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 호
(통권 53호) 2022. 2. 17
🤘 열린 세미나 🤘

포퓰리즘 정치의 핵심은 무엇인가

'포퓰리즘 정치의 핵심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한번 더 토론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포퓰리즘 현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사고해 보기 위해 김내훈의 『급진의 20대』를 읽고 관련 논의를 이어갑니다. 이 책은 라클라우 무페나 포데모스/시리자에 영감을 받아 포퓰리즘 현상을 신자유주의, 주목경제, 4차 산업혁명 등 거시적인 맥락 속에서 고찰하고, 한국 20대의 현상태를 그 맥락 속에서 살피면서  좌파 포퓰리즘을 적극적 정치방향으로 고려하자는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대남'이라는 특이한 현상에 대해 분석한 책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 이 현상이 단지 한국적인 것인지 혹은  세계적인  흐름인지도 함께 고찰해 보고자 합니다. 더불어 최근 이슈가 되었던 경향신문 칼럼, "모든 판사는 야해요"와 이 칼럼에 대한 반론 기고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토론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일정: 2월 24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 장소: 카카오톡 <열린 세미나> 오픈채팅방


👉 참고 자료 👈

 📙 『급진의 20대』K포퓰리즘, 가장 위태로운 세대의_김내훈 지음_서해문집_2022.01.28
[경향신문] 탈진실의 시대 우상의 몰락(이진경 교수의 칼럼 ‘모든 판사는 야해요’에 대한 반론 기고)
👇  지난 세미나 갈무리  👇 


포퓰리즘 정치의 핵심은 무엇인가
2월 10일() 저녁 730
   
<소주제>

1 포퓰리즘이 왜 지금 유행하고 있는가?

2 누가 포퓰리즘을 부정적인 것으로만 묘사하는가?

3 포퓰리즘에 담겨 있는 합리적 핵심은 없는가?

1 포퓰리즘이 왜 지금 유행하고 있는가?
ㅂ) 전 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이 대두하게 된 배경을 세계금융위기로 이야기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ㄱ) 포퓰리즘과 코로나 사망자의 관계를 다룬 한겨레 기사에서는 포퓰리즘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한겨레] “‘포퓰리즘 국가’, 코로나 사망자 2배 많아”…그 이유는?

연구팀은 포퓰리즘을 “사회가 동질적인 두 개의 집단 곧 ‘순수한 국민’과 ‘부패한 지배층’으로 나뉘고, 이들이 서로 적대적이며, 정치는 국민들의 일반적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념으로 규정했다.


이 글은 포퓰리즘에 대해 최소 정의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속성을 정리한 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그 역사적 변화를 추적했다. 최소 정의에 따라 포퓰리즘은 ‘사회를 인민과 엘리트라는 두 진영의 적대 구도로 파악하며 정치는 인민의 의사를 가능한 한 직접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념’이라고 정의했다. 포퓰리즘의 유형은 역사적 변화에 따라 우선 고전 포퓰리즘과 현대 포퓰리즘으로 분류한 다음, 현대 포퓰리즘을 구포퓰리즘, 신포퓰리즘, 포스트포퓰리즘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이 네 유형을 다른 이데올로기와 어떻게 결합하는가에 따라 네 가지 축[좌-우, 극단-단순-온건, 인민직접정치-중첩-엘리트대의정치, 집단주의-개인주의]으로 다시 세분해 17가지의 포퓰리즘이 가능함을 제시하고, 인민의 범주와 성격, 대립 구도의 구체적 성격(정치 경제적 세계관), 민주주의에 대한 입장(정치적 태도)에 따라 설명했다.


ㅈ) 포퓰리즘이라는 이름이 좌 우의 스펙트럼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불리는 이유가 있을까요?
[위키백과] 우익 포퓰리즘 


ㅂ) 위에 올려주신 자료들에서 "순수한 국민 vs 부패한 지배층", "인민 vs 엘리트" 같은 대립구도가 공통적으로 발견됩니다.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 vs 소수의 지배층 혹은 엘리트"의 구도인데요, 좌익 포퓰리즘이냐 우익 포퓰리즘이냐에 따라 각각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ㅈ) 현재 포퓰리즘이 유행하는 이유는 정부의 수장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ㅂ) 한국에서 포퓰리즘이라는 용어가 활발하게 사용된 시점은 2010년 무상급식 논쟁 이후인데요, 이후 선거철이 되면 단골 소재로 포퓰리즘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ㄱ) [매일경제] 포퓰리즘이란 괴물…키운 곳도 정치, 막을 곳도 정치

언제 어디서나 삶의 불안과 만나지만 그 불안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두려움이 유동하는 공포의 중핵을 이뤘다. 이 두려움 및 공포는 문제 해결에 무기력한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과 거부를 낳았고, 바로 이 실망과 거부의 공간에서 포퓰리즘은 자연스럽게 배양됐다.

