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스에서 슈스되자!
47. 원동력
지인 : 무엇으로 움직이나요? 그리고 어디로 향해 가나요.
우리는 저마다의 것들을 품고 살아가죠. 소중하게 품어온 어떤 것들은, 걸어가는 방향의 나침반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원동력에 대한 영감을 가져왔습니다.
원동력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움직임의 근본이 되는 힘>인데요. 수슈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어떤 것일지 함께 보시죠.

※ 최근 폭우로 인한 안타까운 사건들에 마음이 많이 먹먹했습니다. 피해를 입은 분들의 조속한 회복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인의 답 : 자유롭고 자주적인 소요
주변인들에게 종종 들었던 말이 있는데요. "늘 뭔가를 한다.", "부지런하다." 이런 종류의 칭찬이었어요.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고맙다고 말하기보다는 부정을 하곤 했습니다. 칭찬이 어색해서는 아니고요, 진심으로 의아했기 때문입니다. 전 정말로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시간을 쪼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봐서 그럴까요? 아니면 여전히 스스로에게 인색해서 그럴까요. 아무튼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기준이 높은 듯합니다. 요즘의 저는 특히나 느슨한 탓도 있고요. 그래서 이번 영감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원동력이란 말을 들으면 달리기가 떠오르는데 저는 소요에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소요 :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
걸어 다니는 것조차 어떤 의지가 있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래서 원동력의 의미를 조금 더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이제야 대답을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무언가를 계속해서 하게 되는 힘은 <주체성>인 듯합니다. 천천히 산책하듯 길을 걸을 지언 정, 제가 선택한 길인 게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거든요. 설령 그 길이 남들이 보기엔 왜 걷는지 이해가 안 가는 길일지라도요.
저는 생각이 많아요. 아무 생각 없이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을 때가 많은데, 이런저런 생각들이 늘 발끝에 무겁게 붙어버립니다. 이제는 이게 나란 사람이니 어쩔 수 없다- 하며 마음을 내려놨어요. 모든 성격은 양면적이라 장단이 있다 생각하거든요. 많은 생각은 많은 고민을 부르죠. 그럴 때마다 제가 어디로 걸을지 결정하게 하는 건, 주체성이 어느 길에 있냐였습니다. 어쩔 때는 걸음 자체를 내딛게 하는 목표가 되기도 했고요.
열두 살에 책을 보고 15년간 이어갈 꿈을 정했을 때도, 그 꿈을 위해 혼자 마이너한 분야를 파고들던 학부생 때도, 힘들게 들어간 대기업을 퇴사했을 때도. 그리고 오랜 시간 품어왔던 꿈을 완전히 떠나보내고 글을 쓰겠다고 결심했을 때도. 그 모든 일을 시작하게 했던 것은 내가 선택하고 싶다는 욕망에서부터였습니다.

앞으로도 휘적휘적, 때로는 꾸역꾸역. 제가 선택한 길을 잘 걸어가 보겠습니다. 자유롭고 자주적이게요.
효그의 답 :알면 좋아한다

얼마 전 감기를 앓았어요. 그래서 꾸준히 이어오던 루틴을 조금은 내려놓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렇게 완쾌하고 나서 다시 루틴을 시작하려는데 전보다 많이 꾸물대더라고요. 마침 주제도 원동력이겠다, 이렇게 루틴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오늘은 그 생각을 나눠 보겠습니다.


익숙하면 알게 된다.

루틴의 핵심은 그것이 익숙해지게 하는 것이에요. 마치 당연한 듯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이죠. 그렇게 익숙해지도록 그 행동을 자주 접하게 되면, 이를 더 잘 알게 됩니다. 시작한 지 1년이 되어가는 운동을 예로 들어볼게요. 처음에는 어딜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지만, 이제는 특정 부위에 자극이 간다는 것을 알고 좋은 자세를 탐구해 수행하고 있어요. 퇴근 후 반자동적으로 헬스장으로 향했고, 그렇게 주 3~5회를 한 만큼 더 잘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알면 재미있다.

