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에 푹 빠진 Z세대가 많아졌습니다. 이에 영화나 아이돌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던 세계관 개념이 브랜드 영역으로 활발히 확장되고 있어요. 다양한 브랜드에서 컨셉츄얼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를 만들어 Z세대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에 빠져들게 하고 있죠. 특히 Z세대는 컨셉에 과몰입하는 것을 즐기는데요.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대학내일20대연구소, 2021)>에서도 취향에 맞는 세계관 속 콘텐츠로 서로 소통하는 이들을 컨셉친으로 정의하고 세계관 마케팅이 중요해질 것이라 주목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 Z세대가 좋아하는 세계관 마케팅 사례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특별히 해당 사례에 대한 담당자 기획 비하인드도 담았으니, 끝까지 집중해서 읽어주세요.

👀 세계관 마케팅을 준비한다면 여기서 힌트를 얻으세요.

세계관은 사실 익숙한 단어입니다. 해리포터나 마블시리즈의 팬이라면 한 번쯤 나무위키에서 캐릭터 간의 관계성을 검색하거나, 누군가 잘 정리해 둔 영상 콘텐츠를 보며 공부한 적 있을 겁니다. 적극적인 팬들이라면 직접 소설을 쓰거나 굿즈를 만들며 2차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요. 세계관 속에서 팬들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즐기며 점차 세계관을 확장하는데요. 지난 5월 완결된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일명 '데못죽')> 웹소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일명 ‘데못죽’으로 불리는 이 소설은 연재 시즌 동안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를 장악하더니 연재 6개월 만에 카카오페이지의 밀리언페이지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매회가 지날수록 팬들은 소설 속 팬덤 ‘러뷰어’처럼 생일카페를 열고 팬 음원(유튜브 단독 조회수 13만 회)을 직접 만드는 등 적극적인 2차 콘텐츠를 생산했고요. 팬과 작가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며 점차 세계관이 확대된 셈이에요. 카카오페이지 역시 생일을 맞은 캐릭터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등 팬들의 상상을 더욱 단단히 해줄 TMI를 꾸준히 내보냈습니다.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데못죽은 지난 5월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약 2주 동안 총 1만 5000명이 방문했고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은 무려 50만 원에 달했다고 해요.

💜 풍부한 스토리를 쌓아나가는 브랜드 IP들
필연적으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웹소설뿐만 아니라 브랜드에서 만든 IP 역시 세계관을 활용해 팬을 만들어 냅니다.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세계관에는 액셀런트 남매, 슈퍼콘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며 캐릭터 간 관계성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유명 뮤지컬 배우와 함께 만든 영상을 팬이 재 더빙하며 2차 콘텐츠까지 생성되었고요.


엔씨소프트의 도구리 역시 K-직장인의 오피스 라이프를 주제로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웹툰으로 스토리를 차근차근 쌓아 올리며 굿즈를 만들더니, 최근 도구리 짤줍전 컨셉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차를 낼까 말까 고민하는 직장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세운 반차사유상은 SNS에서 큰 화제이고요.


