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제 자식 GAFA에 회초리 들 수 있을까, 따져봤습니다 Today's Topic 청문회로 맞아도, GAFA가 믿는 구석 님, 안녕하세요. 미래를 검증하는 팩플입니다. 팩플레터 3호 주제는 'GAFA의 파울, 미국은 고칠 수 있을까'입니다. 지난달 29일 미국서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GAFA) 청문회가 있었죠. 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청문회가 끝나고 더 확실해진 건 이겁니다. 이들이 독점이냐 아니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이들은 기존 독점의 공식을 이미 깬 기업들이니까요. ‘한두 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해 경쟁이 줄면, 물건 값은 오르고 소비자 편익은 준다’, 20세기에 정의한 독점의 부작용이 IT기업들에겐 먹히지 않습니다.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서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소비자(사용자)들은 더 다양한 상품을, 더 싼값에, 더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이들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경제에서 소비자 편익(consumer's well-being)은 가격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문제 의식이 이번 청문회의 출발점입니다. 22년 전 MS 빌게이츠가 미 의회에 나왔을 때보다 시장은 더 복잡해졌습니다. 플랫폼에 남긴 내 데이터의 권리, 지구인 1/3의 정보가 담긴 알고리즘이 악용될 때 문제점, 저임금 플랫폼 노동, 코로나19 이후 생필품 수준이 된 이들의 서비스⋅⋅⋅. 세계가 29일 청문회를 주목한 배경입니다. 20세기초 석유왕 록펠러 시대의 반독점법을 미국이 이 참에 뜯어고칠 수 있을까요? 오늘 팩플레터 3호에선 이에 대한 해설을 담았습니다. 청문회 전(before)과 후(after) 배경이 더 중요합니다. 바쁘시면 4번ㆍ6번을 먼저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이제 팩플해보세요. GAFA의 파울, 미국은 고칠 수 있을까 (9min) 💎 핵심 인물 1.GAFA : 왜 우리만 가지고 그래? 구글(G), 아마존(A), 페이스북(F), 애플(A). 플랫폼 빅 테크는 코로나 팬데믹 중에도 잘나간다. GAFA의 시가 총액 합계는 5조 달러(약 6000조 원, 7월 30일 기준). 지나치게 비대해진 이들을 ‘부숴야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Capitol Hill : 잠깐만 올해 대선 있네... 미 의회. ‘GAFA가 시장 경쟁을 제한한다’고 보는 민주당, ‘그것보단 실리콘밸리의 진보 편향이 더 문제’라는 공화당. 하원 반독점 소위는 1년 넘게 GAFA를 조사했고, 새로운 법을 제안할 방침이다. 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법무부(DOJ) : 이번엔 제대로 본다. 미 규제 당국. 둘이 손 잡고, 지난해부터 미국 내 빅 테크의 독점 혐의를 조사 중이다. 지난 2월엔 GAFA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게 최근 10년간 기업 인수 관련 세부 정보를 내놓으라 했다. 4.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 됐고, 룰은 우리가 만든다. EU의 행정부 격. EU에서 돈 벌어가는 미국 빅 테크 기업을 쌍심지 켜고 주시해 거액의 과징금을 매긴다. 개인정보ㆍ인공지능ㆍ플랫폼 등에서 대표 기업은 없지만, 그럴수록 규칙 제정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 목차 1. 이게 중요한 이유 2. GAFA의 반칙3. 나랑 무슨 상관? 4. 미국은 왜 제 자식을 잡나? 5. 유럽은 rule setter가 되고 싶다. 7. 국내에선 1. 이게 중요한 이유 쇼(Show)는 끝났다. 미 의회전문 매체 롤콜이 ‘정치적 서커스’라 평가한 청문회에서 GAFA는 애국, 소비자, 아메리칸 드림을 강조했다. 그러나 청중 반응은 시큰둥. 청문회 직후 데이비드 시실린 반독점소위 위원장은 “독점을 부숴야 한다”고 했다. 하원 반독점소위는 8월말 최종 보고서를 낸다. 의회에서 새로운 반독점법을 추진할 가능성도 크다. GAFA를 포함한 플랫폼 기업에겐 새로운 ‘레짐(regimeㆍ체제)’의 막이 오른다는 뜻.
🎯 청문회 주요 쟁점 목록
2. GAFA의 반칙 청문회 주 타깃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었다. 팀 쿡 애플 CEO에겐 2시간이 지나서야 첫 질문이 갔다. 데이비드 시실린 반독점 소위 위원장은 “페이스북은 전형적 독점이고 아마존과 구글은 훨씬 복잡하게 시장을 지배한다”고 했다. 반칙① 경쟁의 싹 자른 인수
반칙② 심판이 경기 뛰네
반칙③ 디지털 경제의 핵심 '데이터' 독점
반칙④ 통행세 받는 게이트 키퍼
3. 나랑 무슨 상관? 시장에 '공짜'는 없다. 빅 테크는 '내 정보'를 먹고 큰다. 페이스북을 많이 쓸수록 페이스북은 내 선호를 정교하게 파악해, 광고주들에게 페이스북 타깃 광고를 비싸게 팔고, 광고시장 지배력을 높인다.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 독점적 플랫폼은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으로 소비자 선택을 좌우한다. ‘이게 과연 소비자에게 이롭나?’ 질문이 나온다.