이러한 한국적 포퓰리즘 개념은 서구의 포퓰리즘 개념과는 적잖은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서구에서 포퓰리즘이 기성 정치를 대체하려는 정치 운동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포퓰리즘은 진보 성향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한 비판 담론이다. 서구의 포퓰리즘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이들이 극우 세력인 반면 한국적 포퓰리즘을 주도적으로 비판한 이들은 보수 세력이라는 사실 또한 흥미로운 현상이다.


ㅂ) 이번에 공통자료들을 보면서 포퓰리즘과 반지성주의(탈진실 시대)도 연관성이 있다고 느꼈는데요, 인용해 주신 글에서 "불안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진실은 결코 알 수 없다"라는 것과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포퓰리즘'이 서구(특히 미국)에서는 정치적 헤게모니 장악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한국에서는 진보정치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양쪽 다 똑같이 우익의 수단(사용법은 다른지만)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면에서는 같네요.


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할 때 무엇을 비판하고 있는 것일까요? 어떤 점이 왜 문제라고 하는 것일까요?


ㅂ) 한국에서 보수세력이 포퓰리즘을 비판할 때 가장 먼저 드는 이유는 "재정 낭비"인 것 같습니다.

무상 급식 논쟁 때 그것을 포퓰리즘이라 비판하며 '공짜 점심'이라 비난했었지요.

2 누가 포퓰리즘을 부정적인 것으로만 묘사하는가?
ㅂ) 한국의 보수 정치, 언론이 대표적으로 포퓰리즘을 부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ㄱ) 관련 내용이 『절대민주주의』(조정환 지음) 205쪽에 있습니다.

긴축은 상위 1%의 탐욕 충족을 위해 99%에게 공포를 조성하며 긴장을 요구한다. 이것은 더 강도 높은 수탈을 위한 정동적 전략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긴축론자들은 위기의 원인을, ‘방만한 재정운영’이나 사회복지지출을 대책 없이 증가시킨 ‘포퓰리즘 정책’에서 찾는다.


ㅂ) 포퓰리즘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감정을 자극한다'라는 것이었는데요, '정동적 전략'이라는 표현도 유사한 의미로 읽힙니다.


ㄱ) 그런데 심상정 대선후보도 포퓰리즘을 비판의 언어로 사용합니다.

[NewDaily] "이재명, 얄팍한 포퓰리즘… 2030 남녀 갈라치기" 심상정 또 비판

이재명 후보가 포퓰리스트라는 데는 "보수", "진보" 입장이 같은 것 아닐까요? 서로 사용하는 의미가 다를까요?


ㅂ) 기사만 보았을 때에는 '얄팍한'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이재명이 포퓰리즘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국민 대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눈치를 보고 이리저리 영합한다고 비판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 심상정의 논조는 보수세력의 논조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ㄱ) [문화일보] 대선후보 ‘포퓰리즘의 역습’… 평택·안성 집값 수천만원 뛰어

이 기사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공약으로 집값 상승이 유발된 것을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말합니다. 

[한겨레] 이재명 강원도서 “보수의 안보 포퓰리즘은 병적 수준”

이 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도 보수의 포퓰리즘을 비판합니다. 서로서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것 같습니다.


ㅅ) 이러한 공약들이 선거에서 득표로 이어지는 과정은.. 공공의 재산(?), 부를 후보자 혹은 개인이 사적으로 전유하는 행위로 보이기도 합니다.


ㅎ) 포퓰리즘에 대해서 부정하건 긍정하건 "민중"people이 어간을 구성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ㄱ) 네. 위키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있습니다.

포퓰리즘은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유래된 말로, 이는 '인민', '민중', '대중'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포퓰리즘은 '대중주의', '민중주의' 정도로 직역할 수 있는 말이다.

