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구글, 에릭토폴의 기자회견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많이 들리는 단어 중 하나가 Integrity에요. 음....요 단어는 참 설명하기 오묘한데요. 영어사전을 보면 "이런👇 덕목이 있으면 Integrity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라고 적혀 있어요. 

  • 의지할 수 있다 (reliable) 
  • 정직하다 (honest)
  • 공정하다 (fair) 

결국 신뢰할 수 있는 완전무결한 상태...라는게 integrity의 뜻인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이 단어를 동양사상인 '도'(道)와 연결시키기도 해요. ('도를 아십니까'의 그 도가 아니고요😅) 중국의 성인 노자(老子)에 따르면 道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야 할 길(순리) 만물의 생성원리 등을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Integrity 역시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어요. 예를 들면 기술이 인간을 위해 쓰여야 하는 것은 '당연히 그래야 할 순리' 잖아요. 또는 언론사가 (다른 누구도 아니라) 고객인 독자들을 위해 글을 쓰는 것도 '당연히 그래야 할 순리'인 것이고요. 스타트업 CEO가 회사를 위해 일을 해야지 투자받은 돈으로 부정하게 재산을 축적하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잖아요. 여기서 '순리'라는게 Integrity의 뜻인 것 같아요. 

그리고....실리콘밸리에서 Integrity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는 이유는 코로나 판데믹 이후 이런 질문들이 많아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 코로나는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들었어.
  •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 어떻게 우리의 직업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새로운 순리를 찾을 수 있을까.

실리콘밸리는 기술🧷을 통해 위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 하고 있어요. 오늘 전해 드리려는 소식은 기술을 통해 새로운 도(道)와 Integrity를 건설하려 하는 실리콘밸리의 여러 노력과 목소리들이에요. 
🌞 오늘의 소식 🌝
  1. "믿을 수 있는 승차공유 환경" - 우버  
  2. "믿을 수 있는 의료시스템" - 에릭토폴
  3. "믿을 수 있는 딜리버리" - 구글 
  4. 미라클레터가 읽고 있는 것들 
Silicon Valley Original: 발표
"믿을 수 있는 승차공유" - 우버 

우버의 다라 CEO가 이야기하는 모습 (직촬) 
우버가 한국시간 14일 새벽 1시 30분 발표를 하나 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무서워서 택시나 우버와 같은 공유차량 탑승을 모두가 꺼려 하는 지금, 서로의 신뢰를 얻으려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죠. (관련기사, 국문, 무료) 발표제목이 멋있네요. 

"당신의 두번째 첫 승차" (Your Second First Ride) (발표원문 링크)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아요. 

😷 우버 운전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가 착용한 마스크를 확인해야만 우버앱 잠금해제
✅ 우버 운전자 체크리스트 의무화
: 코로나 증상이 있는지, 차량 소독 했는지, 손 씻었는지 체크해야 우버앱 잠금해제
🧑‍🤝‍🧑 탑승자 1명씩 감소
: 4명씩 탈 수 있었던 우버X의 최대 탑승자를 3인으로 제한 (앞좌석 탑승 금지 권고) 
🔕못믿을 경우 운행/탑승 취소
: 위험하다 느낄 경우 운전자/탑승자 모두 승차거부 가능. 위생불량일 경우 탑승자가 우버 측에 신고가능 

승객이 탑승할 때 주의사항을 미리 보여주는 장면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인데요. 저는 이번 우버의 발표가 완전하다고는 믿지 않아요. 이걸로 사람들이 완전히 승차공유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거나, 안전하다고 느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방향을 옳다고 봐요.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은 그 업(Profession)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게 노력하는게 살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노력들이 계속 누적되다 보면, 결국 사람들은 승차공유업을 다시 믿게 되겠죠. 

