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2년이 넘도록 지속되면서, 바이러스 살균·소독을 위해 사용하는 방역약품은 이제 지구인들 삶에서 뗄 수 없게 되었죠.

카페, 식당은 물론 버스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는 항상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고, 수시로 소독제를 뿌려 방역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는데요. 개인이 소독제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수시로 바르거나, 뿌리는 일이 많아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소독약품을 안전하고 효과가 있도록 사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계시나요? 그리고 정부 및 지자체는 이를 잘 지켜 방역하고 있을까요?

오늘 <지구엽서>에서 함께 알아보도록 해요🧐

소독약은 뿌리면 안 돼요

출처 : 한겨레

위 사진처럼 ‘소독약을 뿌리는’ 방역 작업을 하는 장면, ‘코로나19 방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죠.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한국의 전국 지자체 대부분은 약품을 뿌리는 방법을 사용해 방역소독을 했어요. 하지만 이는 정부의 권고에 맞지 않은 방법이라는 사실!

당시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은:

-무엇을 : 코로나19 바이러스 소독 효과가 입증된 5종의 유효성분(염소화합물, 알코올, 4급 암모늄 화합물, 과산화물, 페놀화합물)을 바탕으로 제조된 소독약 중 환경부의 안전확인대상으로 승인된 소독약으로 승인된 76가지 소독제 가운데서 선택하여 사용

-어떻게 : 소독 방법으로는 사람들의 손이 닿는 곳을 헝겊에 소독약을 적신 뒤 닦아내는 방법으로 사용

이었는데요. 한 언론사는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사용한 코로나19 관련 소독약의 종류와 방역 당국의 승인 여부, 소독약 사용 방법, 사용량, 구입금액, 인건비 등을 조사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전국 기초지자체 단 4곳(1.7%)만이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따랐다고 해요. 

위 두 가지 요건 모두를 충족한 곳은 서울 서대문구와 충북 영동군, 전북 익산시, 경남 진주시 뿐이었어요. 나머지 225곳은 지침과는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소독약 제품을 선정하거나, 약품을 뿌리는 방식으로 소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죠.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이렇게 지자체들이 권고와 다른 방법으로 방역을 하는 이유는, 방역 소독 업무를 지시 및 감시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에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어떤 소독제를 어디서, 얼마나 사용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았죠.

정부는 소독제를 공기 중에 뿌리는 방식의 방역을 삼가라는 지침만 내릴 뿐 중앙정부나 지자체 등 어느 곳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죠.

실제로 2020년 4월 말, 경상북도 영천시의 한 양봉농가에서 시에서 뿌린 소독제로 인해 꿀벌이 집단 폐사했다며 피해를 주장했던 일이 있었는데요.

당시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사용하는 소독약이나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저희가 지금 확인하기 어려우니까, 일일이 말씀드리긴 어렵죠." 였어요.

사실 방역 소독 업무는 기초 지자체의 고유 업무로, 소독약 선정과 구매, 소독 방법 선정 등 모든 업무가 지자체의 권한이에요. 질병관리청(전.질병관리본부)과 환경부는 적합한 소독방법과 약품을 제시하고 있지만 권고 또는 안내에 그칠 수밖에 없어 큰 효력이 없어요. 지자체에서 관리를 해야 하죠!

일부 지자체 방역 담당 공무원들은 질병관리본부의 소독약 사용 관련 지침의 존재 자체를 모르기까지 했어요. 지자체의 방역업무를 대행하는 일부 방역업체들은 스스로의 경험 또는 체험을 우선시하여 정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기도 했고요.

무엇을 사용하는가?

최근 살균·소독제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성분에 독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어요.

연구 대상이 된 이 성분은 바로 4급 암모늄 계열인 ’염화벤잘코늄’이에요. 환경부가 인증한 소독제 대부분이 4급 암모늄 계열 물질을 사용하며,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0곳에서 사용할 정도로 살균·소독제에 활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죠. 이 성분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 원인 물질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어요.

경희대 박은정 의과대 교수 연구팀이 염화벤잘코늄의 호흡기 독성을 연구한 결과, 해당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폐 염증과 폐 조직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요.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폐 조직 손상이 회복되지 않아 만성 폐 질환이 될 수 있고요. 이때 기대·건강 수명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노출 빈도를 줄여야 하죠.

어떻게 사용하는가?

질병관리청은 뿌리는 방식의 소독을 지양하도록 안내하고 있어요.

소독약이 물체 표면에 있는 바이러스와 접촉해야 소독 효과가 있는데, 뿌리는 방식은 바이러스와 접촉하지 않을 수 있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또 소독약을 분무하는 과정에서 가라앉아 있던 바이러스가 외려 공기 중에 떠올라 누군가를 감염시킬 위험도 있고요.

