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CM 성장 비결 2.직급 폐지 이유는
 2023.03.22 23-011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29CM가 5년 만에 10배 성장한 비결
  02 SSG와 롯데온, 직급 폐지 후가 더 중요합니다
  03 뉴스 TOP5 - '데이터로 읽는 이커머스 경쟁구도'

   

#광고, 29CM가 5년 만에 10배 성장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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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놀라웠던 지난 5년

얼마 전 놀라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습니다. 29CM의 연간 거래액이 W컨셉을 앞질렀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작년 29CM의 거래액은 무려 77% 성장한 4,878억 원을 기록하며, 약 300억 원 차이로 W컨셉을 제쳤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29CM가 여성 패션 카테고리를 리딩하는 온라인 편집샵이 되었다는 걸 뜻하고요. 

더욱 놀라운 사실은 불과 5년 전인 2018년 만 하더라도 29CM의 연간 거래액 규모가 5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즉 10배 이상 몸집을 키웠다는 거고요. 그 기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86%에 달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29CM가 이렇게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이와 같은 29CM의 성공적인 스케일업은 적절한 시점에 이루어졌던, '선택과 집중' 그리고 29CM 만의 플라이 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플라이 휠

29CM는 스스로를 '고객의 더 나은 선택을 돕는다'는 미션을 전개하는 온라인 편집샵이라고 소개합니다. 이미 론칭 때부터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던 감각적인 UI/UX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때때로 소수의 마니아들 만을 위한 곳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솔직히 1,000억 원 규모 미만일 땐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큰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보다 매스 한 타깃을 노릴 필요가 있었고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여성 패션이었습니다.

 29CM의 이러한 여성 패션을 집중적으로 강화하자는 선택은 대내외적으로 매우 적절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이미 29CM 주요 고객이 '감도 있는 자기 만의 취향을 가진 여성'이었고요. 또한 시기적으로도 국내 여성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기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29CM 만의 '브랜드를 발굴하고 함께 성장하는 방식의 플라이 휠'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여성 패션을 중심으로 슬슬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플라이 휠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아마존은 널리 알려져 있듯이 고객 집착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였습니다.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면, 더 많은 고객이 모이고, 이를 보고 셀러들도 늘어나 서로 경쟁하게 되고, 자연스레 구색과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또다시 고객이 모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거였죠. 반면 29CM는 반대로 '매력적인 브랜드를 채워 넣는데 집중'하였습니다.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키워 성공 사례를 만들고요. 이를 무기로 더 많은 경쟁력 있는 브랜드들을 집결시켰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고객이 만족하게 되고, 더 많은 고객들이 모이니 브랜드들도 29CM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겁니다.

오직 29CM만이 할 수 있는 것

무엇보다 여기서 29CM가 잘한 점은, 브랜드를 모으는 목적이 단순히 구색을 늘리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으로 한정 짓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처럼 규모 경쟁으로 가게 되면, 쿠팡과 같은 대형 플랫폼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29CM는 단순히 상품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과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 발굴에 집중하였고요.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채워주려 노력하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9CM의 최대 자랑 중 하나인 콘텐츠라 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브랜드코멘터리 같은 시리즈의 경우, 성장하는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브랜딩에 목마르다는 걸 정확하게 캐치하였습니다. 요즘 고객들 역시 브랜드에 대해 더 알고 의미 있는 쇼핑을 하고 싶어 하기도 했고요. 이러한 부분을 잘 공략한 덕분에, 브랜드코멘터리는 참여한 브랜드의 매출이 콘텐츠 공개 후 2주간 평균 3배씩 성장하도록 돕는 히트 상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29CM는 최근 지속적으로 확대 중인 이구성수, 이구갤러리 등의 오프라인 접점 제공이나, 무이자 생산 자금 지원 같은 성장 지원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방식을 통해 브랜드들과 협력하고 있고요. 전체 플랫폼 규모가 성장하면서, 브랜드들에게도 기존에 잘하던 브랜딩은 물론, 매출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29CM가 10배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29CM는 플라이 휠을 돌리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전문을 꼭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29CM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SSG와 롯데온, 직급 폐지 후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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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독 이커머스만 폐지하나요?

