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의 미래 + 오토데스크 CEO 인터뷰
2020.11.20 | 266호 | 구독하기 | 지난호

나비로 변신하기 직전의 애벌레에요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에 나와 있는 신현규 특파원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세상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가속도로 변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그런데, 그 변화가 어디로 가는지 우리는 잘 모르고 놓치는 경우들이 많아요. 눈 앞에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고 바쁘니까 그렇죠. 뭐가 변화하는지도 모르고 휩쓸려 가는 거에요. 미라클레터는 그런 분들이 계실까봐 한번 지금 일어나는 변화의 양상들을 정리해 봤어요.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
  1. 개인의 변화 - 세계경제포럼 리포트 
  2. 회사의 변화 - 디즈니 사례 
  3. 외부의 변화 - 오토데스크 인터뷰  
  4. 미라클레터 30초 브리핑 
일자리의 변화 
#세계경제포럼 보고서  

💬 2025년까지 일자리 변화 

얼마전 미라클레터에서도 소개 드렸던 적이 있는데요. 세계경제포럼에서 미래 일자리 관련 보고서를 발간했어요. 전 세계 주요 경영자 들을 심층조사해서 2025년까지 주요 기업들에서 일하는 개인들의 일자리가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분석한 내용이에요. 앞으로 일자리가 어떻게 변화할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죠. 오늘은 그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볼게요. 

💬 일자리는 늘어난다는데....

1. IT 기술을 우리 일하는 환경에 적용하는 일은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기업경영자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빅 데이터, 전자상거래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늘렸지 줄이지 않을 것이다. 

2. 그래서 회사에 취업해 있는 사람들이나 취업하려는 사람들은 기존에 비해 두 배로 더 혁신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조사해 보니, 43%의 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한 위기 때문에 고용을 줄일 것이라고 했고, 41%는 계약직을 늘릴 거라고 했다. 그러나 34%는 IT 기술과 관련된 채용은 늘릴 거라고 했다.

3. 기업들이 이렇게 IT 기술과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될 경우 2025년이 되면 전체 업무량 중에서 사람이 하는 것과 인공지능이 하는 것이 똑 같아 질 것이다. 결국 컴퓨터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해 진다.

4.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 지는 속도가 과거 직업이 없어지는 속도에 비해 빠르다. 2025년까지 8500만개의 직업이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새로 생겨나는 직업은 9700만개로 예상한다. 기회는 많다. 

5. 향후 직업 내에서 요구되는 기술이 매우 빠르게 변화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기술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빠르게 커져 나갈 것이다. 기회는 많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돌아갈 기회는 많지 않을 수도 있다.

6. 특히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은 세 가지다. 

  1. 비판적 사고능력
  2. 문제해결능력 
  3. 자기관리 능력

7.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은 대세가 될 것이다. 경영자의 94%는 자신들의 근로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2018년 조사했을 때 65%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뛰어난 회사의 핵심인재들도 40% 가량이 자신의 스킬을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변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 미안하지만, 계속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요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는 향후 5년 뒤 일자리의 형태는 지금과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어요. 

- IT 기술이 더욱 필요로 해 지고, 
- 과거 지식으로 먹고살 수는 없으며, 
- 끊임없는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죠. 따라서 개인들이 스스로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어야만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만은 틀림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았던 적이 없긴 했지만요) 

회사의 변화 
#디즈니 사례 


💬 회사도 변화하지 않으면....

개인들만 변화하는 것은 아니에요. 회사도 변화해야만 하죠. 디즈니가 최근 발표한 조직개편 사례를 보면 통렬한데요. 그 이야기를 조금 해 볼까 해요. 

과거에 디즈니는 다양한 컨텐츠 제조 그룹들이 있었고, 그들이 각기 컨텐츠 배분을 결정했어요. 컨텐츠를 만든 사람들이 영화-비디오-DVD-인터넷 등의 채널에 어떻게 배분할 지를 결정했던 거죠. 영화 스튜디오는 영화 쪽 배분을 결정하고, 스트리밍 스튜디오는 인터넷 쪽 배분을 결정했던 거에요. 

그런데, 디즈니는 그 구조를 최근 바꾼다고 선언했어요. 컨텐츠를 만드는 쪽은 컨텐츠 만드는 것만 집중하고, 컨텐츠 배분을 하는 쪽은 어떤 채널에 배분하는게 가장 좋을지 결정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식으로 구조를 바꾼거죠. 

왜 그랬을까요? 밥 차펙 디즈니 CEO는 이렇게 말했어요. "컨텐츠 생산과 분배를 이렇게 나누는 이유가 뭐냐고요? 우리는 고객을 가운데 놓고 컨텐츠 생산조직과 분배조직을 고객에 집중시키게 만들 거에요. 생산조직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컨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하라고 할 거고요. 배분조직은 고객이 좋아하는 컨텐츠를 언제 어떻게 전달하는게 좋을지를 찾는데 집중하라고 할 거에요." 

