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제가 1년 넘게 수영하고 있어요. 누가 가라고 채근하지 않아도 비바람이 치는 날에도 알아서 수영장에 가는 생활수영인으로 거듭났어요. 수영장에는 국룰 아닌 국룰이 하나 있는데요. 서로의 이름, 물 밖에서 업으로 삼는 일은 묻지도 굳이 말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생활수영인들끼리의 대화 주제는 오직 하나, 수영입니다. 어떻게 해야 접영을 잘하는지, 평영 발차기 한 번에 더 멀리 나아갈지… 육지에서 흔히 오갔던 편견과 가치 판단이 들어갈 새 없이 오로지 관심사만 존재하는 수영장이 참 좋습니다. 문득 저는 집에서 훨씬 가깝고 최신 시설이 완비된 수영장을 두고 가끔 찬물 샤워를 해야 하는 수영장을 왜 계속 다니는지 생각해봤어요. 이유마다 ‘사람’이 있더라고요. 수영장에서 자주 만나는 분들과 나누는 인사와 가벼운 이야기가 제 행복을 채워주는 소소한 일상이 됐고요. 가끔 정신없이 수영장 가는 날엔 수영모나 샤워용품을 깜빡하는데, 다른 수영인의 도움으로 저의 덜렁거림을 보완해요. 혼자서는 하지 못할 운동량을 같이 해내며 성취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의 실력이 성장하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커뮤니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커뮤니티라 공식 명명된 건 아니지만 제 마음속 인증을 받은 곳이면 그걸로 된 거죠. 독자님도 소속감을 느끼는 커뮤니티가 있나요? 독자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커뮤니티의 모습은 어떻나요? 어떤 연결의 감각이 있나요? 독자님이 커뮤니티와 주고받는 연결감이 이번 한주 독자님의 마음에 자양강장제가 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