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호 미리보기
#작은도시이야기 소식
#미술관이 된 도시 ep01
#아트룸 블루 이야기
#새벽 구름 파랑
#날개를 잃어버린 새는
#장안 누룩 09

안녕하세요!👋

청두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산 위에 핀 노란 개나리와 연녹빛의 새순이 싱그럽습니다. 숲길을 걷다 보면 푸석 푸석했던 땅이 보송 보송해진 것을 느낍니다. 괜히 밝아지고 좋은 일들이 찾아올 것 같습니다. 시인들의 일상에 봄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갔을지 궁금합니다.


작업실 마당에 심었던 튤립 이야기로 이번 호를 열어보려 합니다. 지난겨울, 애정하는 지인이 작업실에 찾아와 튤립 구근 세 망을 주고 간 적이 있습니다. 내년 봄에 마당에 심으라며 받은 선물을 품에 안고있으니 벌써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그러곤 통풍에 문제가 없는 벽에 야무지게 걸어 놓았습니다.


무심하게 망을 지나치던 어느 날 구근에서 싹이 나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괜히 귀한 튤립이 죽을까 봐 걱정스럽게 선물해 준 지인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는 나의 불안과 무관하게 굉장히 담담했습니다. 별일 아니고 환경이 생장에 좋지 않는다면 자연히 발아를 멈출 것이라며 밖에 심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얼어 죽지 않도록 깊이 심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둘러 밖으로 가지고 나가 언 땅을 파내고 구근을 심었습니다. 옆에 있던 저희 댕댕이 친구는 애써 심어 놓은 구근을 자꾸 다시 파서 제게 가져다주더군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여차 저차 해서 무사히 모두 심는 것을 마치고 두껍게 우드칩까지 깔았습니다. 과연 정말 튤립이 살까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몇달이 지난 어제 땅을 뚫고 튤립 순이 빼꼼히 모습을 드러낸것을 발견했습니다.


망 안이라는 안 좋은 환경에서도 온 힘을 다해 발아했을 튤립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갑작스레 춥고 딱딱한 땅 속에 자신을 밀어 넣는 제가 얼마나 야속했을까요. 아마 허탈함과 상실감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았더라면 튤립은 결국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죽어야 했을 것입니다. 나의 계획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큰 상실감을 느끼는 상황은 누구에게든 찾아갑니다. 그때 포기하지 않고 견뎌낸다면 결국 자신의 최적의 자리를 찾아가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15번째 작은도시이야기는 상실과 결핍으로 인해 새로운 문이 열리는 이야기들로 채워졌습니다. 나의 의도와 무관하게 겪는 상실과 장애가 오히려 나의 자리를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되는 장면들을 소개합니다. 그럼 포기하지 않음으로 싱그러움을 마주하게 해 준 이들에게 감사하며, 3월 호 시작해 보겠습니다.🙌

자립건축.自立建築 _ 주체적 건축 이야기

ACoop x 작은도시이야기

ACoop(에이쿱)작은 도시이야기는 을지로의 문화 예술 공간을 ‘자립건축'이라는 시각으로 재발견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8개의 공간은 을지로의 지리적, 경제적, 사회적 조건에 영향 받으면서, 작가들의 주체적인 삶과 작업 의지를 통해서 변형 되어 왔습니다. 이와 같은 변형은 개별적인 욕구의 발현이기도 하지만 동시대의 공간 및 건축에 대한 태도와 연결됩니다. 그러므로 이번 에이쿱+작은도시이야기의 자립건축 톡(talk)에서 8개의 을지로 문화 예술공간을 이해하고, 기록하고, 재발견하고, 해석하고자 합니다.


*결과물은 4월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ACOOP 소개

  • 다섯명의 건축가가 모여 만든 단체이다. 다양한 문화와 사회가 기반이 되어 만들어지는 건축처럼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함께 리서치하고 공유하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이다. 낯선 포맷의 단체이지만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제공, 공유하는 기회를 통해 그들만의 뚜렷한 방향성을 만들고 더 가치있는 유기적인 존재가 되는것을 취지로하여 설립되었다.


참여 공간

푸른 집을 찾은 여행자 《아트룸 블루》


온통 파란 방이 있습니다. 6평 남짓한 작은 방 안에서 어른들은 마음껏 자신을 발산합니다. 누구의 환영과 환호보다 자신의 환호가 중요해집니다. 자유롭게 못했던 말을 합니다. 자신에게 못했던 말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작았던 방은 자신의 마음에 따라 광활한 하늘만큼, 하늘은 품은 바다만큼 크고 푸르러 집니다. 


