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슬랙의 입장, 2. 쇼피파이가 또 플렉스, 3. 제품에 탄소값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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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첫 번째 이야기로 슬랙의 관점에서 현재 업무 협업 툴 경쟁 상황을 살펴봤고요. 이제는 월마트와도 크로스를 하며 영역을 더 넓히는 쇼피파이 그리고 주변기기 강자 로지텍이 시작한 제품에 탄소값 표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
[업무 협업 툴] #슬랙 #팀스
1. 슬랙은 반격할 수 있을까?
얼마 전엔 줌에 반격 준비 끝낸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주요 플레이어 중 하나인 슬랙(Slack)도 팬데믹 기간 동안 꾸준히 성장을 이어오고 있어요. 하지만, 줌(Zoom)과 팀스(Teams)의 폭발적인 성장에 상대적으로 가려졌죠. 그리고 이제는 특히 팀스와의 직접 경쟁에서 더는 밀리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슬랙 쓰시나요, 팀스 쓰시나요? ⓒ slack
성장은 했지만, 성장한 것 같지 않고
슬랙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성장한 2억 170만 달러(약 2440억 원)를 기록했어요. 하지만, 순손실도 7440만 달러(약 900억 원)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마케팅 비용 증가에서 비롯되었어요. 작년 부터 치열해진 팀스와의 경쟁도 비용 증가를 불러온 원인 중 하나이고요. 올해 1월 31일에 끝난 2020 회계연도의 마케팅/영업 비용만 해도 4억 280만 달러(약 4870억 원)를 기록하며, 2019 회계연도의 2억 3320만 달러(약 2820억 원)와 대비해 대폭 늘어났어요.

지갑이 얇은 고객 베이스도 문제지만
슬랙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더 선호하는 서비스이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고객 베이스가 한편에선 걱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팬데믹으로 인해 경영 상황이 어려워진 고객사의 1분기 서비스 결제 유예 금액만 해도 700만 달러(약 85억 원)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슬랙은 각 고객에게 지급 유예 기간 연장, 할부 결제 등을 제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이들이 앞으로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될지는 불투명하죠. 1분기에만 12,000곳의 유료 고객*을 추가하는 성장은 고무적이지만 걱정거리도 늘어난 것이에요.
* 현재 총 유료 고객 수는 122,000곳이고, 무료 이용 고객까지 합한 고객 수는 750,000곳이에요. 

팀스의 성장이 크다는 것이 더 큰 문제
MS 오피스를 사용하는 기업 고객에게 팀스를 붙여서 제공하는 MS의 '번들' 전략도 지금은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이제 필수가 된 영상 회의 서비스의 질도 계속 업그레이드해 오며 제품 경쟁력까지 크게 향상된 팀스가 점점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죠. 팀스의 일별 순 사용자 수(7500만 명)가 이를 증명하는 지표 중 하나이고요. 

슬랙도 총 직원 수가 35만 명에 이르는 IBM이 올해부터 고객이 되었고, 대표적인 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Verizon Communications)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중요한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팬데믹 발생 이후 전체적으로 늘어난 수요를 기대만큼 흡수하지 못하고 있어요.

문제 와중에 잡게 된 아마존의 밧줄
하지만, 슬랙도 결정적인 반격은 준비하고 있었어요. 최근 아마존과 서비스 제공 계약을 포함한 클라우드 서비스(AWS) 이용을 아우르는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에요. 이번 파트너십 내용 중에는 영상 회의 서비스인 아마존 차임(Chime)과의 통합도 핵심 중 하나에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영상 회의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제품 경쟁력을 올리게 되죠. 이미 AWS 사용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반격의 펀치도 날리게 되고요. 

업무 협업 툴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며, 슬랙은 "MS가 슬랙을 죽이려는데 혈안이 되어있다"라는 반응까지 보이기도 했는데요. 앞으로는 슬랙의 반격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업무 협업 툴 시장의 경쟁은 이제 본격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 아마존의 슬랙 인수 가능성도?
아마존과 슬랙의 이번 협업은 아마존이 슬랙 인수를 추진하기 전 시험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일단은 아마존으로서도 주요 AWS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MS의 애저를 견제할 수 있어서 좋은 거래입니다. 크게 주목받지 못한 차임(Chime)이라는 자체 서비스를 슬랙이 가진 경쟁력과 통합할 수 있는 점도 좋고요.
[이커머스] #월마트 #파트너십
2. 영역 넓혀가는 쇼피파이
쇼피파이는 최근 월마트의 마켓플레이스에도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온라인 상점들이 진출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어요. 지난달 페이스북이 론칭한 페이스북 샵스(Facebook Shops)와의 협업을 발표한 데 이어 또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십을 맺게 된 것입니다.

이제 더 많은 샵에도 입점할 수 있게 해줄게.
쇼피파이가 영역을 넓히는 기회는
쇼피파이를 통해 이커머스를 운영하는 상점은 현재까지 약 100만 개에 이르러요. 이 중 월마트 마켓플레이스* 입점 기준에 맞는 상점 1200여 개가 우선 올해 안에 입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번 협업은 월마트도 다양한 공급사를 확보하고, 쇼피파이는 고객사를 위해 또 다른 판매 통로를 확보하게 되는 윈윈 거래인데요. 쇼피파이는 여태것 쌓은 작은 브랜드들의 힘을 바탕으로 이제 월마트와 같은 거대 사업자와도 협업을 넓히게 된 것이죠.
* 참고로 월마트 마켓플레이스의 이용자 수는 현재 약 1억 2000만 명이에요.

