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드센스의 대부가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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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EDGE - 승부사들
숨겨진 자본시장의 혁신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고쿨 라자람(Gokul Rajaram) 사용 설명서
  
실리콘밸리 최고의 오퍼레이터로 불리는 고쿨 라자람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법

실리콘밸리 인사이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 하지만 실리콘밸리 밖에서는 거의 알려진 적이 없는 이름, 바로 고쿨 라자람(Gokul Rajaram) 입니다. 

처음 고쿨의 이력을 접했을 때 '어떻게 이런 이력이 가능하지?'란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구글 애드센스의 대부'란 과거의 명성을 넘어 현재도 '테크기업 임원', '상장사 이사회 멤버', '엔젤투자자'를 넘나드는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1) 커리어

  • 구글 (2003 - 2007)
  • 페이스북 (2010 - 2012)
  • 스퀘어 (2013 - 2019)
  • 도어대시 (2019 - 현재)

인도 IIT를 졸업하고 텍사스 A&M에서 컴퓨터 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고쿨은 2001년 MIT에서 MBA 학위를 취득한 후 2003년 당시 비상장 기업었던 구글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실리콘밸리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구글 합류 직후부터 광고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애드센스(AdSense) 사업을 맡게된 고쿨은 4년 동안 애드센스 매출의 50배 성장을 이끌며 구글의 중흥기를 함께합니다.
2008년 구글에서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Chai Labs란 NLP 기반 광고 분석 기업을 창업하였으나 금융위기의 여파로 사업은 고생의 연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2010년 당시 광고 매출 확대가 시급하던 페이스북이 Chai Labs를 인수하며 고쿨은 다시 페이스북 광고 사업의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

페이스북 상장 이후 고쿨은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당시 초기 스타트업이었던 핀테크 기업 스퀘어에 합류하여 자신의 전문 분야인 '고객 성장'과 '유료 모델 고도화'를 맡게 된 것입니다.

이후 스퀘어에서 소상공인 온라인 주문 서비스 Caviar 사업을 총괄하던 고쿨은 해당 사업이 2019년 미국 1위 음식배달 기업 도어대시에 인수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동, 현재는 도어대시의 프리미엄 마켓플레이스를 총괄하는 New Horizons Lead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18 - 2020년 사이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한 미국 1위 음식배달 기업 도어대시
고쿨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보입니다. 첫째, 그가 거쳐갔던 기업들은 하나같이 현재 수십조 원에서 수백조 원의 기업가치를 가진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실리콘밸리의 아이콘 기업들입니다. 둘째, 네 곳 모두 비상장 단계에 합류, 급격한 성장기를 함께한 후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패턴을 보여왔습니다. 셋째, 본인이 창업한 또는 총괄하는 사업이 인수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기업에 합류하게 된 사례가 절반에 달합니다.

  • 구글 2003년 합류 👉 2004년 상장
  • 페이스북 2010년 합류 👉 2012년 상장
  • 스퀘어 2013년 합류 👉 2015년 상장
  • 도어대시 2019년 합류 👉 2020년 상장

게다가 거쳐간 기업들이 당시 실리콘밸리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곳이란 점도 눈길을끕니다. 검색에서 소셜, 이후 핀테크에서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커리어를 보면 단순히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절묘한 '산업 및 트렌드' 선택이 돋보입니다.

물론 고쿨은 의도적인 선택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스타트업이 초고속 성장기를 거치며 '유료화'를 고민하는 시점에 필요한 제품개발 및 아키텍처 설계 역량을 갖추고 있다보니 늘 좋은 제안을 받아왔고,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스퀘어의 잭 도시, 도어대시의 토니와 같은 뛰어난 리더들과 함께 일하고자 한 의사결정이 결과적으로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는 것입니다.

