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 💬 [고민 상담소] 

                          - (1) 꽤나 오랫동안 짝사랑 해 온 사람이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 역시 우리의 주관적인 정보처리를 보여주는데요. 미국 듀크대학교 교수 애드리안 베얀에 따르면 시간에는 물리적 시간과 마음의 시간이 있다고 합니다. 물리적 시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객관적인 시간이고 마음의 시간은 연령에 따라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이죠. 그리고 종종 물리적 시간과 마음의 시간의 불일치가 일어나곤 합니다. 우리가 점점 나이에 들어가며 시간을 더욱 빠르게 인식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뇌과학자들은 이러한 인식을 도파민의 차이를 통해 설명합니다. 우리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의 정보를 종합해 개별적 자극들을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시키는데 이런 자극들을 통합시키는 곳을 선조체라고 합니다. 도파민이 분비될 때에는 선조체 회로가 빠르게 진동해 상대적으로 주변 환경이 느리게 느껴지고, 도파민 적게 분비되면 회로가 느리게 돌아가 주변 환경 빠르게 느껴지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도파민 수치 점점 낮아져 시간이 빠르게 간다 느끼게 되는 것이죠. 

또한 베얀에 따르면 일련의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는 마음의 시간이 이미지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처리할 수 있는 어린 시절에 비해 나이가 들수록 처리할 수 있는 이미지의 개수가 적어지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시간 단위의 길이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좋아하는 사람들, 혹은 연인과의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토론토 대학의 핑 동 교수는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실험을 위해 남녀 학생을 각각 32명씩 모집해 이성 참가자와 1:1로 8분간 대화하게 했습니다. 그러고는 대화가 끝난 참가자들에게 대화를 얼마나 한 것 같은지, 대화가 재미있었는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상대가 매력적이었는지 등을 물었죠.

그 결과 참가자들은 상대가 매력적이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대화시간이 무려 3분이나 더 짧다 느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이틀 후에 다시 했더니 대답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매력적일 때는 대화 시간이 약 9분이라 대답했지만, 상대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겨우 6분 정도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대화가 끝나자마자 물어봤을 땐 시간이 짧다고 느꼈지만 이틀 뒤에 다시 물어보니 대화를 더 오래 했다고 기억한 것입니다. 이는 마음에 드는 사람과 나눈 대화는 시간이 지나도 또렷하고 오래 기억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의 시간을 돌아봤을 때 유독 함께 보낸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시간이 지나더라도 생생하게 떠오른다면 우리가 그 사람과 시간을 많이 애정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여행 중에 있다 보니 같이 여행을 간 지인들과 크리스마스가 되는 자정을 함께 보냈어요. 알찬 만큼 고된 일정을 마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니 눈이 번쩍 떠지더라고요. 맛있는 음식과 유쾌하신 사장님 덕분인지 다들 흥이 올라 곧바로 2차 장소인 와인바로 향했어요. 홍콩 시간으로 카운트다운을 하고 다 같이 왁자지껄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쳤어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무엇이 그리 즐거웠던 것인지 돌아보니 특별할 거 없는 대화였지만, 근래 들어 가장 즐겁고 유치하게, 얼굴이 한껏 구겨지게 웃으며 떠들었던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은 오고 가는 비행기 안에서 총 4권의 책을 읽었어요. 그리고 이 부분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단숨에 읽었던 <구의 증명>이라는 책의 일부예요. "그래서 너는 누구랑 유치해지고 싶은데?"라는 구절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누구와 유치해지고 싶냐는 문장을 읽자마자 '유치'와 '행복'이 치환되며 결국 내가 유치해질 수 있는, 유치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마음껏 유치해지는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유치하게 미리 홍콩 영화를 보고 간 덕분에 홍콩의 모든 순간이 영화 같았고, 그냥 갈 수 있었지만 유치하게 행선지를 비밀로 하는 바람에 더욱 큰 감동을 받았고, 별것 아닌 대화에 유치하게 웃고 떠는 순간이 행복을 만든 것처럼요. 무덤하고 무던할 수 있지만, 조금의 유치를 더해보면 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찾아올 기회가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 '유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욱 완벽하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님은 누구랑 유치해지고 싶으신가요? 곧 한 해가 저물어가요. 남은 2023년만큼은 조금 더 유치하게 행복해져 보아요 우리!

꽤나 오랫동안 짝사랑 해 온 사람이 있어요 애둘러 선 긋는 거 같아도 연락도 받아주고 자기의 일상을 공유 해 주는 게 좋았어요 시간이 지날 수록 연락이 뜸해졌는데 하루에 한 번씩 연락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고 괜찮았어요 서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기도 하고 그러는데 7월 이후로 약속을 잡아서 만나본 적은 없어요 그래도 11월까지 연락은 이어나가서 한편으로는 다행이었죠 제가 마음을 접고 괜찮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정말 오랜만에 아 이 사람이랑 사귀고싶다! 란 생각이 들어서요 11월 말에 연락이 끊겨서 벌써 한 달이 넘었어요 사실 이젠 그 사람이 뭐하는지 궁금하긴 해도 뭐 알아서 잘 살겠지 하면서 넘겨요 그냥 미련이 남았나보다 하면서요 근데도 그냥 그 사람이 그리워요 이게 좋아하는 감정인지 단순히 이루어지지 못한 인연인지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지 못 하겠어요 그래서 속이 너무 답답합니다… 친구들이 소개 받을래? 하면 그 사람이 생각 나서 아직은 아닌 거 같아 하면서 안 받고… 저도 저를 이제 모르겠어요 좋아하는 건지 뭔지 미련도 좋아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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