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특별한 삶을 살고 있어요
interview with 지야 리추얼 메이커
🍊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 수정치유 장신구를 만들고 요가를 하고 있어요. 반짝이고 투명하게 빛나는 저의 반려 광물 수정들과 함께 마당이 있는 제주 시골집에 살고 있어요. 이십 대 삼십 대의 대부분의 시간을 정착하는 곳 없이 여행하며 떠돌아다녔는데 이제야 내가 집순이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러니까 나는 여행자이자 집순이, 요가 수련자이자 요가를 사람들과 나누는 사람이고, 수정과 소통하여 나 자신을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치유하는 치유자입니다.
🍊 연금술사의 주인공이 긴 여행을 마친 후 자신이 떠나온 바로 그곳으로 돌아온 것처럼, 지야님도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느낌이네요. 여행하는 20대와 30대를 보낸 후 집으로 돌아와 찾은 행복이 비밀이 있나요?
🔮 지금 나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꼽자면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 '알람 없이 일어나는 느긋한 아침' '나에게 먹일 음식을 손수 만들 수 있는 여유'예요. 이것이 지켜지면 나는 내가 꽤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져요. 소박하게 들리지만 사실 실제로 이런 삶을 사는 것은 정말 럭셔리한 일이에요. 출퇴근을해야 하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이런 생활을 할 수 없고, 혼자 사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니 분명 돈이 드는 일이죠. 돈은 우리 삶을 좀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해 존재 하니까요. 저에게 타이틀이나 지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나를 자유롭게 하는 삶에 집중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임팩트 없는 삶을 살지가 저에게는 중요한 숙제예요.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가지 않고 인도로 여행을 떠나고, 돌아와서 뒤늦게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취업하기보다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을 택했잖아요. 그런 선택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궁금해요.
🔮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면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따르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꽤나 일관성 있죠. 조금 다른 선택을 할 때도 많았으니 때때로 단절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외로울 때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언제나 나의 직감을 따르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부모님과는 조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제가 세 살이 되었을 무렵에 갑자기 호흡을 할 수 없게 되어서 응급실에 실려 간 적이 있데요. 엄마는 신발도 못 신고 저를 안고 달려 나갔고 병원에 도착해서 정밀 검사를 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해요. 그때 의사가 엄마한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해요. “이 아이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죽어요.” 엄마는 가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의사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지금도 의아해하세요. 엄마는 그 사건을 잊지 않고 저의 직관을 늘 믿어주었어요. 일반적으로 삶에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 이를테면 공부를 잘하는 것, 돈을 많이 벌어서 부를 축적하는 것, 혹은 그런 배우자를 만나는 것에서 저를 완전히 자유롭게 해주셨어요.
어렸을 적부터 저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서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그것이 저의 부모님이 저에게 가르쳐 준 삶의 방법이었거든요. 그렇다고 십 대 시절이 꿀처럼 달콤하고 행복했던 건 아니에요. 모두가 인정하는 가치가 아닌 다른 가치를 선택하는 삶에는 희생이 있으니까요. 학창 시절은 지금 생각하면 최대의 암흑기였고 저는 다른 생각을 하는 이방인으로 외롭고 홀로 있는 시간들이 많았지만, 그 시간들을 이제는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때 타협하지 않고 나를 잘 지켜준 내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우니까요.
🍊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줄곧 내면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따르는 삶을 살았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사는 삶은 어떤 삶인지 궁금해요.
🔮 가슴의 소리를 듣고, 그대로 행동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도 아니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삶을 살다 보면 늘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저는 그때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연습을 하기에 가장 좋을 때라고 생각해요. 만약 그 선택이 나와 남을 단절시키거나 두려움이 기반이 되어있다면 그것은 진짜 내면의 목소리가 아닐 가능성이 커요. 저는 보통 내면의 소리를 들을 때 홀로 고요한 시간을 보내려 해요. 그리고 가슴이나 배에 의식을 집중해요. 직감을 따르라는 영어표현이 “follow your gut”인데, 여기에서는 직감을 따르라는 것을 당신의 배를 따르라고 하잖아요. 어쩜 이렇게 절묘한 표현이 있을까 놀라워요.
사실 가슴의 소리를 듣고 따르는 것은 때때로 많은 희생이나 눈물이 따를 때도 있어요. 저의 젊은 시절 여행길과 기억하고 싶은 모든 행복하고 특별한 순간을 공유한 11년을 함께 한 삶의 파트너가 있었어요. 그런데 제 안에서 언제부터인가 홀로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받았어요. 그와의 이별을 결정한 후 주변 사람들로부터 너무 차갑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그에게 상처 줬다는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진정으로 혼자 살아 본 적이 없기에 처음부터 다시 모든 것을 혼자 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죠.
아마 삶은 지금 내가 스스로 두 발로 서야 하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고, 누군가와 공동 의존하는 관계가 아니라 오롯이 나만의 힘을 기르는 것을 원했던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와 헤어져야 했죠. 당시에 후회와, 의존 관계로 돌아가려는 마음, 죄책감으로 뒤섞인 시간을 견디며 삶이 나에게 준 숙제들을 묵묵히 해나갔어요. 그런 시간들을 묵묵히 보내며 조금씩 치유가 되었고, 내가 치유되면서 나와 공명하는 모든 경험들이 함께 치유되는 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죠. 이런 경험을 통해 내 안에 삶에 대한 더욱 커다란 믿음이 생겼어요. 내면의 목소리의 안내를 따르는 삶은 지구라는 학교에서 조금 더 우리를 성장시키는 방법인 것 같아요.
🍊밑미에서는 수정과 함께 명상하는 차크라 치유 명상 리추얼을 하고 있잖아요. 수정과 함께 명상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궁금해요. 그리고 수정을 더 많이 만들어서 팔 수 있음에도 딱 정해진 양을 판 후에 멈추는 이유도 궁금해요.
🔮 수정은 저에게는 스승이에요. 수정은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지구의 시간을 땅속에서 있다가 세상으로 나오고 자신의 빛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아요. 그리고 각각의 수정들은 미네랄의 조합에 의한 자신만의 색 무엇보다 자신만의 진동을 가지고 있어요. 각각의 수정이 모두 자기만의 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꼭 우리 인간이 모두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수정 역시 인간의 착취를 피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작은 채굴 현장에서 온 가공하지 않은 수정들을 구하려고 해요. 큰 기계 없이 땅속에 있는 것을 발견해내는 소규모 수정 굴에서 온 수정들은 트라우마 없이 자신만의 에너지를 잘 간직하고 있고 그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치유의 파장을 주거든요. 그런 치유 수정을 수집하고 수정들과 명상해서 주인을 찾고 제작하는 모든 작업을 혼자하기 때문에 절대 많이 팔 수가 없어요. 하지만 언제나 내가 먹고 살 만큼 그리고 일 년에 한두 번 여행을 떠날 만큼의 여유와 자유를 줍니다. 그 외에는 우주가 필요한 것들을 주변 사람들이나 아주 창의적인 방식으로 채워주곤 하지요. 그래서 더 많이 일할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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