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대신장례 #로힝야 #미얀마 #죽음
©매생이의 인생네컷
안녕하세요. 매생이입니다.

시작이 조금 무겁지요. '더 이상 이러한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되뇌는 날이 있습니다. 지난 주 부고가 그랬어요. 만날 때가 있으면 떠날 때가 있다고 하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날이었습니다.

죽음이라는 주제로 레터를 시작하는 게 마음을 무겁게 하진 않을지 염려가 되면서도,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각자에게도 떠나보내지 못한 마음 하나씩 갖고 있지 않을까?'

당신은 어떠세요? 아직 흘려보내지 못한 기억 혹은 상실의 경험이 있나요? 일이든 물건이든 혹은 내가 함께 지냈던 공간이든이요. 레터를 읽는 지금 이 순간 마음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있다면 남겨주시겠어요? 함께 하는 마음으로 나누겠습니다.🌿
💌 이번 주 참견레터는요...
✔️매생이의 인생네컷 아직까지 흘려보내지 못한 상실의 경험을 물었고
✔️참견Pick 애도할 권리와 사후 자기 결정권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참犬이의 왈왈왈 미얀마 & 로힝야 사진전 소식을 전할게요
#가족대신장례 #사후자기결정권
애도할 권리, 애도 받을 권리🙏

지난 8월 12일 <가족 대신 장례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포스터에 적힌 '애도할 권리, 애도 받을 권리'라는 문구를 보면서 애도와 권리 사이의 사회적 맥락을 더 알고 싶어졌어요. 행사 주체가 '2022홈리스추모제 추모팀'인 걸 보면서 나누어야 할 이야기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녀와서 배운 것들 지금부터 풀어볼게요. 

애도할 권리를 박탈당했던 사람들

  • 20년을 함께 산 아내의 장례를 치를 수 없었던 남편
    4년 전 A씨는 20년을 함께 했던 아내의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법적 부부가 아니라는 이유로요. 아내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자녀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고, 결국 A씨의 아내는 무연고자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 어머니의 장례를 포기해야 했던 자녀
    B씨의 부모님은 재혼한 사이였습니다. 지난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가족 대신 장례'를 통해 어머니를 모시려했지만, '친어머니'가 아니라는 이유로 장례 절차가 중단되었어요. '혈육'이 아닌 사람이 장례를 치르려면 행정절차가 3개월이 걸린다는 구청 직원의 말에 결국 장례를 포기했습니다. 

  • 조카를 무연고로 보낸 이모
    C씨에게는 자주 왕래하던 조카가 있었습니다. 2018년 5월 조카가 패혈증으로 사망하기 전 마지막 치료 때에도 곁을 지켰었지요. 하지만, C씨는 조카의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연락이 끊어진 조카의 생모가 조카의 시신을 구청에 위임했거든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대한민국 장사법(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연고자의 범위는 배우자, 자녀, 부모, 자녀 외 직계 비속, 부모 외 직계 비속, 형제·자매 등 '혈연' 과 '법적 가족' 중심으로 한정되어 있어요. 조카나 며느리도 법적으로는 이모·삼촌이나 시부모의 장례를 치를 수가 없었다고 해요.


지금은 어떤가요?

2020년 이후 혈연 외의 사람들도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장사 업무 안내> 지침을 개정하면서, 혈연과 법적 가족을 넘어 고인과 관계를 맺은 다양한 사람들이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죠. 보건복지부가 구체적으로 명시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사람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실혼 관계
  • 사실상 가족관계 (예 : 재혼으로 만난 새 부모님이나 새 자녀)
  • 조카와 며느리
  • 장기적·지속적 동거, 부양·돌봄 관계 등
      사단법인 '나눔과나눔' 페이스북 게시물
        이게 어떤 의미냐 하면..

        • 내 삶의 동반자의 마지막을 지킬 수 있어
          법적 가족은 아니지만, 생활 동반자로 함께 지낸 사람들에게 나의 죽음 이후를 부탁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반대로 먼저 떠나간 이의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고요, 소위 '정상 가족' 아닌 사람들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을 지켜줄 수 있는 길이 열렸어요.

        • 혈연 중심의 가족주의를 넘어서는 의미 있는 변화
          아시겠지만, 전통적인 가족 형태는 점점 해체되고 있고 1인 가구와 다양한 비혈연 생활 공동체가 증가하고 있어요.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법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으니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을 애도하지 못해 침통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가족의 조건은 '혈육'이 아니라 강한 정서적 유대감이 되어야 한다는 흐름에 맞추어 제도도 변하고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 정부 지침만 바뀌었을 뿐 법은 그대로😥
          현재 바뀐 것은 '지침'이지 '법'이 아니에요. '혈연 중심 가족주의'는 법에 고스란히 남아있지요. 지침은 강제력이 없어요. (이건 바로 아래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 '그게 뭔데?'😦 현장에서 정부 지침이 바뀐 걸 몰라
          만일, 지인의 장례를 준비한다고 생각해본다면, 장례 절차와 관련해서 누구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시겠어요? 맞아요, 대부분 장례식장에 있는 장례지도사일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장에 있는 장례지도사들이 '가족 대신 장례'가 가능하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관할 구청과 경찰서에서 가족 대신 장례 지침을 몰라, 고인을 모시려는 사람들이 장례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겨요. 재혼한 부모님을 무
          연고로 떠나보내는 사례가 바로 이런 경우이죠. 