한편 웹툰이 아닌 영상 콘텐츠에서 발전한 IP도 있습니다. 바로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인데요. 유튜브 콘텐츠에서 시작해 발전한 탄생 스토리에 따르면 벨기곰은 유령의 집에서 태어난 ENFP예요. 뾰족한 걸 싫어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는 다 따라해보고 싶어하죠. 벨리곰을 좋아하는 팬들이 늘어나며 어메이징 벨리곰, 젤리 제품 출시 나아가 NFT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브랜드는 컨셉에 과몰입하는 Z세대가 세계관에 더욱 디깅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고민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공간으로 구현한 팝업스토어인데요. 마치 기대했던 소설이 영화화되었을 때 실망하는 것처럼 팝업스토어에 방문했을 때 실망하지 않도록 잘 구현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 최근 잘한 마케팅 사례 👉 새로 02-57 팝업스토어
요즘 Z세대 인스타그램에서 주로 보이는 공간은 바로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새로의 ‘새로 02-57 팝업스토어’입니다. 이번 달 9일부터 25일까지 성수의 한 건물 지하에서 진행되며 기존의 새로구미(새로+구미호)의 세계관을 동굴 컨셉의 공간에서 생생하게 표현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새로구미 세계관: 어린 시절 사냥꾼에 의해 구미호 ‘새로구미’는 부모님을 잃었지만, 한 아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훗날 인간에 대한 원망으로 사냥꾼이 된 새로구미는 그만 자신을 살려준 아이를 해치고 만다. 큰 충격을 받은 새로구미는 이후 강릉 동대굴에서 수백 년간 천연암반수를 마시며 속죄하는데. 그러다 인간의 풍요를 기원하고자 강릉 대관령의 정기를 받아 ‘새로’를 만들기 시작한다.
새로 02-57에서 짧은 세계관을 풀어내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지하 주차장을 강릉 동대굴에 입장하는 형태로 똑같이 재현하여 입장할 때는 반드시 청사초롱(등불)을 들고 가야 할 만큼 어둡습니다. 문이 닫히면 어두컴컴한 동굴 안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죠. 실제 세계관 속 배경처럼 느낄 수 있도록 세세하게 조명과 온도, 향을 신경 썼고 입구부터 컨셉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동굴 벽화에 스토리를 적어두었습니다. 등불을 가까이 가져가면 스토리 속에 숨어있는 숫자 암호도 찾을 수 있고요. 이 숫자는 다음 스토리로 이동하는 관문에서 사용됩니다.

새로 02-57은 디테일한 요소에 신경을 많이 쓴 공간입니다. 팝업스토어 이름부터 강릉 동대굴의 지번 주소 257과 서울의 지역번호 02를 활용해 만들었고, 세계관 스토리 전개에 따라 총 12가지 콘텐츠 별 공간을 분류했어요. 동굴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새로구미의 메시지가 끝나면 곧이어 집들이 방명록을 남기는 공간으로 연결됩니다. 전통적인 스토리에 따라 방명록은 붓으로 남기죠. 새로구미가 외출을 준비하는 새로움의 방(360도 사진 촬영관)과 새로구미의 순수함의 방(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에서의 체험이 끝나면 1주년 생일잔치 공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단순히 캐릭터 굿즈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세계관 스토리를 고려한 팝업스토어였다는 평이예요.

(좌) 새로구미의 메시지   /   (우) 새로구미의 순수함의 방

팝업스토어를 기획한 오오비컴퍼니 담당자에 따르면, 동굴 컨셉에 따라 지하로 내려가서 입장하는 듯한 공간을 선택한 후, 입구부터 내부까지 새로구미의 집(동굴)처럼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표현하는데 집중했다고 해요. 이끼와 조경을 섬세히 배치하고 동굴 속 물이 떨어지는 효과음을 들을 수 있게 음향을 세팅했습니다. 게다가 조명과 온도, 심지어 향까지 고려해서 각기 배치했어요.

(좌) 굿즈존   /   (우) 새로 술상

또 새로구미가 실제로 살고 있는 집이라면 신비롭고 마법같은 공간일 것이라 생각해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소재를 활용했어요. 가장 큰 ‘깊은 동굴’과 ‘새로 칵테일 시음존’의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영상과 ‘새로 저장고’는 광고 속 장면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새로02-57 팝업스토어에서 발견한 성공요소
1. 명확한 컨셉: 세계관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굴'이라는 공간 컨셉을 강조하고 전통적인 소품 배치
2.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 공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시각, 촉각은 물론 후각과 청각까지 자극하는 요소 존재
3. 이해를 돕는 스토리텔링 장치: 세계관을 잘 몰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동굴 벽화와 안내 멘트 활용

현재 새로 팝업스토어는 네이버 기준 9월 예상 검색량 약 3만 건에 달합니다. 방문객의 SNS 후기에 따르면 ‘답례품까지 받으니 진짜 생일잔치에 초대 받은 기분이다.’ ‘입구 동굴을 리얼하게 만들어서 동굴로 들어가는 순간 ‘새로’세계관에 입장한 느낌이 들었다’ 등 다양한 의견이예요.

세계관 마케팅이 Z세대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만큼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컨셉이 흔들리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고 확장해나가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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