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들 때 어떤 음악을 들어요?

잉잉이님 안녕하세요, 잉잉레터의 에디터 이모입니다😃 지난 레터에 '첫사랑'이라는 조금 풋풋한 이야기와 질문을 던졌죠? 잉잉이들이 저마다의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계절도 따라 포근해졌어요.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며 잉잉레터도 짧은 방학을 가지기로 했답니다! 최근에 꽤 격렬한(?) 환경 변화가 있었는데, 적응하느라 흘려보낸 것들을 다시 쌓아올릴 시간이 필요해졌거든요(어떤 변화인지는 본문에 공개됩니다😉). 이야기를 잔뜩 쌓아 돌아올게요. 다음 호는 휴재입니다. 3월 8일 수요일 아침에 다시 만나요!

잉잉이A

그리움의 대상. 그 사람이 그립다기보단 그때의 내가 그립다고나 할까요? 지금보다 많이 순수했던 그 시절이죠. 그 사람은 잘 살고 있겠죠?

잉잉이B

가장 강렬했던 사랑이요. 그래서 언젠가 그 사람 이름만 들어도, 짧게 연락만 닿아도 며칠 동안은 온 세상이 흔들리는 것 같은 사랑. 그 이후에 만난 모든 연인 속에서 이 사람의 부분을 찾게 되는 완전판.

잉잉이C

너무 아픈데 시간이 지날수록 미화되는 기억이요. 고등학교 친구였는데 고3이 되면서 힘들었는지 세상을 등졌거든요. 그런데도 그 친구와 모든 친구들이 함께했던 시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너무 아련하고 그만큼 찬란했던 순간들로 남아있어요.

잉잉이D

저에게 첫사랑이란, 죽기 전에 다시 한번 꼭 보고 싶은 사람. 인 것 같아요. 사실 첫사랑이라고 하기도 웃기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게 첫사랑이 아니었나 싶은데,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고 짝꿍이었던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친구는 그 나이 또래 남자아이들 답지 않게 장난기도 없고 진중하고 또 은근히 뒤에서 잘 챙겨주는 아이였어요. 장난꾸러기 같으면서도 또래 아이들처럼 심하거나 무례한 장난은 또 안 치고, 잘 웃고 말도 잘 하지만 어딘가 어른스럽다고 해야 할지 어두움이 있다고 해야 할지. 그랬던 친구였어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전학을 오면서 연락이 끊기고 30대가 된 지금까지 소식하나 알 수 없지만, 항상 마음 속으로 그립기도 하고 어디선가 훌륭하고 바른 좋은 어른이 되어있을 그 친구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는 해요. 헤헤 쓰다보니 오랜만에 그 친구가 너무 그립네요.

잉잉이E

나에게 첫사랑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요. 첫사랑 말고 사랑을 물어봐도 똑같은 사람이 떠오르고요. 내가 살면서 누군가를 정말 사랑해본 적 있나? 라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해요. 2년에 걸쳐 열렬히 사랑했고 분명 제 마음먹기에 따라 이 관계를 연애로 발전시킬 수 있는 시점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제가 그 사람에게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용기를 내지 못 했고 결국 지금까지 엄청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한테도 친구인 관계가 익숙한 것을 생각하면 고작 2년 어치일 뿐인 감정이 아니었겠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고작 그 정도였다면 고백하지 않기를 잘 했네요. 허나 그럼에도 분명 당시에 느낀 제 감정은 사랑이었습니다. (굉장히 열정적이었고, 굉장히 헌신적이었고, 굉장히 이상한 짓 뻘짓 희한한 짓 많이 했었습니다..) 조심스러운 건 살면서 여러 차례의 연애를 해왔지만 정작 연애 상대방들을 두고 돌이켜보면 내가 정말 사랑했는지 단정적으로 확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사랑에 대해 물어보면 저 첫사랑이 유일해요. 그래서 이따금 첫사랑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러워요.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모두 저 2년에서 빌려와야 하는데 그렇다면 지금 그 사람과 어떻게 됐느냐 어떤 사이냐 어떻게 지내느냐 물어보거든 대답이 마땅찮아서요. 지금은 친구야~ 는 부적절한 대답이고, 그럼 결국 말을 지어내야 해서요..

잉잉이F

저의 첫사랑은 동경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였는데요. 제 머릿속의 그 아이는 아인슈타인 같은 엉뚱하지만 똑똑한 이미지에요. 제가 자란 동네는 반이 2개밖에 없는 농촌이었는데, 그 친구는 시골 동네답지 않게 생일일 때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마당에서 파티를 하고, 방학 땐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며 톰과 제리에서나 보던 구멍이 뽕뽕 난 치즈를 가져와 친구들에게 맛 보여주기도 하고 그랬어요. 정말이지 같이 노는 게 너무 신나고 재밌었고, 내가 모르는 것들을 덕분에 많이 경험했어요. 그 친구는 공부를 잘했지만 모범생 이미지도 아니었고 이성에게 인기 많은 스타일도 아니었는데도 흥미로움 덩어리인 그 친구가 저는 너무 좋았답니다! 아무래도 제 호기심 왕성한 성격이 그 친구에게 꽂히게 된 이유였나 싶어요. 그런데 고학년이 되었을 때 그 친구가 캐나다인가 호주로 떠나버렸지 뭐예요T.T 이민을 간 건지 유학을 간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뒤로 당시 유행했던 벅스뮤직 음악 메일 서비스를 통해서 서로가 들려주고 싶은 음악과 이야기를 담아 주고받곤 했는데... 각자 인생을 살다 보니 소식이 뜸해지다가 끊겼어요. 벅스뮤직은 음악 메일 서비스를 종료해서 이제는 음악도 편지 내용도 볼 수가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가끔 그 친구 소식이 궁금할 때면 이름을 페이스북에 검색해 보곤 하는데... 아는 친구의 아는 친구로도 뜨지 않아요... T.T 박주형 어디 있는 거니... 흑흑 한번 만나보고 싶다.

