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가봐야 할 제주4·3 유적지

2020년 10월 ㅣ 제주항

가족을 떠나보낸 아픔의 현장, '제주항'을 가다
🍁 코로나19로 혼란스럽고 답답한 일상을 보내다 보니 2020년도 벌써 10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초록빛으로 채색되었던 제주의 산과 오름은 조금씩 울긋불긋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 계속되니 제주항에서 본 한라산의 모습도 구름 한 점 티 없이 웅장해 보입니다. 

🚢 이번에 소개할 곳은 제주항입니다. 제주항은 4·3 당시는 물론이고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때에도 제주의 관문이었지요. 이곳은 1949년을 전후로 열린 군법회의를 받은 주민들이 육지부 형무소로 끌려간 곳입니다. 초토화 작전을 피해 산에 올라 겨우내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입산자들이 1949년 봄, 대거 귀순하자 군경은 이들을 제주항 바로 앞에 있는 주정공장 수용소에 수감했습니다. 수감된 주민들은 이곳에서 상주하던 경찰 특별수사대에게 취조를 받고 육지부 형무소로 이송됐습니다. 

또한 한국전쟁 발발(1950년 6월 25일) 이후에는 ‘예비검속’으로 많은 제주도민들이 해군 경비정과 어선에 태워져 제주항 앞바다에 수장되기도 했습니다. 주정공장에 갇혔던 예비검속 수감자들이 1950년 7월 16일(음 6월 2일)과 8월 4일(음 6월 21일) 알몸차림으로 배에 실려 나가 수장되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앞서 1948년 10월 말부터 11월 초순 사이에는 제주 출신 9연대 군인 100여 명이 군사재판도 거치지 않고 처형돼 그 중 일부가 이곳 제주항 앞바다에 수장되기도 했습니다. 인민유격대와 내통하는 ‘적색분자’라는 이유로 9연대 헌병대와 정보과의 주도로 ‘숙군’이 진행된 것입니다. 

제주항 앞바다에 수장된 시신은 제주4·3과 한국전쟁 시기에 일본 대마도(쓰시마)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손목은 철사로, 발목은 끈으로 묶인 시신도 발견됐습니다. 대마도 주민 故 에토 히카루(2007년 81세 나이로 사망)씨 등 친구 5명은 제주4·3 당시 해류를 따라 해안으로 수백 구의 시신이 흘러오자 시신을 거둬 인근 해안에서 화장하거나 매장해줬다고 힙니다. 

현재 대마도 서쪽 오우미 마을에는 ‘대마도해협 조난자 추도비’, 북서쪽 사고만에는 에토 유키하루씨가 세운 ‘공양탑’ 등이 세워져 있습니다. 2014년부터는 일본 오사카 등지에 사는 일본인들이 대마도에서 4·3 수장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를 열고 있습니다. 

한편, 2014년 7월 해군은 제주항 앞에 ‘부대주둔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제주4·3과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11일 건입동 984번지에 해군 제주기지사령부가 창설됐습니다. 하지만 해군은 제주에 본격적으로 주둔하기 이전부터 4·3 진압의 명목으로 제주에 드나들었습니다. 

<대한민국 해군창군사>(2016)는 “제주4·3사건이 발생한 이후 함정 3~4척을 제주 근해에 배치하여 육군과 합동작전을 펼치고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기술하고 있기도 합니다.(제4장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해군출범) 현재 제주항에는 주정공장 옛터 안내판과 해군 부대주둔기념비만 있을 뿐 4·3 당시 기록은 없습니다. 당시 제주도민들이 배에 태워진 곳은 현재 확장된 여객터미널 부지 너머인 건입동 1448 인근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 출처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2003  
  『4·3은 말한다』 제4권, 제민일보 4·3취재반, 1997  
  『제주4·3 유적』Ⅰ(개정증보판), 제주도·제주4·3연구소, 2018 

🚌 찾아가는 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건입동 1448
    제주버스터미널 정류장 버스(315) 탑승 - 연안여객터미널 하차
    서귀포버스터미널 정류장 버스(182) 탑승 - 제주여중 하차 후 버스(426) 탑승 - 연안여객터미널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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