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월 요금만 납부하면 데이터와 빠른 데이터 통신 속도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타 이통사가 같은 가격대 요금제로 매월 데이터 20GB를 제공하고 기간 중 소진할 경우 통신속도가 4G 평균보다 57% 가량 느린 초당 3메가비트(3Mbps)로 줄어드는 것과 비교된다.
LG유플러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11만원대 데이터 스페셜 요금제의 서비스는 유지하면서 가격을 8만8000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이 요금제는 최근 무제한 요금제 출시에 따라 자연 소멸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고객 혜택 강화 행보를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역할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지난 1월 이동통신 가입자는 1238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 증가했다. 국내 1위 이통사 SK텔레콤의 가입자 수가 같은달 2675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 늘어난 것에 비교하면 큰 증가폭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분기마다 파격적인 요금제를 1개씩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파격적인 요금제를 잇따라 내놓는 건 최근 고가요금제 수요가 늘면서 무선사업의 수익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의 작년 순증 무선가입자는 69만명이고 무선 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한 5조5702억원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8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자 비율은 지난해 3분기 2.7%에서 불과 한 분기 뒤인 4분기 10% 수준까지 급증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파격 요금제에 대응하기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이 달 중 요금제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시작은 약정 중도 해지 시 고객이 통신사에 내는 할인반환금의 부담을 줄이는 서비스다.
지난 5일부터 고객의 약정기간이 절반을 넘을수록 할인반환금 부담을 낮춰주는 혜택을 내놓았다. 또 무약정 고객이 일정 기간 서비스 가입 시 요금 납부에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증정하는 '무약정 플랜' 상품도 출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말 열린 국제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18'에서 LG유플러스의 무제한 요금제에 대해 "8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모든 고객들이 쓰진 않는다"며 "손실이 있더라도 3월 중 무제한 요금제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KT는 기존에 있던 서비스에서 유사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타 이통사가 내놓은 것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우리는 기존 KT 고객이 기기 변경 시 이미 보유하고 있는 멤버십 포인트로 단말기 할부대금 일부를 지불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를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기술적으로 발달하고 성숙한 국내 통신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파격 요금제는 잠시 빛을 발할 뿐 '치킨게임' 끝에 다시 성장 정체를 야기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요금 인하 경쟁 신호탄을 쐈지만 나머지 두 회사가 동등한 수준의 혜택을 제시하면서 기업 간 주도권이 흐릿해지는 건 시간문제"라며 "출혈 경쟁보다는 5G 시대를 앞둔 콘텐츠 확보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있어 더 중요한 요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