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동물, 뉴스를 씁니다> 특집호

반려인구 1,500만 시대. 인간은 동물과 어떻게 공존하고 있을까요? 인간이 동물과 관계해 온 역사는 깁니다. 당장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곁에 있는 귀여운 반려동물뿐이겠지만 관심을 기울이면 인간으로 인해 곤경에 처해 있는 동물들이 눈에 보입니다. 평생 열악한 시설에서 혈액을 착취당하는 공혈동물, 관절이 닳을 때까지 달리기를 강요당하다 쓸모를 다하면 도축되는 경주마, 인간에 의해 길들여졌다가 준비 없이 방생되는 돌고래 등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도구적으로 이용당하는 동물들은 허다하게 많습니다.


동물들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을 담아 <한국일보> 고은경 기자는 뉴스레터 “고은경의 애니로그”를 통해 동물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동물복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며 동물권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산지니 신간 <동물, 뉴스를 씁니다>는 이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동물의 복지에 대해 고민하는 동물복지전문기자의 일화와 견해가 담겨 있는 에세이입니다. 


인간의 권리만큼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동물의 복지. <동물, 뉴스를 씁니다>는 동물복지의 사각지대를 밝히는 동물복지전문기자의 이야기와 함께 동물과 공존하는 사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동물, 뉴스를 씁니다> 살짝 맛보기
2022년 10월 16일 오전 9시 40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 앞바다에 설치된 가두리에서 48일간의 짧은 적응 훈련을 마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방류됐다. 국내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돌고래였던 비봉이는 북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끝으로 2023년 5월 기준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봉이가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돌고래를 연구해온 대부분 국내외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비봉이가 살아 있다면 방류에 성공한 다른 돌고래처럼 적어도 한 번은 목격됐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봉이 방류는 결과에 관계없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기존 방류에 성공했던 사례보다는 2017년 방류했다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은 금등, 대포 사례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방류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 즉 원서식지에, 젊고 건강한 개체를, 가능한 한 짝을 지어 방류한다는 점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류를 결정할 때도 비봉이를 위한 결정은 없었다. 협의체는 비봉이 중심의 스케줄을 짜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달랐다. 해수부는 방류 당일 새벽 비봉이가 지내던 가두리를 야생 돌고래 무리가 서식하는 쪽으로 옮겼고, 오전에 바로 방류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관광선이 지나가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 생명을 바다로 방류하는 것인데, 최선을 다했다는 시점이 관광선을 막은 것도 아니고, 고작 관광선이 다니는 시간 이전으로 결정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사람이 사는 세상에 들어온 동물에게는 어떤 게 최선의 방안인지 깊이 고민해보고, 끝까지 책임지는 게 필요하다. 방류를 주장해온 이들에게 도대체 누구를 위한 방류였는지 묻고 싶다. 백 번 양보해서 방류를 결정했다 해도 적어도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_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행방불명 중에서

담당 편집자가 밝힌다!

<동물, 뉴스를 씁니다> 출간 히스토리


_sun 편집자

 
<동물, 뉴스를 씁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출간 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이벤트도 하고 북토크도 했지요.(서국전 북토크 후기는 뉴스레터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 주제 ‘비인간’에 맞는 책이라 꼭 관람객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덕분에 일정이 촉박했지만 해냈습니다ㅎㅎ