(2) 엔젤투자

  • Figma - acquired by Adobe (ADBE), Sep 2022
  • Troops - acquired by Salesforce (CRM), May 2022
  • Truebill - acquired by Rocket Companies, Dec 2021
  • Taboola - went public (TBLA), July 2021
  • Digital Ocean - went public (DOCN), June 2021
  • Doximity - went public (DOCS), June 2021
  • Bouncer - acquired by Stripe, May 2021
  • DocSend - acquired by Dropbox (DBX), March 2021
  • Poshmark - went public (POSH), Jan 2021
  • Pipedrive - acquired by Vista, Nov 2020
  • Localytics - acquired by Upland Software (UPLD), February 2020
  • EmailAge - acquired by LexisNexis, January 2020
  • PassageAI - acquired by ServiceNow (NOW), January 2020
  • Shape Security - acquired by F5 Networks (FFIV), December 2019
  • PromoteIQ - acquired by Microsoft (MSFT), August 2019
  • Vungle - acquired by Blackstone, July 2019
  • Origami Logic - acquired by Intuit (INTU), May 2019
  • Strikedeck - acquired by Medallia (MDLA), May 2019
  • Laserlike - acquired by Apple (AAPL), Nov 2018
  • Netsil - acquired by Nutanix (NTNX), Mar 2018
  • Mezi - acquired by American Express (AXP), Jan 2018
  • Outward - acquired by Williams Sonoma (WSM), Nov 2017
  • Neumob - acquired by Cloudflare, Oct 2017
  • Apteligent - acquired by VMWare (VMW), May 2017
  • World Golf Tour - acquired by Topgolf, Jan 2016
  • MarketShare - acquired by Neustar (NSR), Nov 2015
  • AlphaDraft - acquired by FanDuel, Sep 2015
  • Hall.com - acquired by Atlassian (TEAM), May 2015
  • Freecharge - acquired by Snapdeal, Mar 2015
  • Spotzot - acquired by Valassis (VCI), Feb 2015
  • Songza - acquired by Google (GOOG), Jul 2014
  • Spotsetter - acquired by Apple (AAPL), Jun 2014
  • Blink - acquired by Yahoo (YHOO), May 2014
  • Opower - went public (OPWR), Apr 2014
  • Coupons, Inc. - went public (COUP), Mar 2014
  • Astrid - acquired by Yahoo (YHOO), Apr 2013
  • Skyfire Labs - acquired by Opera (OSE: OPERA), Feb 2013
  • Bleacher Report - acquired by Turner (TWX), Aug 2012
  • Vivu - acquired by Polycom (PLCM), Oct 2011
  • Associated Content (Board Member) - acquired by Yahoo (YHOO), May 2010

위 목록은 고쿨이 자신의 링크드인에 올려둔 '회수를 완료'한 엔젤투자 목록입니다. 피그마, 포쉬마크, 닷센드와 같은 익숙한 이름들도 눈에 띄입니다.

고쿨의 포트폴리오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엔젤투자자가의 얼마나 활발하게 투자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위 리스트가 회수가 된 사례만 나열한 것이니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보다 5 - 10배는 많은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이런 방대한 엔젤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는건 스타트업들이 고쿨의 이름을 주주명부에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그를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시드 단계에서 '고쿨'의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실리콘밸리에서 하나의 시그널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고쿨이 가지고 있는 '그로쓰 구루'라는 이미지 덕분에 누구든 그의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도 고쿨이 가진 강점입니다.

고쿨의 링크드인 프로필 타이틀은 'Company Helper'입니다. 본인 또한 왜 스타트업들이 자신을 찾아오고 투자를 받고 싶어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입니다. 활발하게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고쿨은 얼마전 '[WeeklyEDGE] 900억 원을 돌려주고 문을 닫는 스타트업'에서도 인용한 것처럼 요즘 같은 시기에 필요한 '인기는 없지만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3) 이사회

  • 코스 히어로 (2008 - 2020)
  • 트레이드 데스크 (2018 - 현재)
  • 핀터레스트 (2020 - 현재)
  • 코인베이스 (2020 - 현재)

고쿨은 현재 상장사 세 곳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무려 100조 원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미국에서 상장사 이사회에 부여되는 책임감을 고려했을 때 결코 가벼운 타이틀이 아닙니다.

