이익집단은 당연히 사회 후생보다 자기 집단의 이익 극대화를 추구할 것이다. 따라서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은 지대추구행위를 나타내는 직업으로 분류하기도 하며, 이들의 숫자는 바로 한 사회 지대추구행위의 강도를 나타낸다고 보기도 한다.”
 
밑에 기사를 보시면 수능을 지대추구행위를 위한 경합으로 보기도 하네요. ‘학벌이라는 것이 어쩌면 지대추구행위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죠.
 
현행 수능과 대입 경쟁은 고든 털럭이 일찍이 분석한 소모적인 지대추구경합(rent-seeking contest)’의 전형이다. ‘가족 단위로 자원을 투입해 상()을 차지하기 위해 매달리는 치열한 경합(競合)이다. 수능의 상은 상위권 유명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며 이는 나중에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 등으로까지 이어진다. 승자가 차지하는 상이 크므로 대입 경합에는 엄청난 자원이 투입되며 그만큼 낭비도 심할 수밖에 없다.”
 
아래 기사를 보면 “2차 세계대전 후 승전국 영국과 프랑스보다 패전국인 일본, 독일이 부흥한 것은 기존의 지대추구 구조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나옵니다. 참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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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지문이 설명하는 개념은 무엇인가?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 즉 로비·약탈·방어 등 경제력 낭비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특정 경제주체가 면허 취득(개인택시기사, 의사 및 변호사) 등을 통해 독과점적 지위를 얻으면 별다른 노력 없이 초과 소득을 얻을 수 있다.
 
① 리니언시 
② 지대추구 행위 
③ 약탈적 행위
④ 포획 행위 
⑤ 불공정 행위     
[해설]
지문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지대추구 행위다. 지대추구란 기득권의 울타리 안에서 자기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 활동(로비, 면허권 부여, 독점권 부여 등)을 경쟁적으로 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비효율적 자원 배분이 나타난다. 리니언시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을 자진 신고한 기업에 과징금을 감면해주고 검찰 고발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자진신고 감면 제도라고 한다. 처음 신고한 업체에는 과징금 100%, 2순위 신고 기업엔 50%를 감면해준다

정답 ②     
[문제] 다음 글에서 말하는 지대추구행위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9세기 영국에서 증기 자동차가 나왔다. 영국 의회는 1865적기조례법(Red Flag Act)’이라는 법을 제정하였다. 자동차가 마차보다 느리게 다니도록 한 규제 법률이었다. 마차 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착한(?) 명분이 작용했다. 요즘 자동차에 비해 성능이 형편없지만, 당시만 해도 증기자동차는 꿈의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시속 30마일, 즉 시속 48㎞였다. 이런 적기조례법에 대해 제임스 뷰캐넌은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도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를 '지대추구'라고 한다.
 
① 지대는 기회비용을 초과해 얻는 부분이다.
② 지대추구행위는 정부 실패의 요인은 아니다.
③ 지대추구행위는 항상 사회적 후생손실을 발생시킨다.
④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의 값이 비싼 이유는 지대 때문이다.
⑤ 이익집단들이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도 지대추구행위다.
[해설]
지대추구행위란 고정된 생산요소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지대를 얻거나 지키려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경제적 지대란 생산요소가 얻는 소득 중에서 기회비용을 초과한 부분이다. 이익집단들이 정부의 각종 인허가권을 얻기 위해 로비로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지대추구행위다. 기득권의 울타리 안에서 자기 이익을 지키면서 희소한 자원이 비생산적 활동에 사용되면 후생손실이 초래된다. 이는 자원 배분에 왜곡을 가져온다. 따라서 지대추구행위는 정부 실패의 한 요인이다

정답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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