작은 상점이 영역을 더 넓히는 기회
쇼피파이는 웹사이트 구축을 쉽게 해주기도 하지만 운영을 쉽게 하는데 방점이 찍힌 도구들을 제공하죠. 현재 고객사를 위해 금융(대출)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풀필먼트(Fulfillment) 시스템 등도 제공하고요. 이젠 쇼피파이를 통해 온라인 상점을 만들면 더 용이하게 페이스북 샵스나 월마트 마켓플레이스와 같은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고요. 쇼피파이를 활용하는 이점을 계속 더해주면서, 다른 플랫폼을 활용해 판매를 늘릴 기회도 더 넓히는 것이죠.

물론, 일각의 우려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페이스북 샵스와 같은 무료 서비스의 등장은 유료로 웹사이트를 구축해 주는 쇼피파이의 고객을 뺏어갈 것이라고도 보는데요. 쇼피파이가 자체 브랜드들을 위한 기능과 툴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서비스의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나갈 이들을 계속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쇼피파이의 서비스와 그들이 공격적으로 추가하는 툴과 서비스는 이미 작은 브랜드들을 끊임없이 유인하고 있어요.*
* 관련 내용은 지난 5월 8일의 커피팟 중 1. 쇼피파이가 성장하는 법도 참고해 주세요.

오히려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
마켓플레이스, 이커머스 플랫폼, 소셜미디어 판매 채널, 그리고 작은 상점(브랜드)을 위한 도구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존하는 복잡한 이커머스 시장은 앞으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제는 작은 상점들이 여러 채널을 용이하게 사용하는 전략을 쓸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고 있는 쇼피파이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이들이 작은 상점들과 함께 아마존이라는 거대 브랜드와도 나란히 하는 위치까지 성장할지 기대감도 커지고 있고요.
☕️ 쇼피파이가 예상하던 시대의 도래?
이번 팬데믹은 오프라인 리테일의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죠. 특히나 중소 규모 브랜드들에게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도 여러 채널 중의 하나로 활용하는 수단이 되어야 함을 증명했고요. 동네의 작은 상점도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고객을 만나야만 하는 시대가 왔어요. 바로 쇼피파이가 예상하던 시대인데요. 팬데믹이 그 시기를 많이 앞당기기도 했습니다.
[제조업] #탄소표기
3. 내 마우스가 발생시킨 탄소값은?
로지텍(Logitech)은 세계에서 가장 큰 테크 주변기기 회사 중 하나이죠.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으로 유명하고요. (마우스를 검색하면 로지텍 제품이 가장 많이 뜨죠) 이들이 앞으로 제품을 제조하는데 발생한 탄소값을 각 제품에 표기하기로 했습니다

칼로리 표기하듯 탄소값을 표기해요
자신들이 제품을 생산하면서 발생시킨 탄소값의 정보를 소비자들이 음식의 칼로리를 확인하며 고르듯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도예요. 탄소값을 표기하면서 제품의 탄소 중립 여부도 표기하기로 했고요. 현재 로지텍의 게임용 제품은 모두가 탄소 중립 제품이라고 해요. 우선 게임용 제품에 이 라벨을 붙이기로 했고, 2025년까지 전 제품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표기의 신뢰성을 위해 DEKRA*와 같은 공인 인증 기관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제3자를 통해 검증하는 절차도 마련했고요.
* DEKRA는 유럽의 대표적인 차량 검수 기관인데요. 차량을 비롯해 화학 제품 등과 관련된 검수 외에도 탄소 발자국 등을 포함한 환경영향 평가를 진행하는 인증 기관이에요.

탄소값을 표기할 의무는 없지만, 로지텍 역시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그러했듯 파리 기후협약의 목표에 따르기로 했는데요. 지금까지 이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가장 크게 보이는 회사에요. 작년에 이미 제품에 쓰이는 재료의 25%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기도 했고요. 2025년까지 재활용 재료 사용률을 10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좋은 시도이지만 까칠하게 보자면요
아직 로지텍만 이 표기를 사용하기에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건지 많이 배출하는 건지 비교 대상이 없어요. 해당 제품군에서 로지텍 제품끼리의 비교만 가능하죠. 칼로리의 많고 적음은 서로 다른 제품을 비교하며 소비자가 알 수 있지만, 탄소 배출량의 많고 적음을 따지며 제품을 고르는 것이 지금은 큰 의미가 없죠. 물론, 로지텍의 시도가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끼쳐 확산해 나갈 수 있다면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일테지만요.

그래서 이 움직임의 전파가 중요합니다
로지텍의 CEO인 브레이켄 대럴은 "우리는 작은 마우스를 파는 작은 회사다. 하지만, 우리도 작은 일을 벌여서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미리 준비한 것 같은) 멋진 말을 남겼어요. 로지텍의 이번 결정이 홍보를 위한 목적이 크다고 해도, 좋은 시도인 것 만큼은 확실한데요. 앞으로 탄소값 측정과 관련된 방법론 그리고 프로토콜을 모두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기로 했어요.

팬데믹 이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커지고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더 많은 기업이 로지텍의 뒤를 금방 이을지는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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