[위키백과] 포퓰리즘


ㅎ) 민중의 이해관계나 요구를 수용한다고 보는가 영합한다고 보는가에 따라 긍정과 부정의 태도로 나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민중의 요구나 이해관계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는 별도로 살펴야 할 문제이겠지요. 이미 앞에서 보수가 진보를 비판하는 담론으로 "포퓰리즘"이라는 말이 사용된다고 했는데 조선일보가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습니다.


ㄱ) 포퓰리즘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조선일보 같은 사례일까요?)이 제기하는 "당신은 포퓰리스트입니다!"라는 비판은 "당신은 민중의 이해관계를 수용한다"는 내용의 비판인지 질문드립니다.


ㅎ) 전후 복지국가 시대 30년을 거친 서구에 비해 한국 민중은 동일한 시기에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겪었기 때문에 복지가 취약했고 김대중 정부 이후 민주당 정부 하에서 조금씩 복지가 도입되어 왔는데 조선일보는 이것을 포퓰리즘 과정으로 비판합니다. 여러 다른 가닥들이 포함되어 있어 단순하지는 않지만 일단 민중의 요구를 "위로부터" 들어주려는 노력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ㄱ) 그러면 예를 들어서 심상정 후보는 "두터운" 포퓰리즘은 지지하는 입장일까요? 궁금해서 심상정 후보가 포퓰리즘을 말한 사례를 찾아봤습니다.

[MBC] 심상정 "안보 포퓰리즘" 비판‥윤석열 "전쟁 억제 위한 것" 충돌

지난 티브이 토론에서 윤석열 후보의 호전적 안보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

[중앙일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확정 “극우 포퓰리즘, 가짜 진보 끝내야”

대선후보 선출 후 국민의힘을 "파시즘 길목을 어슬렁거리는 극우 포퓰리즘"이라고 비판

[여성신문] 심상정 “이재명 정치개혁은 포퓰리즘…성평등 내각 원칙 세워야

이재명 후보의 정치개혁이 여의도 기득권 척결이라는 포퓰리즘적 형태라고 비판

“민주당이 배출한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께서는 지역주의 극복과 대표성 확대 같은 방식으로 정치개혁을 다뤘지 한 번도 여의도 정치 척결 같은 포퓰리즘에 기댄 적이 없다는 점을 이 후보께서 기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세 번째 기사에서 심상정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을 보면 포퓰리즘 자체에 비판적인 것 같기는 합니다.


ㅎ) 자본의 입장에서 나오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은 노동과 민중에 반대하는 정치적 공세라고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동의 입장에서 나오는 포퓰리즘 비판도 있는데, 레닌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전위당의 지도를 통해서만 노동계급이 해방될 수 있다는 전위주의 입장에서 인민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흐름을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의당 같은 경우는 레닌주의와는 색깔이 상당히 달라졌지만 이런 용법의 포퓰리즘 사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ㄱ) 말씀해주신 내용을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 자본의 포퓰리즘 비판 : 노동과 민중에 반대하는 정치적 공세 (조선일보)

- 노동의 포퓰리즘 비판 : 전위주의 입장에서 인민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흐름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 (레닌, 정의당)


ㅊ) 포퓰리즘이 소수자, 약자의 관점을 가졌나? 다수자, 강자의 관점을 가졌나? 하는 것도 포퓰리즘을 구분하는 지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 정의당의 비판은 민주주의와 포퓰리즘 사이의 긴장에 주목하고 민주주의 입장에서 포퓰리즘을 비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포퓰리즘이라 불리는 정치 흐름은 한국의 경우 21세기 촛불항쟁에 대한 위로부터의 정치적 대응과 해석 속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정당정치 세력도 포퓰리즘을 적극 긍정하는 방식으로는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서구의 경우 포데모스 같은 사회운동이나 라클라우 같은 정치철학자가 좌파 포퓰리즘이라는 이름으로 포퓰리즘을 긍정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촛불을 자유민주주의적 신자유주의(우파 신자유주의)나 사회민주주의적 신자유주의(사회적 신자유주의) 스펙트럼으로 전유하고 있는데, 조선일보는 이것을 포퓰리즘으로 비판함으로써 자본의 입장을 옹호합니다.


ㄱ) 김호기 교수의 위 매일경제 칼럼(포퓰리즘이란 괴물…키운 곳도 정치, 막을 곳도 정치)에도 포데모스가 나옵니다.