코로나가 창궐하고 우리 사회는 전환을 맞이합니다.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불확실한 미래를 서로 의지해서 열어가야 했습니다. 그때 을지로 5층에 방 하나가 파랗게 바뀌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며 찬 숨의 대가로 파란 방에 들어섭니다. 내가 나로서 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 내가 나로서 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 온통 파란색으로 시작한 두 여행자가 찾은 집, 아트룸 블루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파란 #어른이 #동행 #치유

미술관이 된 도시 《ep.01 남쪽 마을에 싹튼 예술


서울의 역사 속에서 오래된 원도심의 일부인 중구의 중앙부를 구성하는 명동, 충무로, 을지로 일대를 하나의 권역(이하 남부)으로 엮어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서울의 원도심이 그렇듯 남부일대는 지난 세기 동안 문화자본이 축적된 곳입니다. 빠르게 변해온 외곽과 달리 도심부는 구조가 존속되었기에 시간의 축적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이 되어줍니다.

 

남부 일대는 600여 년의 동안 각 시대 상이 가장 극명하게 반영되는 곳이었습니다. 사회의 지향점, 문제점이 집약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날 지역이 예술을 상징하는 곳이 되기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이 쌓여 왔을 것입니다. 이번 편에선 남부에서 시작된 첫 장을 보고자 합니다.

#남촌 #명동 #충무로 #을지로

새벽 구름 파랑 / Dawn Cloud Blue


여명이 다가오는 새벽 바다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날이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곳은 제주도 협재였습니다. 태풍으로 창이 거칠게 흔들렸던 밤이 지나고, 구름이 열어준 하늘 사이로 서서히 물들던 푸름을 보았습니다. 잦아든 바람 소리에 잠시 움추린 몸을 일으켜 파란 조각을 보았습니다. 그제야 안도감 속에 잠이 들었습니다. 기억의 어느 방을 떠올리게 하는 '새벽 구름 파랑'을 소개합니다.
#윤혜진 #포켓테일즈
날개를 잃어버린 새는
이츠미

날개를 잃어버렸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상실은 선명했던 목적지를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날개를 잃기 전과 후 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너무 많은 것이 달라져 있습니다.

날개를 잃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나에게 없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 가득한 모름 속에서 삶은 흘러갑니다. 큰 힘의 품 안에서 유영하는 삶들을 위해 '이츠미'의 '날개를 잃어버린 새는'을 소개합니다.
  "날개를 잃어버린 새는, 난 땅 끝까지 걸어가. 하늘 끝까지 뛰어가."

장안 누룩 09

장안양조장


중랑천 하류, 넓은 평지에 위치한 장안동에 위치한 '장안생활' 1층엔 '장안양조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이전에 그랬듯 마을 사람들이 함께 삶을 나누길 바라는 마음으로 빚어진 술이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 들여 빚어낸 '장안누룩'을 소개합니다.

장안 누룩 09

 ※본 콘텐츠는 지역을 기반으로 주조되고 소비되는 술을 소개하는 짐빠🚲와 함께 합니다.

 ※2024.03.31(일)PM2:00 시음회 술술클럽이 열립니다. 짐빠 인스타 DM으로 신청가능합니다.

작은도시에서 열리는 전시, 공연, 프로젝트 소식을 전합니다.

본문 중 푸른빛 글씨를 클릭👆하시면 링크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24년 4월 작은도시 전시 소식

이상으로 3월 작은도시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서늘하지만 상쾌한 아침입니다. 오늘도 봄비가 촉촉이 내립니다.


예상치 못한 상실이 새로운 문을 열어 준다 하여도 사실 그 끝을 누가 알 수 있을까요. 과정을 겪어 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분명 전에 겪었던 일보다 더 어렵고 큰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기에 더 무섭고, 끝을 알 수 없기에 더 막막합니다. 그렇기에 상실을 마주한 모두가 서로 응원하고 위로할 수 있길 기원해 봅니다. 이번 한 달은 장안 누룩을 빚는 그 마음을 닮아 봐야겠습니다.


이츠미의 노랫말처럼 걸어가다, 뛰어가다, 쉬어가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아마 다음 달엔 ACoop과 함께 만들고 있는 자립 건축 콘텐츠를 하나씩 가지고 오게 될 것 같습니다. 건축가들의 시선으로 본 작은 도시의 공간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시인들께서 남은 3월과 오는 4월이 더 푸르고 포근하시길 바라며, 새롭게 시작될 4월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작은도시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