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비대칭성 중에 역선택을 알아봅니다.

2021.04.15

‘정보’는 경제학에서 시장 실패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죠.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1970년에 발표한 조지 애컬로프 교수의 박사 논문 ‘레몬 시장(Market for Lemons)’에서 출발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에는 두 가지의 속성이 있습니다. 

우선 재화는 두 가지의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애컬로프 교수의 논문은 중고차 시장의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한 논문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역선택’에 대한 것이었지요. 
오늘은 두 가지 속성 중의 하나인 ‘역선택’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른 문제와 해결책은 다음 주 뉴스레터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중고차 시장에 두 종류의 차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레몬’이라는 중고차는 품질이 나쁘고, ‘복숭아’라는 중고차는 품질이 좋습니다. 구매자는 최소 1500만 원에서 4000만 원까지 지불용의가 있습니다. 판매자는 레몬 중고차를 2000만 원에 복숭아 중고차는 5000만 원에 팔려고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만약 시장에 나온 중고차 중에서 레몬과 복숭아가 반반씩이라면, 거래되는 중고차가 레몬인지 복숭아인지 모르는 상태라면 어떨까요? 
보통 구매자는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가와 최저가 사이의 평균가를 기준으로 잡을 것입니다.(대략 25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 
만약 자신이 팔려는 차가 복숭아라는 것을 아는 판매자는 판매 가격이 5000만 원이니 구매자의 평균가로는 가격에 거래할 의사가 없을 겁니다. 
따라서 이 가격에는 복숭아 차량은 철수하고 당연히 레몬들만 실제 시장에 나오겠죠. 구매자들은 복숭아 중고차를 사기 위해 나오지만 실제로는 레몬 중고차를 선택하는 ‘역선택’이 생깁니다.

조지 애컬로프 교수는 해당 논문을 발표했지만, 너무 사소하다는 이유로 학술지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한 편집자는 `당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제학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당 논문이 발표되고 난 뒤에 정보 비대칭성, 정보 경제학에 대한 논문이 많이 나왔습니다. 애컬로프 교수는 해당 논문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때 공동 수상자로 마이클 스펜서,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선정됐습니다. 스펜서와 스티글리츠는 정보의 불균형 해소 방안을 제시하는 논문으로 받은 것이죠.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은 문제 제기와 해법이 동시에 수상한 셈입니다. 
다른 사례로는 보험시장과 노동시장이 있습니다. 

이 두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은 본인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입니다. 
보험시장도 중고차 시장과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의 건강은 본인이 가장 잘 압니다. 보험 가입으로 혜택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고(레몬) 보험사는 잠재 고객의 건강상태를 알지 못하므로(정보의 비대칭) 보험료를 높게 책정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정작 보험사가 환영하는 건강한 신규 고객(보험금을 청구할 일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 - 복숭아)들은 보험 가입을 피하게 되어 보험사로서는 비용이 올라가는 문제가 생기죠. 

노동시장도 그렇습니다. 본인의 능력은 본인이 가장 잘 알죠. 본인의 능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기를 원합니다. 기업은 노동자들의 능력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임금을 낮게 책정하면 능력 있는 노동자들은 다른 기업으로 떠날 겁니다. 그래서 기업입장에서는 유능한 노동자를 잡기 위해 시장의 평균 연봉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능한 노동자를 잡을 수 있을까요?
이처럼 역선택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시장 실패의 사례로 거론되는 것입니다.  
[참고] 중고차 시장을 왜 레몬 시장이라 할까요? 

일반적으로 레몬은 밝은 색·모양과는 달리 맛이 쓰다는 점에서 비롯되어, 미국인들이 중고차 시장을 레몬마켓이라 하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반대의 의미로 맛있는 복숭아를 뜻하는 고품질의 시장은 피치마켓이라고 하죠. 다른 얘기는 풍뎅이 모양의 자동차인 폴크스바겐(Volkswagen)의 비틀(Beetle) 차량 가운데 유독 1965년에 생산된 레몬 색깔 차량에서 잦은 고장이 발생해 중고차시장으로 많이 유입되었는데, 이때부터 미국인들에게 레몬은 결함 있는 중고차를 지칭하는 은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여담. 조지 애컬로프 교수는 미국 재무장관이자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재닛 옐런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둘은 1977년 붐비는 연준 구내식당에서 처음 만났고 6개월 만에 결혼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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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사례에서 갑의 선택과 A국 중고차 시장 변화에 대한 추론이 옳은 것은? (단 제시된 상황 외의 조건은 일정하다.) 
  • A국에 거주하는 갑은 최근 중고차를 사려고 한다. A국의 중고차 시장에는 2000만 원 가치의 좋은 차 100대와 1000만원 가치의 나쁜 차 100대가 있다. A국의 중고차 구매자는 어떤 차가 좋은 차인지 구별해 낼 수 없고, 좋은 차와 나쁜 차가 반반씩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 
① 갑은 15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 
② A국 중고차 시장과 같은 상황은 도덕적 해이의 경우다. 
③ 중고차 판매자는 1500만원 이하에는 판매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④ 시간이 지나면 A국 구매자들은 좋은 차와 나쁜 차를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⑤ 시간이 지나면 A국 중고차 시장의 가격은 1500만원 수준으로 일정해질 것이다.
[해설] 제시문의 상황은 레몬 시장이다. 
판매자는 중고차의 성능을 알고 있지만 구매자는 어떤 중고차가 좋은 차인지 구별해 낼 수 없는 역선택의 정보 비대칭적인 상황이다.
구매자의 예상 기대치는 (1/2×2000만원)+(1/2×1000만원)=1500만원이므로 구매자는 15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판매자는 좋은 차를 팔지 않으므로 결국 시장에는 나쁜 차(레몬)만 존재하게 된다. 시간이 경과하면 사람들은 중고차 시장에는 나쁜 차만 나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중고차 시장의 자동차 가격은 10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가게 된다. 정답 ①

4월 테샛에서 꼭 외워야 할 경제 용어를 알려드려요~!😍 
  • 베이시스(Basis)=선물가격(futures price)과 현물가격(spot price)의 차이를 말한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므로 베이시스는 양(+)의 값을 가진다. 
  •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인수 대상 기업의 경영진이 인수로 인해 임기 전에 사임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거액의 퇴직금, 저가에 의한 주식 매입권(스톡옵션), 일정기간 동안의 보수와 보너스 등을 받을 권리를 사전에 고용계약에 기재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기업의 인수 비용을 높여 기업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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