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채용 트렌드,
어떻게 달라질까요?

이상돈
㈜사람인HR 컨설팅사업본부장
코로나19가 뒤바꾼 산업 판도
2020년, 전세계 경제는 코로나19라는 강력한 태풍을 만났습니다. 산업별 기상도를 보면 온라인 관련 사업, 제약·바이오 산업을 뺀 나머지 사업에는 다 먹구름이 가득하죠. 
특히 서비스 산업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스포츠·레저 산업은 게임산업으로, 대형마트는 온라인쇼핑으로, 영화나 공연 등의 예술 분야는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VOD서비스로 대체되었거든요. 언젠가 오겠지 하던 언택트 경제의 시대가 급작스레 도래하여 우리의 삶을 바꾸는 중입니다.

채용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상반기 채용 공고 상황을 들여다보면 모든 분야에서 채용 규모를 확 줄였는데요. 특히 서비스업에서는 일자리가 40퍼센트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코로나 확산기였던 2월에 최대 40퍼센트에 가까운 채용 공고 수 감소가 일어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지만, 5월에 접어들어 어느 정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채용공고도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거의 전년도 수준에 도달했고요. 
 처음에는 코로나가 얼마나 오래 갈지, 앞으로 상황이 어찌 변할지 알 수 없어서 미래를 두려워하며 위축돼 있던 기업들이, 이제는 계속 코로나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발 맞추기 위해 디지털 전환 등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죠.

채용 방법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채용을 계속할 수 있었던 해결책중 하나가 바로 언택트 채용이었습니다. 온라인채용박람회, 온라인필기시험, 원격화상면접, 언택트공모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언택트 채용이 이루어졌습니다. 상반기에는 채용의 40% 정도가 언택트 채용으로 이루어졌고, 하반기에는 60%의 기업들이 언택트 채용을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구직자에게도 코로나19 이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체 구직자의 3/4가 코로나19 이후 채용시장이 달라졌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언택트 면접이라는 형태 때문일 텐데요. 구직자의 6/10은 언택트 면접에 큰 부담 느낀다고 합니다.  카메라에 비치는 내 모습이 어떨지 자신이 없다거나, 관련된 정보가 없어서 불안하다거나,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거나 등등, 다양한 원인이 있었습니다.

일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재택근무가 늘었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IT기업들 중심으로 이 변화가 더욱 확산되었는데요. 페이스북은 10년 이내에 직원의 절반 이상이 재택근무하게 할거라고 발표했고, 트위터는 본인이 원하면 재직기간 내내 재택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죠. 지난 8월 고용노동부의 재택근무에 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재택근무에는 애초 목표였던 방역이나 감염 위험 방지 효과와 더불어, 근로자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나 일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기업이 재택근무를 반긴 것은 아닙니다. 넷플릭스는 원활한 아이디어 회의가 이뤄지지 않다는 이유로, JP모건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켰습니다. 직장인 개개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오라클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84%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로의 변화에 불안과 부담을 느낀다고 하거든요.

재택근무, 부담스럽고 싫다고 피할 수 있을까? 
사무실에 확진자 한 명이 발생하면 사무실은 폐쇄됩니다.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는 거죠. 만일의 상황에도 일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서비스가 끊임없이 제공되게 하려면 이를 대비하도록 훈련돼 있어야 합니다. 재택근무를 해야만 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비상 시에도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영활동을 계속하려면 재택근무로의 전환을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8월 고용노동부가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 400명을 대상으로 행한 조사에 의하면, 지금까지 절반에 가까운 기업(48.8%)이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또 52.8%의 기업이 부분적으로라도 계속해서 재택근무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는 언택트 시대, 어떤 능력이 중요할까?
인사담당자들은 재택근무로 인해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직원들이 집에서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의 성과 관리가 어렵다는 우려를 내비칩니다. 이에 선진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던 '소프트스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드스킬'이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이나 컴퓨터 활용 능력 등 기술에 대한 부분이라면, 소프트스킬은 동료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 및 유지하고, 유연성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자기 시간을 관리하면서 일을 끌어나가는 역량 등등, 관계 능력협력 능력에 주목합니다. 예전에는 한 자리에 모여서 일하다 보면 서로의 업무를 확인할 수도 있고 부대끼면서 자연스레 관계가 형성됐지만, 언택트 시대에는 그 공간이 주는 이점을 누릴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소프트스킬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숙련시키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이미 소프트스킬을 지닌 사람들을 채용하기 위해, 여기에 필요한 선발 평가 도구들을 개발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관계 관리 능력에 조금 더 집중하는 인적성 검사나, 공감능력이나 AI 면접 기술을 활용한 AI 역량 검사 같은 것들 말이죠. 그러니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 취업하고 직장 생활을 이어가시려는 분이라면, 이 소프트스킬 역량을 개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실시간 질문 비대면이 일상화되면 사람들이 모여서 협력해야 하는 융합과 모순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례를 더 소개해 주세요.
발제자 답변   비대면으로 인한 손실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 자리에 모여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시너지를 잃는다는 것입니다. 성과 관리를 할 때에 우리가 쉽게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이 시너지인데요. 한 공간에 있으면서 서로 물어보고 도와주다 보면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2.5나 3이 될 수도 있는데, 각각 떨어져서 존재하면 그런 효과가 사라지는 것이죠. 때문에 성과 관리에서 보이지 않는 손실이 만들어집니다.
두번째로 한국사회처럼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고맥락사회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내 엄마가 아니라 우리 엄마고, 내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내가 아니라 공동체의 차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 우리 사회의 특성인데요. 이런 관계주의적인 한국 사회에서는 관계가 단절되는 상황이 성과 관리를 불리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다면 맥락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소통할 수 있지만, 독립된 상태에서 하던 대로 고맥락의 소통을 하다 보면 바람직하지 못한 소통으로 시간 낭비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