<동물, 뉴스를 씁니다>는 제가 기획, 목차 구성, 저자 섭외까지 한 원고라 더욱 애착이 갑니다. 이 책은 제가 산지니 블로그에 반려묘 이야기를 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11년 차 견주가 고양이를 만났을 때’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제목 그대로 견주에서 묘주까지 겸업하게 된 후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이 글을 보신 기획실장님이 ‘산지니에 동물과 관련된 책이 없고 관심사도 맞으니 sun 편집자가 동물 책을 기획해 보세요’라고 하셨답니다. 
▲ sun 편집자의 반려묘 용맹이(왼쪽)과 반려견 달봉이(오른쪽)
동물과 관련된 책은 정말 많습니다. 일러스트 위주의 에세이, 동물법과 관련된 책, 동물의 귀여움을 담은 사진집 등등. 저는 현실을 다루되 무겁지 않은, 전문적이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짬짜면, 김피탕 같은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자 물색을 하던 중 실장님이 고은경 기자님을 추천해 주셨어요. 동물 뉴스레터를 연재 중인 동물복지전문기자였습니다. 칼럼의 폭이 반려동물부터 야생, 전시, 농장, 실험동물까지 넓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자행되는 동물복지 훼손 사건을 주로 다뤄 사회적이었고, 반려동물과 관련된 글은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더불어 유기동물 입양 홍보 글도 꾸준히 연재되고 있었습니다. 이분과 함께라면 좋은 책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야죠! 가시적 성과를 본, 최초로 보도한, 기자님만의 시선이 담긴 기사 등으로 목차를 구성하여 바로 제안 메일을 드렸습니다. 여담이지만 고은경 기자님이 목차가 마음에 들어 출간 제안을 수락했다고 하셨답니다.

원고는 매주 몇 편씩 입고되었고 덕분에 최근에 보도한 사건도 담을 수 있었어요. 동물원을 탈출한 ‘세로’, 마라도 고양이, 방류 후 폐사 의혹에 휩싸인 돌고래 ‘비봉이’까지. 최근 동물 이슈를 통해 지금의 동물권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반려동물을 만나고 떠나보낸 에피소드와 같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도 있고요.

인간의 권리는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의 권리는 인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동물, 뉴스를 씁니다>와 함께 지금 동물복지에 대해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좀B 디자이너의 북디자인 작업기

Q. 좀B 디자이너님, 안녕하세요. 아홉 번째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된 <동물, 뉴스를 씁니다>의 표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습니다.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의 표지는 깔끔한 선과 포인트가 되는 색으로 디자인되고 있습니다. 시리즈 도서를 디자인하는 것은 단행본 한 권을 디자인할 때와 그 과정이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디자인 되는지, 또 이번 책의 포인트 색인 초록색은 어떤 이유로 선택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표지 작업 시 다른 단행본들처럼 담당 편집자가 제안해 주시는 이미지와, 제가 원고를 읽고 생각한 이미지를 나름 적절히(?) 섞어서 작업하되, 표지 일러스트 간에 밀도가 너무 차이 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이번 책의 색을 정할 땐 동물 털색 하면 떠오르는 갈색을 우선 생각했지만, 시리즈 바로 전 도서가 갈색이더라고요. 그래서 ‘음! 동물은 초록 잔디 위에서 뛰어다녀야지!’ 하면서 초록색을 골랐습니다. 실은 출간 시기가 여름이라든가 뉴스라든가 하는 이유가 더 있지만 지면이 부족하니 이 정도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최종 선택된 표지(왼쪽)와 B컷 시안(오른쪽)
Q. 비하인드를 살짝 공개하자면, 이번 책은 표지 일러스트의 수정이 있었죠. 처음 나왔던 일러스트는 기자가 강아지를 향해 마이크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강아지는 ‘말’로 바뀌었고 기자가 들고 있는 마이크도 ‘수첩과 펜’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일러스트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첫 번재 표지 시안이 지금의 그림으로 바뀌게 된 이유를 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동물, 뉴스를 씁니다> 표지 일러스트를 그릴 때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A. 실은 구상 단계에선 계속 ‘말’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최근에 은퇴한 경주마에 관심이 좀 있었거든요. 디자인팀 내에서 상의하다가 좀 더 친근한 동물인 강아지를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시안 작업을 했습니다. 이후에 편집부와 의견을 나누며 강아지를 기자보다 부피감이 있는 말로 교체하고(강아지는 앞날개로 집을 옮겼습니다) 제목에 맞춰 기자가 수첩에 인터뷰한 내용을 쓰는 모습으로 시안을 수정했습니다. 작업할 땐 언제나 힘들지만 말은 처음 그려 봐서 더 헤맸던 기억이 나네요.
서울국제도서전에서의 특별 북토크 후기
@유튜브채널 ‘꼬리와 발바닥’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진행된 <동물, 뉴스를 씁니다> 특별 북토크! 고은경 기자와 함께한 그 현장을 살짝 보여드립니다. 자세한 북토크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Q. 취재 현장에서 최근 동물 권리 관련 이슈가 활발해진 것을 체감하시나요?
A. 네, 제가 본격적으로 동물 뉴스를 쓰기 시작했던 게 2015년이었습니다. 그때에 비해 현재, 동물 권리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훨씬 커졌음을 체감합니다. 미디어에서 동물을 다루는 횟수도 굉장히 늘어났고요. 동물을 다루는 관련 정부 기관이 ‘과’에서 ‘국’으로 승격된 것을 봐도 정부 역시 이 이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조직의 규모를 늘렸음을 알 수 있죠.
 