이념 구도를 망라해 포퓰리즘이 존재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현상이 우파 버전이라면, 포데모스는 좌파 버전이다. '포퓰리즘의 세계화'를 발표한 저널리스트 존 주디스에 따르면, 우파 포퓰리즘과 좌파 포퓰리즘은 앞서 말한 엘리트 대 국민의 적대를 정치의 핵심으로 하는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우파 포퓰리즘은 이러한 적대에 국민 안에서 '내집단 대 외집단'의 적대를 더한다. 여기서 외집단이란 이민자, 이슬람교도, 아프리카계 미국인 과격파 등을 지칭한다.


ㅎ) 포데모스는 2011년 다중항쟁(한국의 촛불항쟁에 이은)의 정치세력화였지요. 2011년 항쟁의 효과로서 시리자(급진좌파연합)*는 그리스에서 포데모스*는 스페인에서 득세했습니다. 이들이 좌파 포퓰리즘의 가능성을 시험했습니다.

[위키백과] 급진좌파연합

[위키백과] 포데모스


ㄱ) 민주주의 입장에서의 포퓰리즘 비판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ㅎ) 민주주의는 demos의 지배로서 포퓰리즘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지만 다중민주주의론을 제외하면 "재현/대의"의 문제를 핵심으로 삼습니다. 좌파 포퓰리즘은 재현보다는 표현에 더 가깝지요. 포퓰리즘은 인민이 표현하는 것을 지도자가 수용해서 실행하는 것이지 인민의 총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포퓰리즘은 대의적 정당정치에 위협적입니다.

3 포퓰리즘에 담겨 있는 합리적 핵심은 없는가?
ㅂ) 좌파 포퓰리즘, 재현보다는 표현으로서의 포퓰리즘에서 포퓰리즘에 담긴 합리적 핵심을 찾아볼 수 있을까요?

ㅎ) 포퓰리즘은 정치적 시선을 아래로 돌리도록 만드는 점에서 긍정적인데 포퓰리즘의 민중은 다중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민중도 표현하지만 지도자를 "통해서" 표현합니다.

민중은 자신을 이끌 지도자를 갈망합니다. 그리고 지도자는 민중을 자신의 정치적 지배의 수단으로 삼습니다. 민중은 지도자를 매개로 통일됩니다. 민중의 연합은 이런 의미에서 횡적이지 않고 수직적입니다.

촛불항쟁의 포퓰리즘적 전유는 촛불이 가졌던 지도자 없는 자기조직화라는 핵심을 삭제하는 과정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그 포퓰리즘적 전유가 자본의 관점과 결탁될 때 위험성은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그 예시라고 할 수 있겠고 한국에서는 2022년의 홍준표가 청년집단에 대해 그런 역할을 떠맡았으며 윤석열도 어느 정도는 이런 우파포퓰리즘의 요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ㅂ) 포퓰리즘은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그 안에 "소수 vs 다수"라는 구도를 품고 있기 때문에 대의 정치라는 형식을 완전히 벗어나서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소수가 부패한 지배집단이 아니라 아무리 합리적이고 전위적인 리더라 할지라도요.


ㄱ) 좌익 포퓰리즘의 강점을 참고해야 한다는 이철우 교수의 칼럼입니다.

포퓰리즘은 나쁘기만 한 것인가? 그리고 위의 모습만을 가졌는가? 좌익 정치학자 샹탈 무페는 포퓰리즘이 탈정치를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급진화하는 잠재력을 가졌음을 주장한다. 그는 민족 감정을 자극하여 제노포비아를 조성하고 난민과 이주민 등 소수자를 적대시하는 우익 포퓰리즘을 배격하면서 다양한 배경과 요구를 가진 집단들을 연합하여 인민을 재구성하는 좌익 포퓰리즘을 제창한다.

'주류' 정치를 주도해 온 집권당에 포퓰리즘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사이버시대의 정치에 포퓰리즘이 불가피하다면 좌익 포퓰리즘의 강점을 참고하라는 것이다. ... 부유세와 같은 좌익의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소외계층의 공감을 얻어 극우의 공간을 제거하는 한편 코로나로 인해 오도 가도 못하는 미등록이주자와 난민을 포용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공론화해 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도모하는 그런 포퓰리즘이 낫지 않냐는 것이다.


ㅎ) 이재명의 경우 기본소득,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피해자 영세상인에 대한 충분한 보상 등 좌파 포퓰리즘의 요소를 다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ㅂ) "포퓰리즘적 전유가 자본의 관점과 결탁"하며 위험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포퓰리즘의 합리적 핵심을 끌어내는 일이 필요하다 생각되는데요, 대의 민주주의 정치체 내에서의 좌파 포퓰리즘을 다중 섭정의 모델(?)로 이해할 수도 있을까요?