어떤 지식을 알게 되면, 그것을 더 깊이 파고 싶어져요. 그 세계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해할수록 재미가 생기고요. 제게는 디자인이 그런데요. 경험이 쌓일수록 깊이를 가늠할 수 없고, 그래서 더 알고 싶거든요. 그렇게 공부하면서 흥미가 생기고, 더 궁금해져서 탐구하는 일종의 선순환이 이루어져요.


재미있으면 좋아한다.

어떤 일에서 재미를 찾으면 결국 좋아하게 돼요. 그렇게 루틴을 좋아하게 되면, 더 이상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이 됩니다. 그리고 루틴을 실천하는 시간을 즐기게 될 테고요. 생산적이면서 신나는 시간이 있다니, 제대로 한다면 정말 엄청날 거 같지 않나요?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이런 의미이지 않을까 싶어요.


행동이 익숙해져서 알게 되고, 결국 이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루틴의 목적인 거 같아요. 즉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인 거죠. 그렇게 제가 지금 하는 루틴이, 좋아하고 재미있게 하고 싶은 행동인지 점검해 보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쓰기는 쉽지만, 실제로 루틴을 좋아하기까지는 충분한 노력이 필요할 거 같았어요. 그럼에도 저는 한동안 루틴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체크리스트에 적힌 이 루틴들을 좀 더 좋아하고 싶으니까요.

예솔의 답 : 오늘을 차곡차곡

저는 딱히 미래 지향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그래서 먼 훗날에 이루고 싶은 꿈을 말해보라고 하면 달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거나, 다음 생엔 나무늘보가 되고 싶다거나, 이런 판타지 같은 꿈뿐이죠. 물질적인 성공에 대한 욕망도 없고 미래를 그리고 꿈꾸며 살지도 않아요. 단지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갑니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한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미리 잡혀있는 설레는 일정이 항상 꽤나 많은 편인데, 지금 갑자기 세상이 멸망하거나 갑작스레 생이 끝나면 그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정들을 못 소화하는 게 아쉬울까란 생각을 종종 합니다. 하지만 저의 대답은 항상 ‘아니!’에요. 미래의 무언가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지금’의 설레는 감정이 미래에 그 무언가를 하며 느낄 감정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커다랗다는 걸 알거든요. 다음을 향해 한발 앞으로 나가있는 상태가 아닌 똑바로 서서 지금 주어진 시간과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상태로 살아간다고 하면 조금 와닿으실까요? 저는 어쩌면 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상태가 역설적으로 제 삶의 원동력이라 생각해요. 차곡차곡 쌓아 올린 오늘을 딛고 내일로 넘어가서 또 오늘을 사는 거죠.


제가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원동력은현재를 만끽하려는 마음이라고 정리할 있겠네요.차곡차곡 쌓아 올린 오늘을 딛고 내일로 넘어간다 제가 열심히 일기를 기록하는 것과도 연결이 돼요. 하루 끝에 그날의 조각들을 작은 칸에 차곡차곡 기록해두는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거든요. (물론 밀린 며칠, 주치를 한 번에 쌓아 올릴 때도 있지만요 😂) 그러다 한 번씩 매일 다른 색으로 채워진 칸들을 돌아보며, 아름다운 추억들을 생각하며 원동력이 부스터를 다는 날도 있죠. 가치관이 언제 어디로 튈지는 모르지만, 당분간은 이렇게 계속 오늘의 안에서 살아갈 예정이에요. 쑤쓔 여러분은 일기장의 어느 칸에 살고 계신가요?

