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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 🙆
4월의 첫 날, 잘 시작하셨나요? 팩플이 앞으로 목요일에도 종종 찾아뵈려고 해요!
테크&비즈니스 현장의 핵심 인물을 만난 인터뷰,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은 칼럼 등을 소개드리고 싶은데 화금 이틀만으론 살짝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첫 번째 목요일 팩플레터에선 김정민 기자  네이버Z 김대욱 대표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마침 지난 화요일 레터와 함께 보시면 좋을 내용이네요! 네이버의 MZ세대 리더가 말하는 메타버스의 미래, 함께 보시죠.

2021.4.1 #83
Today's Interview
네이버Z 김대욱 대표
네이버가 내놓은 서비스 중 최단 기간에, 최대 규모로 글로벌 사용자를 사로잡은 서비스. 게다가 그들 대부분이 Z세대. 출시 3년차 '제페토(ZEPETO)'에 붙은 수식어들이다. 제페토는 증강현실(AR) 아바타로 즐기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다. 2억 명 제페토 가입자 중 해외 이용자 비중은 90%, 165개국에 퍼져있다. 또 이용자의 80%가 10대다.
 
제페토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란 현실에서처럼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이 가능한 가상공간이다. 온라인으로 친구를 만나고 게임을 하는 '포스트 코로나' 세대에겐 메타버스가 곧 일상이고 현실이다. 지난달 뉴욕증시 상장과 동시에 시총 43조원을 기록한 '메타버스 대장주' 로블록스(미국 게임 플랫폼) 이용자는 54%가 12세 미만이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판교 네이버제트 본사에서 제페토의 김대욱(33) 공동대표를 만났다. 88년생인 그는 스물넷에 창업한 디자인툴 개발사(위트스튜디오)가 2014년 라인플러스에 인수되면서 네이버에 입사했다. 이후 네이버의 모바일 사업 개발사 '스노우'에서 카메라 필터를 개발했다. 이때 실험적으로 추진했던 아바타 프로젝트가 지금의 제페토로 발전했다. 제페토는 지난해 5월 스노우에서 분사했다. 네이버 2세대를 대표하는 자회사가 스노우라면, 네이버제트는 '네이버 3세대'의 대표주자다. 인터뷰엔 이충민 사업총괄이 동석했다.

제페토는 어떻게 탄생했나.
우연한 계기였다. 우리 팀 3D 디자이너가 본인을 디즈니 캐릭터처럼 만든 걸 보고 '내 아바타가 저 정도로 예쁘면 나 대신 프로필 사진으로 쓸만하겠다' 생각했다. 아바타 옷입히기에 그칠 게 아니라, 메타버스 관점에서 제페토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뜬다고 하는데, 메타버스란 게 뭔가.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에픽게임즈의 CEO 마크 스위니는 메타버스의 요건으로 셋을 꼽는다. ▶한 사람(기업)이 통제하지 않을 것 ▶현실과 가상에 모두 존재할 것 ▶100만명은 거뜬히 수용할만큼 기술적으로 완벽할 것. 매우 공감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사용자들이 함께 만드는 세상이라는 점이다. 메타버스는 사용자가 현실에서처럼 직업을 갖고, 인간관계를 맺고, 하고 싶은 건 모두 할 수 있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그러려면 어느 한 사람이나 기업이 통제해선 안 된다.
 
제페토 초반부터 메타버스란 개념을 염두에 뒀나.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공간이란 개념은 구상 초기부터 나왔다. 요즘 말로 바꾸면 메타버스다. 크리에이터가 직접 의상이나 아이템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기능(제페토 스튜디오), '교실' '유령의집' '쇼핑몰'처럼 다른 사용자를 만나 소통할 수 있는 테마별 가상공간(제페토 월드) 등 사용자 참여 기반 서비스가 계속 추가되는 이유다. 조금 먼 미래지만, 언젠가 제페토의 기능 자체도 사용자가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정말 제페토의 모든 것을 다 열어주려 한다.

제페토 사용자들은 얼마나 활발하게 참여하나.
제페토에서 판매되는 아이템 80% 이상이 사용자가 직접 만든 것이다. 의상의 경우 하루에 7000~8000개씩 신제품이 올라온다. 우리도 다양한 실험을 하는 편인데, 크리에이터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과감하게 실험하더라. 아바타 목 아래를 다 지워버려서 투명인간처럼 보이는 옷이라든가, 강아지가 따라오는 신발이라든가(웃음).

메타버스는 가상현실과 다른가? 둘의 차이가 뭔지.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의 양방향 소통이다. 현실과 접점이 있는 가상공간에 나의 '부캐'가 생기는 셈이다. 제페토를 예로 들면, 제페토에서 놀던 내 아바타가 제페토 서비스 밖으로 나올 수 있어야 진정한 메타버스다. 블랙핑크와 셀레나 고메즈의 'Ice Cream' 뮤직비디오가 딱 그런 예다. 가령 카트라이더 같은 게임이나 줌 화상회의에도 아바타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다른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한데, 준비하는 게 있나.
제페토를 세상 밖 여기저기로 내보내는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툴(SDK)을 활용해 자사 앱의 제페토 버전을 만드는 국내외 기업들이 있다. 애니메이션 도구나 스토리 게임 등을 만드는 기업들이다. 제페토의 공식 캐릭터 '렌'과 '리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과 계약했고, 코스모폴리탄이 만든 제페토 페르소나 '핫티'는 잡지 표지모델이 되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와 아이돌들이 제페토를 찾는 이유가 뭘까.
기존 미디어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 때문? 젊은 소비자와 쌍방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코로나19 영향도 크다. 대면 행사를 못하니까 가상 팬사인회(블랙핑크), 패션쇼(루부탱)를 제페토에서 연다. 소비자의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브랜드나 셀러브리티들이 제페토를 많이 찾는다.