모든 이야기 확인하기

💦 감정에 공명하는 음악

지난번에 '중요한 이력서에 메일 주소를 잘못 적었다'며 제가 사색이 되었던 적 있었죠? 이미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이모는 이제 입사 6주 차의 따끈따끈 신입사원이랍니다. 듣던 대로 사회는 온갖 감정의 원천이더군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온갖 감정의 무리가 저를 무서운 기세로 뚫고 지나갔어요. 뭐랄까요. 나는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고, 감정은 그 버스에 오르내리는 승객이라던 비유가 생각나네요.

불안감과 자신감, 미안함과 고마움 등등. 주말을 맞이한 승객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가고, 난리통에 몸도 마음도 조금 지쳤는지 무기력, 피곤함, 우울만이 턱을 괸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어요. 지난 레터에 한 구독자분이 '마음에 위로가 되는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답변을 남겨주셨는데, 지금이 바로 타이밍인 것 같네요. 오늘은 '삶이 고될 때 어김없이 찾게 되는 음악' 몇 곡을 소개 드릴까 해요.

저는 우울할 때 우울함과 공명하는 축축한 음악을 들어요. 그리고는 그 감정에 잠잠히 머무르려는 편입니다.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는 등 관계의 상실을 경험할 때면 밴드 '9와 숫자들'의 창세기를 찾게 돼요. 아무리 잔잔한 음악도 귀를 찔러 듣기 힘든 날이 있거든요. 그만큼 예민하고 또 약해져 있을 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음악이에요. 솔직히 상실감을 느낄 때 들으면 가슴에 난 구멍으로 바람이 줄줄 새는 것 같지만... 가만히 관조하다 보면 그것도 결국에는 지나가더라구요.

세상이 너무 차가워서 다시 어머니 뱃속으로 도망쳐버리고 싶을 때, 숨 쉴 수 있는 따뜻한 물속에 푹 잠긴 채 동동 떠다니고픈 기분일 땐 Gorillaz의 On Melancholy Hill을 듣습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이에요.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은 밤이면 산울림의 포근함을 찾게 되고, 무기력함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든 시간엔 Arco의 음악과 함께 쥐 죽은 듯 누워 있습니다. 한차례 음악과 함께 감정 속에서 허우적대다 보면 조금은 나아갈 힘이 생기곤 했어요.

잉잉이님은 삶이 고달플 때 찾는 음악이 있나요? 잉잉이님의 마음에 위로를 주는 음악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다음에 또 버거운 감정이 찾아왔을 때 잉잉이님의 추천곡을 들으며 늘어질게요. 다른 누군가도 어디선가 같은 노래로 고통을 달래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요.

이야기 나누기

📘 우울할 때 슬픈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

1.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음악 심리학자 리알라 트로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슬픈 음악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슬픈 감정에서 벗어나게 한다.

2. 슬픈 음악을 들을 때 사람이 상실과 고통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락틴(prolactin)과 옥시토신(oxytocin) 등의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3. 그렇기 때문에 슬픈 음악을 듣는 것은 모르핀(Morphine)을 맞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4.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박사과정인 매튜 엘리엇 삭스의 논문에 따르면, 슬픈 음악을 듣는 사람 중 약 25%만이 실제로 슬픔을 느꼈고, 나머지는 노스탤지어를 경험했다.

5. 이러한 노스탤지어는 마음을 편하게 만들도록 소속감을 주고, 불편한 감정을 완화하고 불안감을 줄여준다.

원문 보기

본 카드 이미지는 다운로드 받아 자유롭게 사용하고 배포하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은 스튜디오 잉에 있으며 판매와 수정을 금지합니다.

이모가 연애 상담 해드립니다💘

지난 해 AI 챗봇 콘텐츠 스토어 '헬로우봇'에 이모 챗봇을 출시하고, 벌써 세 번째 콘텐츠를 오픈했어요! 색채 기반의 감정 카드 '컬러 유어 이모션'을 활용하여 제작했기 때문에 화면에 표시된 색깔 중 눈길을 끄는 카드를 선택해나가다 보면 잉잉이님도 몰랐던 잉잉이님의 마음을 이모가 알려줄지도 몰라요😉 헬로우봇에서 이모가 들려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여기(클릭)!

발렌타인데이 이벤트 공지💘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간! 스튜디오 잉의 감정카드 '컬러 유어 이모션'을 구매해 주시면 하트 이모 플라스틱 카드를 함께 드려요🖤 마음에 둔 사람, 혹은 연인과 함께 감정카드를 플레이하며 잉잉이님에 대한 상대의 감정을 확인해 보세요. 구매는 여기(클릭)에서!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

잉잉레터는 감정에 대해 다루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스튜디오 잉〉에서 발행합니다.

스튜디오 잉은 어른들도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세상을 꿈꿔요.

언제 어디서나 잉잉이님의 감정을 껴안아줄 수 있기를 바라며,

2주 후에 또 찾아올게요🤚🏻

오늘의 잉잉레터 어떠셨나요?

잉잉레터 공유하기/모아보기

스튜디오 잉

인스타그램

협업 제안 studio.iiing@gmail.com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