Q. 기자 일을 하면서 동물 권리 실태에 관해 고발하는 내용의 글을 많이 쓰시는 듯합니다. 그런 취재 과정에서 험난한 일정이 예상되는데, 취재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A. 물론 밝고 긍정적인 내용도 쓰지만 아무래도 동물복지나 권리 실태에 관해 비판하는 글을 많이 쓰다 보니, 취재원으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렇긴 하지만 동물권 이야기는 꼭 써야 하는 이야기이기에 환영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계속 써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에는 작가가 동물 뉴스를 쓰는 이유, 취재 비하인드 등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동물 권리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만나보세요!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일상의 스펙트럼’은 다채로운 빛깔로 분해되는 일상을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내면의 만족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합니다.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

01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 - 전혜연

-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가는 기준, 마크로비오틱

02 내가 선택한 일터, 싱가포르에서 - 임효진

- 해외취업에는 특별한 순간들이 있다

03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 - 미스킴라일락

- 4기 암 환자의 씩씩하고 엉뚱발랄한 일상

04 베를린 육아 1년 - 남정미

- 아이 키우기로 베를린의 삶을 경험하다

05 블로거 R군의 슬기로운 크리에이터 생활 - 황홍선

- 꿈이 있다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크리에이터가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06 어쩌다 보니 클래식 애호가, 내 이름은 페르마타  - 신동욱

- 클래식은 내 아이덴티티

07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 임영아

- 어느 평범한 부산 예술가의 이야기

08 도서관으로 가출한 사서 - 김지우

- 도서관 마니아가 건네는 지금 도서관 이야기

09 동물, 뉴스를 씁니다 - 고은경

- 동물복지전문기자가 건네는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동물복지 이야기

🎤행사 안내

독서 아카데미 1차 수강생 모집

산지니 독서 아카데미에서는 <기후위기와 문학의 대화>를 주제로 온난화가 역력하고 도처에 이상기후가 빈발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그와 관련된 도서를 함께 읽으며 문학적 대응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기후위기와 인류세에 관한 기본 서적을 읽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작가와 시인의 작품을 매개로 기후위기 시대에 새로운 창작의 방법을 궁구하고자 합니다.

🎤 1차 산지니 독서 아카데미 일정
나의 문학과 기후 위기: 조미형(소설가)
  -일시: 7월 13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저자의 어린이 청소년 도서, 김옥현의 <2°C: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이정표 >(산지니)

시로 읽는 기후 위기: 최정란(시인)
  -일시: 7월 20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조용미의 <당신의 아름다움>(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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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은 2020년 첫 시작을 알린 반연간지입니다. “주류 담론의 지형을 뒤흔들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문학/사상>은 기존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던 여러 담론들에 대해 심도 깊게 이야기 나누는 텍스트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또한, 인문학의 위기에 맞서 문학과 사상에 대해 논하고, 분과학문의 벽을 허무는 통합 인문학적 사고를 위한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문학/사상> 7호 기후위기

기후위기 시대에 인류와 지구가 처한 상황들을 직시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이 나아가야 할 향방, 암담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어야 하는 이유 등,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담론들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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