        혈연 중심의 가족주의를 넘어
        모두가 애도하고 애도 받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3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라고 합니다. 무연고 사망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 30~40대 1인 가구에서 가족 대신 장례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우리 사회에는 혈연이나 법적 가족이 아니어도 고인이 된 누군가의 마지막을 기꺼이 책임지며 애도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법에서 정한 가족과 연고자의 범위를 더욱 넓혀야 하는 이유이죠. 그런 점에서 세상에 무연고자란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크든 작든 만나게 되는 인연이 있으니까요.

        혈연을 넘어 '삶의 동반자'들이 서로의 마지막을 충분히 애도할 수 있는 사회, '사후 자기 결정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사회가 되도록 참견러들도 함께 마음 모아주세요~🙏

        📒 조금 더 참견하고 싶다면? 
          "안녕! 참견이예융~ 어느덧 8월의 중반을 지나고 있어융. 지금 서울시 NPO지원센터에서는 '피어나라 미얀마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어융. 오는 8월 25일 로힝야 학살 5주기를 맞아 로힝야 난민을 기억하는 사진전도 함께 열리고 있었는데융, 현장에 마킹하고 온 소식을 숫자로 정리해보았어융~"
          #미얀마민주항쟁 #로힝야학살5주기
          🇲🇲 피어나라 미얀마 
          파시스트 군부 반대, 미얀마 전통문화에 따른 여성차별과 탄압에 맞서 양곤 시내에서 여성들이 횃불을 들어 '21세기의 빤뚜아-여왕들 시위대' 이름으로 행진을 했다. 2021년 7월 14일 
          570
          오늘은 2021년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시민들이 저항한 지 570일 째 되는 날입니다.

          2,200 15,000
          군부가 지난 현재까지 학살하고 체포한 시민들의 수입니다.

          10
          지난 7월 25일, 미얀마 군부가 4명의 민주 인사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어요. 한국 106개 단체가 함께하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은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며 광화문에서 미얀마 무관부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6명의 민주인사를 추가로 사형했습니다.

            8888
          1988년 8월 8일에 일어난 미얀마 민주항쟁을 미얀마에서는 8888항쟁이라 부르며 매년 기념하고 있어요. 올해 한국에서도 8888항쟁 기념일을 맞아 전국 공동행동을 개최했어요. 
          로힝야 난민들이 밤사이 배를타고 방글라데시 데크나프르이 샤 포리딥에 도착하여 날이 밝자 뭍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2017년 10월 14일  ⓒ사진작가 조진섭
          25,000
          미얀마 군부에 의해 희생되거나 피해를 입은 로힝야 사람들의 수입니다.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반인도적범죄, 제노사이드라 규정하지만 미얀마 정부와 군부는 계속 학살을 부인해왔어요.  

          1,000,000
          차별과 핍박을 피해 약 100만 명의 로힝야 난민이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로 떠났습니다. 이들은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위치한 로힝야 난민 캠프 ⓒ전은경
          듣다 보니 갑자기 참견하고 싶어진다고융?🦴

          🦴참견이 2살 논바이너리 강아지불의한 현실 마킹하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는 사람들에게 입마개를 씌우는 게 취미예융. 참견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꼬리가 선풍기가 되어융. 그럼 좋은 기운 보내융 "왈왈왈"
          ㄱㅣ억ㄴrㄴl..? 지난 매생이의 인생네컷에 남겨준 이야기들..✍️
          정인 님 🦊
          모은 플라스틱 봉지 몇 개씩 들고 다니는 습관을 실천 중이에요. ^^ 이사 온 뒤로는 언니네 텃밭 채소꾸러미 받아서 먹고 있어요.

          김창엽 님 🦁
          못난이 채소라... 식물에게 못나고 잘나고가 있을 수가 없지요. 저는 채소 등을 길러서 먹습니다.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별 님 🐸
          전기 절약 ㅎㅎ
          전은아 님 🐱
          환경과 관련한 책을 꾸준히 찾아 읽고 있습니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와 <살아 있다는 건>을 의미심장하게 읽었고요.

          도운 님 🐻
          사소한 물건도 이 물건이 나와 장기간 함께 할 수 있는 물건인지 고민해서 들입니다. 나라도 한 입 줄이기 위해 비건채식을 합니다.

          이승현 님 🐥
          저도 못난이 채소 어글리어스 구독 중이에요!!!
          특별히 🐧시소 님이 쑥갓 파스타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남겨주셨는데요. 😮 
          레시피가 궁금하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빠르게 휘리릭 만들어 볼까요? 🥘

          재료: 파스타면, 올리브유, 쑥갓, 마늘 왕창, 소금, 후추
          1. 냄비에 소금을 한두 스푼 넣고, 면을 삶아주세요. (약 8분)
          2. 올리브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마늘을 때려(?) 넣어 볶아주세요.
          3. 80% 정도 익은 면을 프라이팬에 넣어 쑥갓, 후추를 넣고 함께 볶아주세요.
          4. 면수 1~2 국자를 더 넣으며 국물이 자작한 이태리 잔치 국수 파스타 완성!  

          끄~읕. 다음 뉴스레터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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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쭈쭈 : 기자도 편집자도 아닌데 취재하고 편집하는 <월간 참여사회> 활동가입니다.
          🐱 미지 : '플라스틱 쓰지 마라'를 입에 달고 살아 종종 원망을 듣는 냥이 집사입니다. 
          🌿 매생이 : 시간이 나면 춤을 배웁니다. 가장 최근에 배운 것? 폴댄스(봉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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