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22년 7월, 나란히 섬 49

장마 가운데, 잠시 개였던 지난 3일, 두 번째 클린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5월부터 시작된 미등록 이주민 단속 소식과 폭염경보에 일정을 미루려했습니다. 그러나 함께 행사를 꾸려가는 네팔 마가르 공동체의 요청에 수락산을 찾았습니다. 된 더위를 톡톡히 맛본 터라 8월 달은 쉬어가려 하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다시 함께 산을 오르려 합니다. 아래와 같은 이유로 다음 산행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두번째, 클린 산행. 7월 3일, 수락산>
1. 여가의 효용

   노동시간이 단축되며 우리는 삶의 질에 관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자기표현과 해방, 그리고 만족을 위한 도구인 여가에 주목하였습니다. 이제 관심을 넘어 인간생활에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여가는 특정 계층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향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주노동자도 제외될 수 없습니다.

주로 3D 업계에서 노동하는 이주노동자가 육체 피로를 해소하고, 반복적 노동에서 오는 권태감이나 지루함을 풀어주는데에 여가가 작용합니다. 타국살이에 욕구불만과 갈등, 좌절감, 혹은 정서적 불안을 해소하여 정서적 안정을 구할 수 있게 하는 여가가 산재를 입고, 자살을 선택했던 이주노동자에게도 주어졌을까요? 또 다른 이들이 맞을지 모르는 안타까운 결말에 작은 균열이나마 내어보자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2. 산행에 더한 선행

   서울 유수의 산을 오르며, 이 산이 저 멀리 히말라야와 닮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에베레스트뿐만이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쓰레기때문에 에베레스트 빙하가 녹고 있으며, 이가 기후변화라 불리는 전 지구적 현상 중 하나임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위기 앞에 산행에 선행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2016년, 유럽에서 시작한 플로깅(plogging), 운동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부터 산을 오르는 즐거움에 쓰레기를 줍는 의미를 더한 클린하이킹이 SNS를 통해 MZ 세대 가운데 퍼지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도 손을 거들었습니다.

<줍줍 퍼레이드. 5월 29일, 북한산>

3 선행을 통한 사회 소속감 증대

   우리가 둘러맨 클린백과 배지를 보고 “무엇을 하느냐?”라 묻는 등산객에게 쓰레기를 줍으러 산에 올랐다 하면 수고한다, 고맙다란 인사가 되돌아옵니다. 이 감사는 선주민으로서 이주민에게 건네는 치하가 아닌, 함께 산에 머무는 동료에 대한 칭찬입니다. 이를 받은, 이주민의 이 사회에 느끼는 소속감이 증대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4. 이주민 자립감 증진

   이러한 활동이 우리 회와 네팔 마가르 공동체가 파트너로서 함께 계획하여 준비하고, 그리고 실행하고 있다는 것에 또한 의미가 큽니다. 클린 하이킹이란 여가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오늘이 자아 성장과 계발을 추구하는 내일에 닿을 것입니다. 클린백과 배지 제작과 프로그램 진행에 관한 경비에 반을 부담하겠다는 마가르의 제안이 자조의 태동이라 느껴집니다.


   우리가 함께 하는 클린 하이킹이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쓰레기를 줍어 산에 내려오며 정리할 때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쓰레기 분리 배출 교육 필요

   쓰레기를 줍는 일로 선행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쓰레기 가운데 재활용 물품을 분리하는 일로 이뤄져야 폐기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참여한 이주민 가운데 쓰레기 분리 배출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적었습니다. 이들을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이주민이 한국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로 클린 하이킹을 계기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2. 산행과 선행을 위한 소규모 조직

   현재는, 한 산을 한 코스로 여러 인원이 단체로 오르고 있습니다. 산행 동료 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쓰레기를 줍는 일에 능률을 높이기 위해선 한 산을 여러 코스로 소규모의 인원이 오르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길에 익숙한 길잡이 역할을 할 참여자와 함께 오를 동료가 필요합니다. 선주민이나 이주민을 가리지 않고 함께 할 봉사자나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위의 문제를 풀 준비를 하며, 다음 산행을 기다립니다.

<산으로 초대>
6월 후원자 명단
단체후원금
공덕교회, 삭개오작은교회, 서울제일교회 루터회, 아산에이전시, 우리정공, 청암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향린교회, 트립티

개인후원금

- 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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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장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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