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8월 24일부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약 460톤의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한 뒤 해저터널을 통해 바다로 내보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17일간 총 7,800톤을 먼저 내보낼 예정입니다. 1차 방류를 마치면 설비를 점검한 뒤 같은 방식으로 7,800톤씩 세 차례에 걸쳐 내년 3월까지 총 3만 1,200톤을 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내년 3월까지 방류하는 오염수의 양은 전체 오염수의 2.3%이며, 오염수를 모두 방류하는데 최소 3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사실은 오염수의 양은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7월 4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 보고서를 신뢰한다며 사실상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를 지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입장임이 드러났음에도 일본이 IAEA 방침에 따라 핵 오염수를 방류한다면 큰 문제가 없으며 정부와 과학을 믿어달라는 담화를 발표해 핵오염수 방류를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태평양 도서국가들은 여전히 강경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핵오염수 해양 방류는 시작되었는데, 정말 안전한 것일까요? 정말 괜찮은 것일까요?
먼저 일본정부와 IAEA가 발표한 정보의 투명성과 정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환경 모니터링 단체 세이프캐스트(Safecast)의 수석 연구원 애즈비 브라운(Azby Brown)은 8월 22일 뉴욕타임즈 기고문에서 다음과 같이 비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게 된 지금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명하지 않았고 자국과 해외의 이해관계자들을 포용하지도 않아 앞으로 수십 년간 지속될 불신과 논쟁의 씨앗을 심었다.” IAEA가 최종보고서도 모두 일본의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핵오염수 해양방류가 마치 유일한 해결책처럼 말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처리시설로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가 인간과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양투기가 아닌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설계에도 참여한 고토 마시시 공학박사는 해양 투기의 대안으로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로, 오염수 탱크보다 더 큰 석유 탱크로 옮긴 후 100년을 보관해 삼중수소의 세기를 1,000배 줄이는 방안이 있습니다. 그리고 물 대신 오염수에 시멘트를 부어 저장하는'고체화' 방안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가장 저렴한 방식인 해양투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더욱 우려가되는 것은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가 국제적으로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점입니다. 현재 아시아에서만 140기 이상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자국민과 국제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한 일본의 사례는 앞으로 핵오염수를 방류해도 괜찮다는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합니다.
한국 정부는 핵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괴담이라며 일축합니다. 하지만 투명성도 정확성도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 과학적 근거를 맹신하고, 더 나은 대안이 있음에도 자본의 논리인 가장 값싼 방식을 선택하며, 국제 사회에 나쁜 선례까지 남기는 일본의 핵오염수 투기가 바로 괴담같은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투쟁들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자가 있는 곳에서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투쟁에 함께 힘을 모아 하루라도 더 빨리 해양 투기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