🍪 영감 스낵

 가르치면서 배우기 
효그 : 강의 듣기, 토론 하기 등 무언가 배우는 방법은 다양한데요. 이런 여러 방법마다 효율이 천차만별이라고 해요.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토론하거나, 직접 하거나, 그리고 가르치는 일명 액티브 러닝이라고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특히 가르치는 것이 배운 것을 90%나 기억하는 제일 높은 효율을 보여주었다고 해요. 이런 가르치면서 배우는 경험담을 공유한 글이 있어서 소개해 드려요. 남을 이해시키기 위해 자료를 더 찾아보고, 이를 구조적으로 정리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일련의 과정이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낸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어쩌면 저도 쑤쓔에게 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저 자신을 공부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쑤쓔들이 하는 공부가 있다면, 저희에게 살짝 가르쳐주시는 건 어떠신가요?

 생각은 어디까지 사람을 강하게 만들까 
지인 : 저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전부 의외라 하겠지만.. UFC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네. 정찬성 선수가 활동하는 곳으로도 많이 알려진 미국의 종합격투기 대회를 말하는 게 맞습니다. 요 몇 년 간은 한참 안보다가 갑자기 다시 바람이 불어 경기 영상들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넷플릭스에서 한 영상을 보게 됐어요. 맥그리거 포에버라는 제목의 시리즈인데요. UFC의 전설적인 선수 코너 맥그리거의 일화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맥그리거는 아주 복잡한 히스토리를 가진 사람입니다.

1. 작고 힘없는 국가에서 가난하게 태어나고 자란 사람
2. 17살에야 본격적으로 격투기를 시작해서 프로 데뷔 직전까지도 사회기금을 받으며 생활했던 사람
3. 최초로 동시에 두 체급 챔피언을 석권한 사람.
4. 상대를 자극하는 트래쉬 토크로 유명한 사람
5. 온갖 기행과 구설수를 몰고 다니는 사람
6. 20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UFC 선수들 중 가장 성공한 사람
7. 그런 돈이 있음에도 계속해서 격투를 했던 사람

이 밖에도 여러 가지 모습들이 있지만, 제가 놀란 부분은 자신을 정말 믿는다는 것이었어요. 갓 데뷔를 앞둔 신인 시절의 인터뷰가 나오는데요.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때도, 스스로 챔피언이 될 것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속이며 끊임없이 움직였기에 마침내 현실에서 그 모든 걸 이루지 않았나 싶습니다. 4화로 이루어진 짧은 다큐멘터리라 가볍게 추천드리며 공식 예고편을 공유드릴게요! McGregor Forever | Official Trailer | Netflix

 #posterdump 
예솔 : 'Photo dump'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주로 인스타그램 같은 사진 SNS에서 쓰이는 용어로, 'Photo'에 쓰레기 더미를 뜻하는 'Dump'를더해 사진 여러 장을 뭉텅이로 올릴 때 덧붙여 사용하곤 해요. 그리고 이 인스타그램의 #photodump 문화에서 착안된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곧 성수에 찾아옵니다. 바로 8월 한 달간 그라운드시소 성수에서 열리는 '포스터 덤프'라는 영감 디깅 페스티벌인데요! 6개의 키워드에 맞춰 43팀의 아티스트가 각자의 영감을 담은 포스터를선보이고, 관람객은 그 사이에서 영감을 디깅하는 신개념 아트 페스티벌이라고 해요. 약 350여점의 프린티드 에디션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데, 마음에 드는 작품이 적어도 하나는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티켓을 냅다 예매해버렸어요. 현재 정상가의 반값으로 슈퍼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포스터덤프: 썸머 디깅 페스티벌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세요!
맺음말

예솔 : 안타까운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몇 주를 보냈어요.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일어나는 비극에 의욕이 상실되기도 하고 속상함과 화를 주체 못하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수스 뉴스레터를 위해 차분히 나의 원동력에 대해 생각하며 과한 감정들은 조금 내려놓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수스도, 쑤쓔도 - 나설 수 있는 부분에선 행동하되 감정이 자아를 집어 삼켜버리진 않길 바라요. 남은 7월도, 8월의 시작도 몸과 마음 모두 무탈하길 수스가 같이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8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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