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진심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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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저는 해태 타이거즈 팬이었습니다. 동네에서 친구들과 테니스공으로 야구를 할 때는 김성한의 오리궁뎅이 포즈를 따라하기도 했죠. 그러다가 드라마 ‘마지막승부’, 만화 ‘슬램덩크’, 농구대잔치로 이어지는 트리플 어택으로 인해 농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어느 샌가 부터는 자연스레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하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스포츠 경기, 예를 들면 한국시리즈라던가 국가대표 대항전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챙겨서 봅니다. 요즘은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를 보고 있습니다. 아내가 두산 팬이기도 한지라 내심 함께 응원을 하며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야구가 재미있는 점은 의외로 통계적인 판단들이 꽤 많이 들어맞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화 ‘머니볼'에서 그랬던 것처럼, 선수들의 통계적인 능력치만 가지고도 좋은 팀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야구는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분명 예외도 존재하긴 하지만) 게임이기도 합니다.

두산과 NC의 경기를 보는데 자막으로 설명이 나왔습니다. 2020년 시즌을 기준으로 경기에서 선취점을 낸 팀이 이기는 확률이 68%가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산과 NC의 경우는, 자신들이 선취점을 내면 경기를 이기는 확률이 70%가 넘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두산은 플레이오프에 들어가서는 선취점을 낸 9경기를 모두 이겼습니다. 7전 4선승제로 치뤄지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첫 경기를 따낸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스포츠는 기세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먼저 점수를 따낸 팀은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더 크게 가지고, 첫 경기를 따낸 팀은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더 크게 가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점수를 먼저 따내지 못하거나 첫 경기를 따내지 못한 팀은 ‘잘못하면 지겠는걸?’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첫 시도가 뒤에 이어질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단 스포츠 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릴 적 물에 빠진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물에 대한 공포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쉽사리 수영을 배우기 어렵겠죠.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수영과 물놀이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수상스키를 배우러 갔다가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계속 물에 빠지기만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뒤로 다시는 수상스키를 배우고 싶다는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실수와 실패로 이어진 첫 경험이 작은 트라우마로 남게 된 것 같습니다.

님도 아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 한두 개쯤은 해보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한 번쯤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실패했던 첫 경험이 떠올라 몸서리치게 되는 일들 말이죠.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난 다시 도전해도 해내지 못할 거야'라는 마음이 들게 되는 일들 말입니다.

망설여지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마침내 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은 한번 실패한 것들에 다시 도전하는 용기를 가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곤 하죠.

그런데도, 처절했던 실패의 경험 너머를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첫 시도를 제대로 잘 해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들이 있죠. 미련이 남는 일들이 쌓여갈수록 ‘다음부터는 새로운 일들에 실패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실제로 새로운 일에 실패하지 않고 이어나가는 것은 꽤 중요합니다.

새로운 경험, 첫 시도에 실패하지 않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거창하게 도전하기보다는 작고 쉽게 시작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실패하지 않을만한, 실패해도 상처받지 않을만한 난이도에 도전하는 겁니다. 팔굽혀펴기 100개를 목표로 한다면 하루에 딱 한 개씩만 늘려가자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죠.

작고 쉽게 시작했다 하더라도 최대한 정성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 작고 낮은 목표를 세웠다고 해서 ‘그까이거 대충'이라는 마음을 갖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고 낮은 목표를 정성을 다해 달성해내는 일이 반복된다면 어느새 내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만큼의 결과가 쌓여 있게 될 겁니다.

님의 작고 낮은 목표가 궁금해집니다.
그게 무엇이건 간에 님이 도전하시는 바로 그 목표에 늘 ‘진심'이길 바랍니다. 

저 역시 매주 전하는 인간 강혁진에 저의 진심을 담겠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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