또한 뿌리는 방식은 4급 암모늄 계열 성분과 같은 독성 성분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갈 확률을 높이죠.

환경부는 “코로나19에 대한 공기 소독용으로 국내에서 허용된 제품은 없으며, 공기 소독 효과도 확인된 바가 없다”라며 뿌리는 소독 방식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안전한 소독제?

한편 지자체들이 선택한 제품 중 친환경, 인체 무해 등의 광고 문구가 포함된 것도 있는데요. 이런 제품들은 "뿌리기만 해도 살균효과가 충분하다"라고 광고해요.

하지만 살균·소독제는 무독하거나 환경친화적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해요. 환경부도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살균·소독제는 없다"라고 단언했죠.

환경부는 "살균·소독제 성분은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죽이거나 비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며 생명체에 독성을 가진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의한 건강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해요.

따라서 정부 인증 제품 또는 국제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은 안전하다는 말도 맞지 않아요. 환경부가 인증한 코로나19 방역용 소독제 품목 74개 중 61개가 4급 암모늄 계열 물질을 사용하고 있을뿐더러, 인증을 받았다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오래 사용하느냐에 따라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인체와 환경에 노출되는 양이 많아지면 해로울 수 있어, 소독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안전한 사용법!

먼저는 살균소독제(방역용, 자가 소독용)를 구매할 때에는 반드시 환경부의 승인·신고를 받은 제품을 선택해야겠죠. 승인·신고 제품 목록은 ‘초록누리’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살균소독제를 사용할 때는 장갑,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해요. 또한 살균소독제를 공기 중에 뿌리는 대신, 소독제를 적신 천·헝겊·종이타월 등으로 손이 자주 닿는 손잡이·난간·수도꼭지·스위치 등을 닦아야 해요. 

살균소독제는 물체 표면용이므로 사람에게 직접 뿌리거나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사용해선 안돼요.

손소독제는 어떨까?

손소독제도 마찬가지로 독성물질이 함유되어 있어요.

을지대 연구팀은 손소독제 34개를 조사한 결과 33개에서 메탄올이 검출된 결과를 확인했어요. 손소독제에 든 메탄올 성분은 눈이나 입, 피부로 흡수되거나 강한 휘발성으로 인해 코로 흡입될 수 있어요. 식약처에 따르면 메탄올에 노출되는 경우 구토, 시력 흐림, 실명, 발작, 신경계 손상 및 사망 등을 초래할 수 있죠.

특히 엘리베이터 같은 좁은 공간에서 손소독제를 반복적으로 수십 회 사용할 경우 미국 정부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의 단시간 노출 허용 기준의 10% 정도의 메탄올에 노출된다고 해요. 이는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한 양이죠. 장기적,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만성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요. 장기적으로도 그렇지만, 재작년 승강기에서 손소독제를 사용하다 눈에 튀어 각막 화상을 입었던 적도 있었죠! 

성인이라고 해서 안전한 건 아녜요. 손소독제에 든 메탄올의 함량이 매우 낮더라도 메탄올의 독성이 매우 높고 손소독제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인도 충분히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죠.

올바른 손소독제 사용법

국내외 전문가들은 메탄올이 든 손소독제뿐 아니라 에탄올만 포함된 제품도 오남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해요. 물과 비누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죠. 핸드워시나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죽이는 방법입니다.

어쩔 수 없이 손소독제를 쓰더라도, 물로 다시 한번 더 씻어서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손에 남아있는 손소독제 성분도 없애줘야 해요. 사용 후 눈을 만지는 건 금물이고요.

사용량은 엄지손톱 크기 정도면 적당하며, 손소독제를 바른 후에는 양손을 충분히 비벼 완전히 마르게 해야 해요. 손소독제는 인화성이 있는 만큼 사용 직후에는 촛불을 켜거나 전기용품을 만지는 일은 피해주세요.

안전사고는 특히나 어린아이들에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니, 손소독제를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게 보관하고, 올바른 사용법 교육을 꼭 받도록 해주세요!

유해한 화학물질이 함유된 제품이 쏟아지는 시대. 

먹거리, 화장품, 주방세제, 생활용품, 미세먼지에 이르기까지

매일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되지만,

정작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잘 알지 못하죠.

지난달, 독성 전문가인 경희대 의과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 교실 박은정 교수는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의 유해성으로부터 나와 우리 가족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를 출간했어요.

오랜 독성학 실험을 통해 얻은 지식과 삶의 경험을 녹여냈죠.

화학물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독자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안전한 일상을 사는 똑똑한 소비자 되는 법.

이 책을 통해 배워보시길 추천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번거로운 일일 수 있겠지만,

우리의 행복이 작은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이 어떤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지,

현명한 소비를 하고 있는지 수시로 살펴보자.

모르는 게 약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인자가

우리 삶에 너무 가까이,

너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노력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만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