예를 들면 금융위기가 왔을 때 금융산업의 근본을 바로 세워야 하는 것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과 같은 대형은행들의 역할이었을 거고요. 언론에 신뢰의 위기가 왔을 때 언론의 근본을 바로 세워야 하는 역할 역시 업계의 리더들이 해야 할 몫일 거에요. 업계 1위라는 얘기는 업이 살면 자신도 가장 크게 살고, 업이 죽으면 자신도 가장 크게 죽는다는 얘기일 거에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시는 벤처캐피탈리스트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에 따르면 유니콘은 단순히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유니콘을 유니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각 카테고리에서 리더 (Category Leader)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따라서 어떤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됐다면 우버처럼 업계가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을 때 이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작업도 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유니콘의 지위는 업을 살리면 크게 얻고, 업이 죽으면 크게 잃는 자리니까요. 
Silicon Valley Original: 비전 
"믿을 수 있는 의료"-에릭토폴 
판데믹이 여러 산업에게 근본적으로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많은 산업에서 업의 근본적 신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의료산업 역시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바이러스가 모여있는 곳이 병원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가길 꺼려하잖아요. 이와 관련해 실리콘밸리의 한 유명한 인물이 "의료산업은 신뢰를 얻기 위해 기술을 더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기에 소개드려요.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열린 아래 세션이었는데요.

📋누가? '청진기가 사라진다' 저자 에릭토폴
🕰️언제? 한국시간 새벽 1시에 
📅어디서? 교육기관 '유다시티'의 컨퍼런스

심장전문의이기도 하고, 의료 관련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에릭토폴(위), 그리고 유다시티 창업자인 세바스찬 스런(아래)이에요. 
심장전문의이기도 한 에릭 토폴은 이렇게 말했어요. 

👨‍⚕️ 코로나19가 닥친 미국에게 대응법은 소셜디스턴싱 외에는 없었어요. 이건 100년, 아니 400년 전부터 있어왔던 구식 대응법이죠.

👨‍⚕️ 우리에게는 스마트온도계도 있죠. 스마트워치로 심장박동도 잴 수 있죠. GPS로 위치 추적도 할 수 있죠. 그 모든 것들을 한데 묶어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공지능도 있죠.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 의료계는 선민의식 (Medical Paternalism의 의역)을 버려야 해요. 병원에 반드시 가야만 코로나19를 확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대신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해요.  

👨‍⚕️ 저는 환자 중심주의로 돌아가라고 주장해요. 코로나에 걸린 환자를 빠르게 진단, 치료하기 위해 환자의 체온, 심장박동, 위치정보 등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코로나에 걸렸는지를 판단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우리 의료계가 실행할 수 있어야 해요.

👨‍⚕️ 물론 여러 문제가 있겠죠. 인공지능이 틀리면 어떡하냐고요?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신속하게 위험을 안내해 주는 것이 모든 사람을 위험한 상태로 길거리에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두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요. 

👨‍⚕️ 또 다른 문제도 있겠죠. 개인의 사생활이 중요하지 않냐고요. 맞아요. 사생활보호는 정말 중요하죠. 하지만 환자 중심적으로 생각한다면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요. 사생활보호 역시 서비스로 접근하면 의료서비스+원격진료+사생활보호 등은 패키지 상품이 돼요.

👨‍⚕️ 저는 언젠가 모든 가정에서 스마트 초음파 기기가 하나씩 놓일 거라고 확신해요. 그래서 모두가 자신의 몸 속 건강상태를 즉각 알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요. 그 시기가 오면, 초음파 기기 한번 볼 때 마다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할까요?  

코로나19를 대처하지 못한 미국 의료업계는 지금 매우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라고 해요. 의료산업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죠. 에릭토폴은 오래 전부터 의사들만 환자를 올바르게 진료할 수 있다는 관념을 버리고 기술을 적극 활용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주장을 해 오고 있어요. 그게 업을 다시 세우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죠. 
Silicon Valley Original: 비전 
"믿을 수 있는 배달"-WING 
구글이 세상의 여러 문제를 풀기 위해 하는 프로젝트로 '구글X'라는게 있어요. 일명 '문샷' 프로젝트라고도 하죠. 달나라를 향해 쏘는 것과 같은 원대한 프로젝트. 그 중 오늘날 정말 유의미한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 것 같아요. WING 이라는 프로젝트인데요. 초소형 드론을 날려서 커피, 음식 등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에요. 아래👇 그림처럼요. 저는 최근 구글 본사 측에서 개최한 세션에 참가해서 내용을 들어볼 수 있었어요. 