ㅎ) 다중민주주의는 포퓰리즘과 "아래로부터의 관점"을 공유하지만, 특이성의 자율적 공통화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정체성적인 "우리"를 강조하는 포퓰리즘과 구별됩니다. 특이한 다중들의 정동적 공통화와 자기조직화(섭동)에 기초한 대의체계에 대한 섭정은 지도자를 중심으로 하는 감정적 통일체unity로서의 인민의 운동인 포퓰리즘과 구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ㅂ) 네. 난민을 배척하는 우파 포퓰리즘과 달리 좌파 포퓰리즘은 난민에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긴 하지만, 이러한 태도도 "우리"의 입장에서 베푸는 관용이므로 정체성적인 감정적 통일체에 머무는 것이고, 따라서 기존의 '국민/난민'의 구별을 넘어 새로운 정치적 상상을 시작하는 정동적 공통화로 나아가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 포데모스 같은 좌파포퓰리즘 정치는 결국 다중의 항쟁을 정치적으로 수렴(포섭)한 정당정치로 귀결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좌파 포퓰리즘의 핵심에는 다중의 절대민주주의를 활성화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중의 절대민주주의적 섭정은 포퓰리즘적 운동과 대립하기보다 그것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면서 아래로부터의 자기조직화와 공통화의 심화를 통해 포퓰리즘의 한계와 편향성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ㅂ) 다중민주주의는 우파 포퓰리즘의 치명적인 위험을 막기 위해 좌파 포퓰리즘과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하지만, 결코 '포퓰리즘'의 자장안에 갇히지는 않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난민을 관용함과 동시에 국민과 난민의 자리를 넘어서 공통화로 나아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ㅎ) 심지어 때로는 우파 포퓰리즘 운동 속에도 다중의 민주주의적 계기들이 숨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이대남 현상은 우파 포퓰리즘의 계기를 구성하는데 이들은 국민의힘과 신보수주의를 지지한다기보다 좀더 적극적인 변화를 "정권교체"를 통해 실현하려는 (모순되고 비현실적인) 열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진적 변화의 열망이 일그러진 초상으로 표현되고 있다고나 할까요? 그 일그러진 초상 속에 깃들어 있는 급진적 변화의 열망이 어떻게 발굴되고 표현될 것인가가 숙제라고 할 것입니다.


ㅂ) '일그러진 초상'은 굉장히 위험한 결과를 초하므로 거기에 "민주주의적 계기들이 숨어 있다"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숨어 있다'에 강조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 현재 불만, 불안, 체념, 분노, 혐오 등으로 표현되는 것 속에 들어 있는 합리적 핵심이 긍정적 방식으로 표현되려면 다중의 열망을 일그러뜨리는 기업체제, 언론체제, 기술체제, 정치체제, 사법체제 등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중의 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SNS들과 유튜브도 조회수, 공유수, 좋아요, 구독, 알림설정의 메커니즘 속에서 돈벌이에 예속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기가 쉽지 않지만 말입니다.


ㅂ) 대의 정치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이 우파 포퓰리즘에 저항하는 것을 넘어 좌파 포퓰리즘 까지 반대하면서 우파와 좌파의 경계가 모호해져 버리고, 이러한 상황이 다중의 절대민주주의를 활성화하는 힘을 양생 할 자리(공통장)마저 좁아져버리게 하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ㄱ) 최근 아래로부터의 조직화 움직임이 여러 분야에서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1~2월 꾸준히 온오프라인 캠페인 중인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전국행동도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재정연대]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대국회 집중행동 💪 <가자, 평등의 나라로!>


ㅎ) 대선 후보들의 정책에 포퓰리즘적 요소들이 늘어나고 포퓰리즘에 대한 보수언론의 비난이 늘어나며, 세계적으로는 우파가 포퓰리즘으로 집권하고 좌파조차 포퓰리즘적 계기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행하는 이 시간을 "다중의 정치적 잠재력"이 위로부터 정치에 투영되는 국내외적 양상으로 파악하면서 그 잠재력을 "아래로부터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끌어내어 절대민주주의의 동력으로 삼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진실연대자가 연대하는 연대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 행동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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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연대자가 추천하는 강연회

『The Fearless BENJAMIN LAY』 
출간 기념 마커스 레디커 강연회

2월 19일 토 오전 11시!