또한 고쿨이 가진 '그로쓰 그루'라는 타이틀은 스타트업 뿐 아니라 조 단위 상장사도 탐내는 이름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핀터레스트나 코인베이스는 이전 투자로 연계된 인연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띄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이사회는 '미국 상장사'로 범위를 한정한 리스트입니다. 본인이 투자한 비상장 스타트업의 이사회까지 포함하면 기업 수는 1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쯤 되면 고쿨이 어떻게 자신의 시간을 나누어 쓰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Firebolt Ventures

고쿨은 실리콘밸리의 인도공과대학교(IIT) 네트워크 핵심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지만 사실 고쿨은 IIT 인맥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Firebolt Ventures의 GP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KBS 다큐멘터리에서도 다룬 적 있는 인도 최고의 명문인 IIT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방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이죠. 특히 유대인과 인도인들은 미국에서도 자신들만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통해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그 방법이 외부에 잘 들어나지 않을 뿐입니다.

Firebolt Ventures는 인도인들이 어떻게 무대 뒤에서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공고히쌓아가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고쿨처럼 실리콘밸리에서 명성을 쌓은 인물이 투자자로 나서면 성공한 IIT 출신 창업자들 뿐 아니라 이들이 가진 네트워크의 힘을 이해하는 실리콘밸리 인사이더들이 펀드 출자자로 참여하게 되고, Firebolt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이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현재 Firebolt 펀드의 LP에는 안데르센호로위츠의 마크 안데르센과 크리스 딕슨, SV Angels의 론 콘웨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전 네이버에 인수된 포쉬마크는 대표적으로 IIT의 네트워크가 작동한 사례입니다. 고쿨과 IIT 동문인 포쉬마크 창업자 매니쉬 찬드라는 고쿨이 엔젤투자자 및 어드바이저로 참여한 이후 Menlo Ventures, Uncork Capital과 같은 현지 VC의 투자가 이어지며 초기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5) 실리콘밸리 생존 전략: 개인 브랜드와 평판

운이 좋게도 고쿨과 몇 번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가 있어 직접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빅테크가 된 기업 네 곳에 비상장 단계에 합류해 스톡옵션도 많이 받았을테고, 이미 투자한 포트폴리오만으로도 왠만한 벤처캐피탈은 명함도 못내미는 수준인데 왜 패밀리오피스를 만들어 전업으로 투자에 나서지않고 아직도 풀타임으로 회사에서 일을 하는지 말이죠.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본인이 여전히 빅테크 기업에서 그로쓰 전문가로 현업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투자를 받으려고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일을 그만두는 순간 유명 전업 벤처캐피탈 대비 경쟁우위가 없는 한 명의 투자자가 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실리콘밸리에는 이미 나름의 성공을 이룬 후 자신의 이전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창업자들에게 엔젤투자나 하며 여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즐비합니다. 또는 기업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후 벤처캐피탈에 합류하거나 자신의 펀드를 만들어 투자에 나서는 전업투자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고쿨처럼 여전히 현업에서 활동하면서 '제품', '전략', '투자'에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인물은 많지 않습니다. 고쿨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한 덕분에 세콰이어가 놓치거나 아직 발굴하지 못한 기회에 접근할 수 기회가 생기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대형 펀드의 파트너들도 기꺼이 본인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고쿨은 실리콘밸리와 같은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말 작은 분야라도 자신만이 내세울 수 있는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도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브랜드가 생기고 열심히 활동하다보면 기회는 언제든 마주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It's very important to do your core job really well in any company, but it's equally important to have curiosity and be open to serendipity. It's very important to understand what else is going on at the company and what those people are working on. And just keep talking to people and build relationship within the company. I think great careers are built by knowing a lot of people, doing great job and just waiting for serendipity and then seizing it and jumping."

Gokul Rajaram on designing your product development process, when and how to hire your first PM, a playbook for hiring leaders, getting ahead in you career, how to get started angel investing, more

투자가 부업인 고쿨의 포트폴리오를 보며 투자자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새기게 됩니다. 그럼 오늘 뉴스레터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하며, 다음주에도 유익한 콘텐츠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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