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강혁진의 첫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강혁진입니다. 

우선 제 이메일 레터의 구독을 신청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꽤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셔서 놀랐어요. 인간 강혁진의 첫 메일을 받으시는 분들은 총 202명이나 되십니다. 사실 조금 의외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신청해주실지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인간 강혁진 이메일 레터 구독자 모집 글을 올리면서 ‘한명이라도 신청 한다면  시작해보자'라고 생각했거든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담감과 감사의 마음이 함께 듭니다. 제 글에 대한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을 넘어 조금은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사적인 영역인 ‘메일함'에 저의 이야기를 들이고자 허락하셨다는거니까요. 이건 단순한 관심 이상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이메일 뉴스레터가 넘치는 시대는 더더욱이나 새로운 이메일을 구독하기 쉽지 않죠. 읽어야 할 이메일이 쌓이면 그 만큼 마음의 빚과 부담감도 쌓이게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이메일을 구독신청하셨다는 건 대단히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이번 메일에서는 앞으로 인간 강혁진에 담길 이야기와 인간 강혁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인간 강혁진에는 개인적인 생각들을 담을 예정입니다. 

제 페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린 인간 강혁진 구독자 모집 포스팅에 처음에는 뉴스레터라고 적었습니다. 그랬다가 이내 이메일 레터라고 변경했습니다. 구독자 모집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앞으로 제가 보내드릴 이메일은 ‘뉴스'를 전해드리는 정보성 내용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제가 느낀 단상들을 글로 정리해 공유하려 합니다. 거기에는 보는 분에 따라 정보나 뉴스라고 느끼는 것들도 담길 수 있겠으나, 인간 강혁진은 정보와 뉴스 전달이 목적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는 꽤나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페이스북과 여기저기 가입되어 있는 단톡방 덕분에 많은 소식을 접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을 빠르게 정리해서 전달해드릴 자신이 없네요. 

그리고 늘 페이스북에는 제 일과 관련된 내용들을 올렸습니다. 마케팅이 어쩌고, 월간서른이 어쩌고. 하지만 인간 강혁진에는 마케팅을 하는, 월간서른을 하는 ‘강혁진'의 생각을 담아 보려 합니다. 진짜로 사람들이 궁금해 할 것은 그가 무엇을 하느냐 보다 그가 ‘왜'하느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제가 ‘왜' 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는 거죠. 사실 저는 남들보다 자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또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뭐 딱히 어디가 잘났다거나 해서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할 기회를 더 많이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천천히 해볼게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목마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어떤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야 할지 등등. 많은 고민들에 늘 치이고 삽니다. 이런 고민은 현실의 일에 치이고 경제적인 고민을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입니다. 일과 돈 그리고 삶의 가치가 서로 무관하지는 않으나 일, 돈, 삶의  가치는 각각의 영역이 있고, 그 중에서 적어도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삶의 가치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생각을 써보려 합니다. 이 고민이 저 혼자만의 고민일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인턴도 해보고 회사도 다녀보고 퇴사도 해보고 그래서 지금은 혼자서 먹을 거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고민을 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제가 하는 이 고민이 여러분의 삶에 작은 화두를 던지고, 공감을 던지고 때로는 위로와 위안을 던질 수도 있겠지요. 어떤 가치와 감정을 제 이메일 레터에서 느끼실지는 오롯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함부로 예단하거나 판단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인간 강혁진은 그러니까 작은 근육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는 잡생각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냥 단순히 어떤 사실이나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려하고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 뉴스가 뜨면, ‘사실인가?’, ‘근데 저건 왜 저러지?’, ‘이 기사는 왜 이런 시선에서 쓰인거지?’, ‘이 기사 하단에 자극적인 광고를 넣는건 도대체 왜 그런거지?’ 등등의 생각들을 합니다 . 

책 한권을 쉬이 읽지 못하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이유는 책을 읽다가 든 머리 속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 버려서, 그래서 결국 제 생각에 매달리느라 끝까지 읽기를 포기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요. 
책 한권을 쉽게 읽지 못할 정도로 잡생각이 많은 건 꽤나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공감하시나요?

제가 만약 이런 잡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조금은 끔찍합니다. 사람들이 주는 정보와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받아 들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담긴 책을 읽고 그대로 받아 들이기만 하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강혁진이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잡 생각은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작은 근육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근육 말이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주변의 멋진 평가는 큰 근육으로 인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보통은 그 사람이 해낸 업무적 성과, 자산의 크기 같은 것들이 되겠죠. 사람들은 다들 큰 근육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고 주식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고, 승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내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같은 고민들을 합니다.

하지만 큰 근육을 지탱해주는건 작은 근육이라 생각합니다. 큰 근육들 사이의 빈틈을 채워주고 메꿔주고 지지해 주는 작은 근육 말이죠. 인생의 작은 근육은 우리가 소소하게 여기는 행동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하루 10분의 산책,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 재료를 다듬어 만드는 요리,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눈꼽도 떼지 않고 내리는 커피, 친구와의 시덥잖은 카톡. 이런 소소한 일상을 탄탄히 다지고 반복해내는 것이 작은 근육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월간서른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공개 강의를 열고, 플리마켓을 개최하고, 유튜브를 잘 해내는 것. 책을 펴내고 강의를 많이 해서 비로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건 큰 근육을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작은 근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가지 일을 합니다. 취미인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아내와 자주 여행을 갑니다. 넷플릭스를 즐겨보고 드라마도 보죠. 요리를 하기도 하고 원두를 사다가 커피를 내리기도 합니다. 

그에 더해 작은 근육을 만드는 일을 하나 더 찾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글을 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내 생각을 글로 써내고, 그 글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의견들을 토대로 다시 머리속에서 잡생각을 해내다가 글로 써내는 활동들이 꽤나 즐거운 일이라는 느낌이 왔거든요. 

그래서 씁니다. 인간 강혁진. 인간 강혁진에 제 일상을 담아 사람들에게 보내는 일은 작지만 매우 중요한 근육을 만드는 일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제 몸에서 가장 중요한 코어근육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해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제 작은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합니다. 그 운동이 여러분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스스로의 작은 근육을 이루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두서없는 첫번째 인간 강혁진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여러분의 오늘 밤이 그 어느때보다도 편안하게 행복하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 첫 메일이다 보니 디자인도 제대로 되지 않고 부실하네요. 조금씩 나아지겠죠. 많이 응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