이를 본 구독경제 전문가 티엔 주오는 이렇게 평가해요 (링크 

"과거에는 컨텐츠를 전달하는 영화관 스트리밍 게임 등과 같은 채널들이 중요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오늘날 미디어 회사들은 이런게 그냥 포맷일 뿐이고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죠. 게임채널, 영화채널, 스트리밍 채널 등을 놓고 조직 내에서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 두면 안돼요. 기업이 해야 하는 일은 고객을 가운데 놓고 회사 모두가 협력해서 고객이 원하는 컨텐츠를 전달하는 구조를 만드는 거에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회사의 구성원 개인 차원에서 상당부분 이뤄져야 할 문제일 거에요.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회사 차원에서 경영자들이 해결해야 할 것은 "조직을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만 집중하게 바꿀 수 있느냐"라는 문제라는 점을 티엔 주오는 이야기하고 있어요.
공급망 변화가 온다 
#오토데스크 #인터뷰 

앤드류 아그나노스트 오토데스크 CEO
💬 공급망 변화가 온다 

최근 저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3D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데스크의 앤드류 아그나노스트 CEO를 인터뷰 했어요. 그는 디지털 구독경제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들려줬는데 관련 내용은 기사를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는 중요한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했어요. "제조업 회사들이 글로벌 협력회사들로부터 부품을 받는 공급망을 다변화 시키고 있어요. 코로나 시대 이후 한 곳의 회사에게만 받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이른바 거래상대방의 위험 (counterparty risk) 이라는 것이 커졌다는 거에요.

내가 빵을 만드는 빵집 사장이라면 밀가루와 버터, 달걀 등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이걸 공급해 주는 식자재 공급자를 한 곳과만 거래했다가는 문제가 좀 있어요. 그 식자재 공급자가 코로나 사태 때문에 문을 닫아 버릴 수도 있잖아요. 결국 빵집 사장에게는 선택지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다양한 식자재 공급자와 거래를 하는 거고요, 다른 하나는 아예 밀가루 버터 달걀 등을 생ㅅ한할 수 있는 농장을 인수해 버리는 거죠. 

아그나노스트 CEO는 특히 제조업 회사들이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 거에요. 예를 들어 애플이 애플실리콘을 직접 만드는 것도 같은 고민의 결과물일 거에요. 인텔이 공급해 주는 CPU를 이제까지는 안정적으로 잘 썼는데요, 갑자기 어느날 인텔의 기술력에 의문을 갖는 일이 생겼어요. 인텔이 5G 모뎀칩을 만드는데 실패한 거죠. 거기서부터 의심의 씨앗이 싹텄을 거라고 짐작이 돼요. "이러다가 우리가 만드는 컴퓨터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거 아냐?" 라는 겁이 난 거죠. 그래서 애플은 아예 자체적인 반도체를 만들자고 결심한 것일 수 있어요. 그리고, 인텔 CPU 보다 훨씬 나은 반도체를 만들어 버린거죠. 

이처럼 기업과 기업의 협력관계도 변화하고 있어요. 아까 언급드린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코로나가 심은 변화의 씨앗 때문에 기업들은 2025년이 되면 세 가지 큰 변화의 열매를 맛보게 될 것이다. 첫째, 본사의 위치가 그다지 중요해 지지 않게 될 것이다. (원격 근로가 가능하기 때문) 둘째, 고용규모가 그다지 중요해 지지 않게 될 것이다. (원격으로 얼마든지 비정규직 인력들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 셋째, 전통적 의미의 밸류체인이 그다지 중요해 지지 않게 될 것이다. (회사에 필요한 원자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받는 창구를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 

미라클레터 30초 브리핑 
#소로스 #테슬라 #버즈피드

조지 소로스
💬 소로스가 팔란티어를 팔았대!

- 조지 소로스는 누구?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에요. 미국 헤지펀드 세계에서는 대부라고 할 수 있죠. 철학자이기도 해요. 열린 세계를 지향하는 철학을 갖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입장을 갖고 있죠.
- 팔란티어는 누구? 최근 상장해서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회사에요. 주로 정부와 군사회사를 위하여 인터넷 세계의 정보를 조직해 주는 비즈니스를 하죠. 국가기관을 위한 구글 서비스라고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CIA가 최초 고객이었고, CIA의 벤처투자 자회사인 인큐텔의 투자를 받기도 했죠.
- 근데 소로스가 팔란티어를 판게 왜 뉴스가 되지? 소로스는 자유세계의 철학을 지키는 입장인데요, 팔란티어가 하는 비즈니스는 국가기관을 위한 측면이 있어요. 소로스는 이렇게 밝혔어요. "우리 펀드는 팔란티어의 비즈니스 관행을 승인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는 해석) 뭔가 그들의 비즈니스 관행이 문제가 있다는 얘기겠죠? 물론 소로스 펀드는 손해본 것이 없을 거에요. 올해 추석 정도에 상장된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2배 가량 올랐거든요. (영문 기사 원문

