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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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이 포착한 '검은 선'의 정체📡

안녕하세요! 위클리어스 킹크랩입니다🌊

지난 1월 페루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양 기름 유출 사고는 많은 세계인들의 걱정을 자아냈는데요. 전 세계 선박들이 사고 없이 '의도적으로' 수십 년간 바다에 기름을 버리고 있었다면 믿으실 수 있으신가요? 바로 선박 바닥에 있는 기름혼합물 '선저폐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단속 위성에서는 종종 선박의 뒤를 따라 이어진 '검은 선'이 목격되고 있는데요. 전 세계의 많은 선박들이 오랫동안 바다에 선저폐수를 방류했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위클리어스에서는 선저폐수 무단 방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들만의 비밀 '선저폐수 무단 방류'🚢
선저폐수 (출처: DW)
'선저폐수(Bilge water)'란 주로 선박의 기관실에서 발생하여 선박의 밑바닥에 고이는 물로, 기름과 물 등이 섞인 액상 혼합물입니다. 선박의 배관시스템에서 나온 윤활제, 세척제 등이 뒤섞인 선저폐수는 기름뿐만 아니라 각종 중금속과 화학물질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반 상업용 선박에서는 매일 여러 톤의 선저폐수가 만들어집니다.

국제법상 대형선박은 선저폐수의 기름을 분리할 수 있는 여과처리 장치를 이용해야 하며, 해당 과정을 거친 선저폐수는 잔여 기름이 15ppm 이하인 경우에만 해상 방류가 가능합니다. 남은 선저폐수는 탱크에 보관 후 항구의 시설에서 처리되어야 합니다.
선저폐수 무단 해양방류 모식도 (출처: DW, 편집: 위클리어스)
선저폐수 무단 방류에 사용된 휴대용 펌프 (출처: DW)

그러나 선저폐수의 적법한 처리에 필요한 시간과 돈을 아낀다는 이유로 무단 해양 방류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관련 조사를 진행한 비영리 보도단체 '라이트하우스 리포트(Lighthouse Reports)'에 따르면, 선박들은 선저폐수가 보관된 곳에 별도의 휴대용 펌프를 설치하여, 선저폐수를 해양 방류용 하수관으로 옮긴 후 단속이 어려운 밤이나 날씨가 안 좋을 때 바다에 무단 방류합니다.


환경단체 '스카이트루스(SkyTruth)'의 위성추적조사에 따르면, 유럽해역에서만 매년 선저폐수 무단 해양 방류가 3,000여 건 발생하고 있으며, 약 2억 리터의 기름 혼합물이 바다에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역대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알려진 1989년 엑손 발데즈호 사건 유출량의 5배에 달하는 양입니다.


지난 3월 발표된 환경단체 WWF캐나다의 조사는 캐나다 해역에서 매년 최대 520만 리터의 선저폐수가 무단 방류될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비단 해외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국내에서 100톤 이상 선박은 기름오염 방지설비를 갖추고 항해 중 이를 작동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2월 기준 전체 등록 선박 8,497척의 약 56%에 달하는 4,755척의 100톤 미만 선박은 선저폐수를 처리할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2017년 해양환경안전학회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2015-2017년 어선에 의한 해양오염신고 3,384건 중 2,132건인 63%가 선저폐수로 인한 오염 신고였습니다. 선저폐수 무단 방류는 단속이 어려워 실제 규모 또한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선저폐수 방류가 계속되는 이유😕
말레이시아 해안에서 포착된 선저폐수 무단 방류 의심 사례 위성사진 (출처: 가디언)
현재까지 선저폐수 무단 방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단속의 어려움과 미흡한 단속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선저폐수 무단 방류는 주로 바다 한 가운데서 단속이 어려운 밤에 발생합니다. 또한 5분 안에 설치와 철거가 가능한 휴대용 펌프로 방류가 이루어지고, 선원들이 관련 기록을 조작하는 경우도 많아 단속이 쉽지 않습니다.

미흡한 단속시스템도 계속되는 선저폐수 무단 방류의 원인입니다. 유럽 국가들은 유럽해사안전청(EMSA)의 위성감시시스템(CleanSeaNet)으로 선저폐수 방류 등의 기름 유출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방류 또는 유출이 목격될 시 해당 시스템이 유관 국가에 알림을 보내면 유관 국가는 유출 지역을 실제로 확인한 후 EMSA에 확인 결과를 전달합니다.

그러나 유관 국가들의 느린 대응으로 실제 유출 지역에 도착 시, 이미 문제 선박은 떠났거나 방류된 선저폐수가 물에 흘러간 경우가 많습니다. EMSA에 따르면, 2020년 위성이 감지한 기름유출 7,672건 중 유관 국가가 확인 결과를 전달한 건은 1/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많은 경우 위성사진만으로는 유출된 선저폐수와 피시오일 등의 동식물성 기름을 구분하기 어려워 현장 검식 없이는 법적 책임을 묻기 쉽지 않습니다.


선저폐수 방류가 계속된다면?💀
선저폐수 방류로 큰 피해를 입는 플랑크톤(Acartia Tonsa) (출처: 가디언)
선저폐수 무단 방류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도 대규모 기름 유출 사건보다 양이 적고 가시성이 떨어져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소규모 기름 유출도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2016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소규모 기름 유출은 플랑크톤 개체 감소 등 즉각적인 생태적 변화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플랑크톤은 바다의 먹이사슬의 바닥을 구성하여, 먹이사슬 전체의 생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름이 뒤섞인 선저폐수 바다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동남아시아에서는 선저폐수로 의심되는 기름층이 해안으로 떠밀려오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선저폐수 무단 방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심층 조사와 단속 시스템 강화가 필요합니다.



> 3줄 요약 <
👆.  잘 알려지지 않은 해양오염, 선저폐수 무단 방류🚢
✌️.  단속의 어려움으로 계속되고 있는 선저폐수 방류😨
👌.  이를 막기 위해서는 심층 조사와 단속 시스템 강화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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