YG·빅히트가 총 120억원을, JYP가 50억원을 제페토에 투자했다. 엔터가 제페토의 킬러 콘텐츠인가.
엔터는 메타버스를 이루는 여러 축 가운데 하나다. 스포츠, 게임, 패션, 만화, 그리고 나중엔 교육까지 메타버스가 포괄하는 영역은 넓고 깊다.

제페토를 어디까지 확장할 생각인가.
우리가 확장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이미 여기서 돈을 벌고 있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제페토 중심의 경제 생태계가 굴러가고 있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오픈 한 달 만에 매출 8억원을 올렸다. 지금까지 참여한 크리에이터 숫자만 6만여 명이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제페토 의상 디자이너가 된 사람, 제페토 아바타들이 놀 수 있는 맵(map)을 만들어 유통하는 가상 건축가도 생겼다. 월 300만원 이상 순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봤다.

제페토 활동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도 생길 수 있겠다.
맞다. 작은 규모지만 회사처럼 여럿이 공동운영하며 제페토 내 창작물로 돈을 벌기도 한다. 지금은 우리가 제휴사들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그들이 원하는 가상공간을 만들어주고 있지만, 나중엔 제페토의 건축가들이 전 세계 기업들 대상으로 맵을 제작해주고 수익을 내게 될 것이다. 아, 제페토 안에서 연애도 한다.
 
아바타끼리 연애를?
서로 많이들 들이대더라😁. 제페토에서 결혼식도 올리고 작은 캐릭터를 만들어 '우리 아기'라며 데리고 다니기도 한다. Z세대들은 아바타가 반드시 현실의 나와 동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선 평범한 고등학생이더라도, 제페토 안에서는 배우나 아이돌로 활동할 수 있다. 또 엔터 기획사 사장이 되기도 하고, 드라마 감독이 되어 제페토 드라마를 만들기도 한다.

이들은 왜 제페토에서 놀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 플랫폼 인플루언서의 활동에 익숙한 세대다. 그런데 인플루언서들은 대부분 예쁘고 잘생겼거나 본인만의 특기, 즉 매력자본을 가진 실존 인물이다. 하지만 제페토에선 실제하는 매력자본 없이도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 저연령층 사용자 중에선 인스타그램·페이스북보다 제페토를 먼저 시작한 경우도 많다. 특정 연령층에겐 제페토가 처음 경험하는 소셜미디어다.
 
네이버제트의 수익모델은?
지금은 우리가 만든 아이템 판매분이 전체 수익의 75% 정도다. 앞으론 크리에이터가 만든 아이템이 판매될 때마다 결제 수수료(30%)를 받는 플랫폼형 수익구조가 더 강화될 것이다. 구찌·노스페이스 등 브랜드와의 제휴 마케팅 매출도 늘고 있다. (총 매출은 비공개)
 
경쟁사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각자 개성은 다르지만 크리에이터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제페토를 말고는 다 게임 기반인데.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방법 중 하나가 게임일 뿐, 반드시 게임일 필요도 반드시 아바타일 필요도 없다. 제페토에도 게임을 붙일 순 있겠지만 지금은 아바타의 개성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실과 밀접한 가상세계인만큼 성희롱 같은 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다. AI 챗봇 이루다처럼. 
제일 신경을 많이 쓰는 문제다. 폭력·차별이 담긴 키워드나 사진, 욕설 등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사전 필터링하고 그런 행위를 한 사용자는 경고하고 퇴출한다. 여러 대응 프로세스를 마련해뒀고 고도화를 위한 투자도 하고 있다. 
 
기성세대는 '아이들이 가상과 현실을 혼동할까봐 걱정'이라고 한다.
성인들도 SNS에 가짜뉴스를 퍼뜨리지 않나. 불순분자는 어디에나 있다. 따뜻하고 긍정적인 커뮤니티가 구성될 수 있도록 내부 운영팀이 모범적인 콘텐트를 계속 만들고 있다.
 
모범적인 콘텐트란.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를 지지·응원하는 문화를 퍼뜨릴 수 있는 것들이다. 현실이 이렇게 각박한데 온라인에서까지 각박해서야 되겠나.

이해진 창업자가 "네이버 안에서 네이버보다 더 큰 회사가 나오는 것이 가장 큰 성공(2019년 6월)"이라 언급한 적 있다. 제페토가 그런 성공일까.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사용자 규모로만 본다면 이제껏 네이버가 한 사업 중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은 사람을 모았다. 회사도 지원을 잘해준다.
 
네이버웹툰은 미국으로 본사를 옮겼다. 제트도 해외로 본사 옮길 계획이 있나.
당장은 없다.
 
미국 등 해외로 상장 계획은.
아예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서비스 키우기에 더 집중하려 한다. (본사 이전이나 상장 등은) 성장하다 보면 알아서 기회가 생길 거라 본다.

<끝>
오늘 네이버Z 김대욱 대표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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