💬 버즈피드가 허핑턴 포스트를 인수했대

- 버즈피드는 어떤 회사야? 버즈(Buzz)는 벌이 윙윙거리는 걸 표현하는 의성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말로 하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핫검색어'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버즈피드는 인터넷에서 뜨거운 소식을 입에 떠 먹여 주는 (Feed) 언론사라고 볼 수 있어요. 2006년 창업해서 영어 불어 스페인어 등 8개 국어로 서비스되고 있죠. (링크
- 허핑턴포스트는 어떤 회사야? 언론사에 소속돼 있는 기자나 칼럼니스트들이 아니라, 블로그 등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화제성 뉴스성 글을 인터넷에 출간하는 매체에요. 아리아나 허핑턴이라는 사업가와 앤드류 브라잇바트라는 미국 보수 저널리스트 등이 합심해서 2005년에 만들었죠. 
두 회사의 합병이 왜 뉴스가 되는거야? 버즈피드와 허핑턴포스트는 모두 최근 10년 이상 인터넷 이용자를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두 회사 모두 야심찬 계획과 달리 성장과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했어요. 허핑턴포스트는 버라이즌에 매각됐다가 버즈피드에 이번에 다시 금액을 밝히지 않고 매각이 됐죠. (금액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값이 그렇게 비싸게 거래되지 않았다는 얘기일 거에요) 버즈피드 역시 올해는 흑자를 볼 거라고 하지면 수년간 적자를 보고 있어요. 2000년대를 풍미했던 뉴스 사이트들이 다시 합병함으로써 새로운 미디어 기업으로 혁신을 과연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영문 기사 링크)

컨슈머리포트에서 오늘 발표한 차량 브랜드 평가표 변화
💬 테슬라를 둘러싼 두 가지 뉴스 

- 테슬라에 두 가지 뉴스가 있었어요. 첫째, S&P500 이라는 미국 주가지수에 테슬라가 포함되면서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요. (2.6% 상승) 둘째, 테슬라에 대한 미국의 최고 권위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에서는 테슬라의 제품들에 대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내놓지 않았어요. 주가는 오르고 내리는 것이니 그렇다고 치고, 여기서는 테슬라 자동차에 대해 컨슈머 리포트가 어떤 평가를 내놓았는지 한번 볼게요 (링크)  
-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전기차 소비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테슬라 뿐만 아니라 모든 전기차 회사들의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조사했어요. "나온지 좀 된 모델들은 괜찮은데, 올해 처음 발매된 전기차들은 성능이 불안해요." 그 중에서도 컨슈머리포트가 지적한 차량들은 테슬라의 모델Y, 기아의 니로 EV, 아우디 E-Tron, 등 세 모델이었어요. 특히 컨슈머리포트는 테슬라의 모델Y와 모델S 세단에 대해서는 안전성 점수가 떨어져서 "더 이상 구매를 추천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했죠.
- 컨슈머리포트가 이렇게 발표를 하면 테슬라의 주가가 출렁이거나 움직였던 때도 있었는데요, 자동차를 애플 스마트폰과 같이 변형시켜 나가고 있는 테슬라의 미래비전에 동참하는 투자자들은 이런 뉴스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네요. 
- 그런데, 일런 머스크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걸까요? 코로나 양성판정과 음성판정을 동시에 받았다고 트위터를 날린 이후 머스크는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네요. (걸렸을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네요. 피곤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힘을 내세요. 변화 앞에 힘을 잃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려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남겼던 것 같아요. 

"변화할 수 있는 비결이 뭔지 아세요? 몸에 힘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걸 옛날 일 생각하는데 조금도 쓰지 않는 거에요. 대신 그 에너지를 새로운 것을 만드는데 쓰세요." 

요리를 하건, 글을 쓰건, 그림을 그리건, 인테리어를 개조하건, 새로운 홈페이지를 만들건, 새로운 데이터 베이스를 구성하건, 새로운 노션 개인 위키 페이지를 만들건, 새로운 친구관계의 네트워크를 만들건, 새로운 여행경로와 등산길을 개척하건, 뭐건 간에. 지금 힘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새로운 것을 계속 해 보라는 거에요.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것들을 해 보라는 거에요. 곧 주말이네요. 오는 주말에는 그런 변화의 길을, 한번, 내딛어 보시는게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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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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