4. 미국은 왜 제 자식을 잡나 1990년대 후반 MS 독점 논란(윈도우에 익스플로러 끼워 팔기) 이후 미국 내에서 빅 테크 규제는 별로 없었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를 겪으며 금융자본의 탐욕은 견제했지만, 실리콘밸리는 미국을 혁신을 상징했다. '어벤저스' 시리즈의 토니 스타크처럼. 그러나 ‘크로노스 효과’가 포착됐다. 자기 권좌를 위협할까봐 자식마저 삼켜버린 그리스 신화의 크로노스(제우스의 아버지)처럼, IT 제왕들이 경쟁자를 미리 제거하는 것(컬럼비아대 로스쿨 팀 우 교수).
5. 유럽은 rule setter가 되고 싶다 미국보다 먼저 GAFA를 쥐잡듯 잡은 건 유럽이다. 20세기 들어 유럽은 금융과 제조업 패권을 차례로 미국·일본에 넘겼다. 21세기 기술 패권 다툼은 미국-중국의 몫이다. ‘우린 뭘 하지?’ 하나된 유럽으로 힘을 되찾겠다는 EU 탄생 목표를 봐서라도, 플랫폼 전쟁에서 '규칙(rule)'을 주도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크다. 6. GAFA의 여유엔 이유가 있다 GAFA의 CEO들은 청문회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들을 규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모두가 안다. 플랫폼 규제를 외치는 민주당도 미 대선을 앞두고 실리콘밸리를 건드리는 건 쉽지 않다. 그 외에도… 이유① “워싱턴을 움직이는 건 돈”
이유② “중국ㆍ코로나19와 싸우는데 발목 잡아?”
이유③ “과거를 보면 모르나” 과거에도 법무부 기소나 의회 청문회가 미 IT 기업에 근본적인 위협을 주진 않았다.
7. 국내에선 대다수 국가들이 GAFA 등 플랫폼 독과점을 규제하고 싶어한다. 몇 차례 시도는 있었지만 뚜렷한 성공 사례는 없다. 선례가 없어 다들 해외 동향을 살피는 중. 국내에서도 해외 플랫폼에 국내법을 적용하는(역외적용) 논의가 시작됐고,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준비중이다.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칭)을 내년 상반기까지 제정하고, 플랫폼의 시장교란·불공정행위·인수합병을 종합검토하겠다고했다. (6월 25일, 관련자료)
님 생각은요? 빅테크에 대한 규제, 어떻게 보세요? 지난 설문에 참여하신분들께는 결과를 정리한 특별한 메일을 드렸어요! 구체적인 찬반 이유를 적어주시면 더 좋아요! *설문 신뢰도를 위해 응답률 10% 이상일 때만 다음 레터에서 공개해요. 팩플팀이 추천하는 자료 Yale Law Journal의 논문. 뉴욕타임스는 "이 논문 한 편이 수십년 만에 반독점법 문제를 재정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2. 『The Curse of Bigness』(2018)- Tim Wu 미 컬럼비아 로스쿨 팀 우 교수의 책 『거대함의 저주』-부제 新도금시대의 반독점. 빅테크 성장 기반이 된 망중립성 개념을 처음 주장한 팀 우 교수가 이젠 빅테크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내 번역서는 없고, 추천 영상은 👉
PBS 인터뷰 (9분 11초) 유튜브 영상 보기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을 공동설립했던 크리스 휴즈의 기고문. 미국 경제의 미래와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 공공 권력의 감소와 기업 권력 확대를 다룸. 미 의회가 정리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반독점 쟁점.
박수련 기자는_ 중앙일보 산업기획팀 팀장입니다. 빅테크ㆍ빅샷의 통찰을, 창업가의 실행력을 좋아합니다. 이들과 현명하게 공존하고 싶습니다. 세금 들어가는 정책과 입법이 똑똑해지면 좋겠습니다. 심서현 기자는_ 기술의 지배, 피할 수 없다면 살살 맞고 싶습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학부 때 코딩 열심히 할 걸 후회해도 늦었습니다. 기술과 나의 미래, 팩플로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정원엽 기자는_ IT기기와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 관심이 많고, 기존 판을 깨는 혁신을 흠모합니다. 미ㆍ중 IT생태계 경쟁이나 글로벌 플랫폼 규제 레짐 논의 같은 큰그림을 보려 노력합니다.박민제 기자는_혁신과 법ㆍ체제의 충돌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술혁신이 기존 질서에 내는 균열 속에서 균형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뜬금 없지만 택시면허가 있습니다. 오늘 팩플레터 3호, 어떻게 보셨나요? 님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팩플팀이 쓴 이슈견적서, 미래검증보고서. 유익하셨나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꼭 얘기해주세요. 팩플레터를 친구ㆍ동료에게 추천해주세요! "뉴스 일일이 보기 힘들었는데 정리해서 떠먹여주네" "이거만 모아봐도 공부 될 듯!" "여러 측면을 짚어주니까, 반대쪽 입장도 이해가 돼~" 👇구독링크 공유하기 팩플 FACTPL factpl@joongang.co.kr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100 02-751-5114 개인정보처리방침 / 수신거부 Unsubscri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