🙌 
공통진실 찾기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도둑이야!』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이 책은 “국가도 아니고 시장도 아닌” 공통장의 역사는 인류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미래의 “공통장”을 만들어가기 위해 그 역사에서 배울 것이 아주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공통장의 역사를 통해 공통진실을 찾아가는 시간, 매월 2, 4주 토요일 저녁 7시 30분 실연대자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도둑이야!』

 세 번째 후기  
🦆 🐓 🦉

by 박서연


"사용할수록 더욱 풍부해지는 공통장"

 


라인보우는 책 『도둑이야!』에서 기계와 인클로저를 함께 호명하며 기계와 인클로저가 코뮤니즘과 공통장의 혼합에 대항하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기계는 공통성에 해를 끼친다고 (114쪽) 서술한다.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을 중요한 투쟁으로 그려내는 라인보우의 기계에 대한 적대감을 현재 지금에 대입해본다면 어떨까?

 

지금도 기계, 과학기술은 누군가의 일자리를 잃게 하고, 과학기술의 작동에서 내뿜는 다양한 오염물질은 지금의 생명을 파괴하기도 한다. 특히 발전된 기술과 과학으로 보편화된 산전검사는 태어날 생명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태아의 장애가 확인되면 장애인의 삶에 대한 고민 대신 임신 중지를 선택하게 하는 시스템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기술과 과학은 장애인의 삶을 중단시키기도 했으나 오히려 줄기세포치료 등 생명 연장술을 구매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삶을 더 영위할 수 있는 동아줄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과학과 기술은 구매력 있는 사람,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였고 삶의 목숨줄을 쥐고 흔들었다.

 

하지만 기계, 과학기술, 디지털은 공통장을 형성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기계와 디지털을 통한 접속은 더욱 중요해졌는데, 특히 전자기기를 통한 SNS는 최근의 혁명 과정에서 (우산혁명 등) 서로를 연결하는 중요한 망이기도 했다. 이때 기계와 디지털은 단순한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소식을 알리고, 여기 있음을 드러내는 중요한 방법이었다. 또한 기계는 현재의 시공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더 먼 거리와 시간을 잇기도 한다. 카메라라는 기계로 찍어낸 다큐멘터리 <사마에게>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 알레포를 담아낸다.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카메라는 멀리 떨어진 한국에 있는 이들에게 시리아 내전의 상황을 알렸고, 극장 밖에서 목소리를 내는 데 힘을 주었다. 라인보우는 공통장을 설명할 때 노예, 억압받는 노동자들을 중요하게 그려내며 이들의 저항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는데, 이때 기계와 기술은 착취와 억압의 도구가 아니라 억압받는 자들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맑스는 『정치경제학 비판요강2』에서 기계에 관해서 설명할 때 기계는 "스스로가 기계에서 작용하는 역학 법칙들로 자기 자신의 혼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지속적인 자기 운동을 위해서, 노동자가 식량을 소비하듯이 석탄, 기름 등(도구재료)을 소비하는 명인"(370쪽)이라고 서술한다. 실제로 기계를 다루는 노동자들은 기계를 단순히 노동의 도구가 아니라 동반자로 바라보기도 한다. 매일 기계의 관절들 사이사이를 기름칠하고, 파업 후 돌아온 일터에서 자신이 쓰던 연장들을 부둥켜안는 모습은 긴밀한 유대관계를 보여준다.

 

라인보우는 『도둑이야!』 119쪽에서 "공통장은 그것과 인간이 맺는 관계를 배제하는 천연자원이 아니다. 언어 자체와 마찬가지로 공통장도 사용할수록 더욱 풍부해진다."라고 설명한다. 사용할수록 풍부해지는 언어의 자리에 기계와 기술을 대입해보면 어떨까? 이때 중요한 부분은 사용할수록 풍부해진다는 마법이다. 사용할수록 풍부해지는 기계와 과학기술은 단순한, 하나의 목적에 종속된 수단도 아니고, 이미 주어져 있는 자원도 아니다. 언어는 매일 사용하며 변화되고 접속하며 확장되기 때문에 사용할수록 풍부해질 수 있다. 이처럼 기계와 기술이 사용할수록 풍부해지기 위해선 기계와 과학기술을 누군가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접속하고, 접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때의 장소는 공통장이다. 그렇다면 기술과 과학은 더 이상 목숨줄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형성되는 저항의 무기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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