2012년 시작한 WING 프로젝트는 현재 호주 2곳, 헬싱키, 미국 버지니아 주 등 4곳에서 실제로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요.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주문을 하면 식당이나 카페에서 드론에 음식, 커피 등을 넣고 10분 정도의 시간 이내에 음식, 커피 등을 배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네요. (최단기록은 2분 47초 라고 해요!) 

최근 판데믹 상황에서 음식배달도 못믿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배달하시는 분들의 청결 문제로...) 드론을 활용하는 경우 접촉이 조금 더 없기 때문에 신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게다가 더 빠르다는 장점도 있고요. 미국 버지니아 주에 있는 '마킹버드'라는 카페에서는 이 서비스를 이용해서 25%의 매출상승이 있었다고 하네요. 지난 2월 이후 4월까지 WING 서비스를 이용한 횟수는 5배 증가했다고 해요. 4월 첫째 둘째주를 통털어 1000건의 주문을 처리했는데, 나중에는 셋째주 한 주에만 1000건 주문 처리를 했다고 하네요. 

배달하는 품목은 주로 쿠키🍪 커피 ☕ 화장지 🧻 뷰리또 🌯 아이들 퍼즐게임 🧩 등이었다고 하네요. 월그린, 페덱스 등과 협업해서 약💊도 배달해 준대요. 특히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굉장히 좋아했다고 해요. 가사노동 때문에 바쁜데, 맛있는 커피 한잔 마시고 싶을 때 드론배달! 을 요청하는 거죠.
 
물건 배달의 완벽한 신뢰를 얻기 위해 드론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네요. 과연 성공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버, 에릭토폴, 구글 WING 프로젝트 등이 공통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기술은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라고요. 코로나로 인해 떨어진 식당, 의료, 승차공유, 배달 산업의 신뢰를 다시 높이기 위해서 여기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들은 기술을 열심히 활용하고 있어요. 마치 닫힌 문이 있으면 그 문을 열기 위해 여러가지 열쇄들을 사용해 보는 것처럼 말이에요. 
미라클레터가 30초 브리핑해줄게!  
밤새 일어난 소식 중 혁신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들. 미라클레터가 짧게 브리핑! 고고
  1. 트럼프대통령의 말씀
    어제 파우치 박사가 "문열면 정말 안좋은 일이 벌어질거야"라고 이야기 했잖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받아서 오늘 이렇게 얘기했어. "용납할 수 없는 언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통 이렇게 말하고 여러 사람들을 해고했다는) 

  2. 머스크형의 승리 
    "잡아갈테면 잡아가라. 나는 공장을 열겠다"라고 외쳤던 일런 머스크. (맥락을 알고 싶으시다면 국문기사 클릭!) 결국 알라메다 카운티에서 공장을 열어 줄 것 같대. 이미 실리콘밸리에 있는 테슬라 공장은 어제부터 가동을 시작!
     
  3. 배달산업에 들어간 KKR 
    '슬라이스'(Slice)라는 앱이 있어. 동네 피자가게에 자기가 원하는 피자를 원하는 대로 주문 - 배달할 수 있는 서비스.  KKR이라는 유명한 사모펀드가 이 회사에 4300만 달러 (약 53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어.  음식 배달 산업은 이제 KKR과 같은 사모펀드들도 달려드는 큰 산업이 됐어. 

  4. 암호화폐 거래소를 고객으로 받은 JP모건 
    JP모건이 미국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제미니' 등을 자신의 고객으로 받았다고. 송금, 예금, 인출 등을 JP모건이 대신 해 준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암호화폐를 사기라고 주장하다가 갑자기 돌변. JPM이라는 암호화폐를 만들기도 했지.
오늘은 여기까지에요. 그럼 저는 내일 또 인사드릴게요!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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