최근 유통 업계에서 직급 폐지 바람이 거셉니다. 단 '이커머스'에 한정해서만 불고 있다는 게 특징인데요. 올해 1월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이커머스 사업부가 직급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커리어 레벨제를 시행한다고 선언한데 이어, 지난주에는 SSG닷컴도 유사한 형태인 그레이드제를 도입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레벨제라고 불리는 이러한 형태는 구성원이 보유한 전문성에 초점을 둔 제도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개발자들을 평가하고 관리하기에 유용했고요.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사실 많은 리테일 기업 중 이커머스 기업, 혹은 사업부에서 유독 레벨제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들이 채용 시장에서 테크 기업들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개발 역량이 경쟁에서 점차 더 중요해지자, 전문 인력을 구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이들의 입맛에 맞게 바꾼 것인데요. 아예 쿠팡은 사업 초기부터 직급 대신 레벨을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전통 유통기업들도 늦게나마 이러한 흐름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건, 충분히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일 아닌가 싶습니다.

수박 겉핥기가 되지 않으려면

하지만 단순히 겉모양만 테크 기업을 따라 한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겁니다. 우선 직급제 폐지는 단지 호칭을 바꾸는 걸 넘어서, 반드시 역량 기반의 승급 제도와 성과 중심의 유연한 보상 체계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잘 운영되는 조직들을 보면, 내부에 데이터 리터러시*가 잘 구축된 경우가 많았는데요. 여기서 데이터라는 키워드가 나오는 이유는, 경영 활동의 결과가 데이터로 집계가 되고 이를 기반으로 평가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이 자리 잡아야, 레벨제와 같은 제도들이 안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개발 직군을 레벨제 안에 포괄하여 관리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의 역량과 성과를 어느 정도 객관화하여 평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평가와 승급 기준의 객관화가 어렵다면, 오히려 이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기업 비개발 직군 내에서도 매출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MD는 그나마 나을 테지만요. 다른 직군들은 평가나 승급에 있어서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결코 쉽지 않고, 보이지 않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누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의 일하던 방식을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것으로 온전히 바꾸지 않는다면 말이죠.

※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를 탐색 및 이해하고, 데이터로 소통하며, 이를 업무에 활용하는 능력
 

또한 유연한 보상 체계 역시 쉽게 구축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작년 9월 인크루트와 데이터솜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심지어 월 단위로 업무를 평가하고 보상하는 조금 더 급진적인 레벨제에도 10명 중 7명 정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이렇게나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이유로는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를 첫 손에 꼽았습니다. 이는 기대한 수준의 보상이 주어진다면 성과도 늘겠지만, 반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평가 압박에 의한 스트레스만 부각되어 조직의 사기가 저하될 거란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보상 체계를 바꾸는데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앞서 말한 평가 기준의 객관화가 전체 회사의 일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면, 보상 방식의 변화는 경영진의 대대적인 인식 개선과 연관성이 큽니다. 여전히 국내 기업들은 보상 확대에는 박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해고가 자유롭지 않다는 국내 경영 환경의 특수성도 고려해야겠지만요.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이기에, 경영진이 적극적인 자세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야, 인사제도의 개편이 실제 경영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중요한 건 신뢰 아닐까요?

이처럼 최근 이커머스 업계만 봐서는 승급제 폐지가 이슈일지 모르지만, IT업계 전체로 시야를 넓혀보면 역시나 재택근무 축소가 가장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국내를 대표하는 테크 기업들까지도 점차 재택근무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요. 재택을 상정하고 이사를 하던가, 개인 계획을 세웠던 직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혼란을 불러온 건, 결국 채용 시장 내 경쟁력 유지를 위해, 무분별하게 트렌드를 쫓아 내려졌던 의사결정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인사제도가 중요한 만큼, 신중하게 결정했어야 했던 거죠. 이렇게 바로 포기할 거였다면 애초에 시작을 하지 않았던 게 좋았을 겁니다.

반면에 여전히 재택근무를 고수하는 일부 기업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아마 이들은 향후 채용 시장에서 보다 선도적인 입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클 겁니다. 왜냐하면 일관성을 유지하여 잠재적인 후보자들에게 신뢰를 얻었으니까요. 당장의 비용 부담은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기업들은 브랜딩의 승자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따라서 이번 직급 폐지나 보상제도 개편도, 결국 얼마나 영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한 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될 겁니다. 특히 올해 들어 새로이 제도를 개편한 두 기업은 아마 사전에 많은 고민과 연구를 했을 것 같은데요. 이들의 도전이 좋은 선례가 되어, 전체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쿠팡의 남은 숙제, 네이버의 탈환 전략, SSG의 버티컬 전략

현대백화점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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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뷰티 매장들은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 중입니다

하지만 면세점들은 승자의 저주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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