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작가, 을지로 루프 옐로우오우커

안녕하세요, <중심잡지>의 에디터 릳(a.k.a RD)입니다. 벌써 4월, 따뜻한 봄의 기운을 안고 찾아왔습니다. 한 주, 알차게 잘 보내셨나요?

곳곳에서 벚꽃이 고개를 내밀고 꽃을 활짝 피우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미술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전시 중인 작가 존원의 그라피티 작품이 훼손된 사건이 있었죠. 마치 ‘낙서처럼’ 보이는 작품의 앞에 촬영을 위해 페인트와 붓을 소품으로 설치해두었는데, 그걸 본 지나가던 행인들이 직접 붓을 들어 작품 위에 덧칠을 했다고 해요.

작품을 만들어서 전시한 작가로서는 기가 막힐 일이지만, 작품에 덧칠을 했던 행인들의 입장에서는 과연 이 ‘작품’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생각해보면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떤 이에게는 ‘진짜 작품’이 다른 방식으로 생각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또 한편으로는 NFT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게 떠오르고 있기도 해요. NFT에 대해서 아주 조악하게 이야기해보자면, NFT는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이라는 뜻으로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입증해주는 암호화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언제든지 복사가 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온라인 상의 디지털 콘텐츠(텍스트, 음악, 영상, 예술작품까지!)들의 진본성을 증명해주기 때문인데요. 얼마 전에는 비플이라는 작가가 이 NFT를 통해 작품을 780억원에 판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예술의 역사에서 진본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이슈가 되어왔었죠. 이 작품이 진짜인가,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어마어마한 노력을 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예술의 ‘진짜임’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작가 존원의 그림에 덧칠을 한 관객과 수백억 원의 가치를 오가는 NFT 사이에서, 재미있는 고민들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을지로 골목에도 따뜻한 기운이 내려앉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이수연 작가의 이야기와 노란 을지의. 색을 들고 왔습니다. 올해 <중심잡지>의 콘텐츠들은 격주로 발행될 예정이라, 각각의 콘텐츠들은 2주에 한 번씩 선보일 예정이에요. 격주로 찾아오는만큼, 보다 더 알찬 내용으로 소개해드리도록 노력할게요! 그러면, 20호의 을지로로 떠나보실까요?

#이수연


“첫눈이 오는 날 어머니께서 하신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설경을 좋아하시지만 동시에 그런 쓸쓸한 풍경이 없다고 하셨어요. 어머니께서 어릴 적 눈이 오는 날이면, 친구들은 나와 놀다가도 곧 집으로 돌아갔지만 어머니께서는 빈집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고 하셨어요. 온 동네가 눈으로 차오를수록 빈집은 하염없이 비었을까요?”

이수연 작가는 일상을 섬세하게 사생한다. 우리는 단지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온라인에 배열되어 있는 아주 세밀하고 촘촘한 정리를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의 사색과 실천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감도를 높여 그 흐름을 따라가보자.

#을지로 루프 옐로우오우커

을지로 산림동 거리에 늘어선 건물 1층에는 철공소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비교적 월세가 싼 2층과 3층에는 음식점이나 카페, 전시 공간, 작가들의 작업실과 펍 같은 다양한 공간들이 자리잡고 있죠.

을지로에서 주말을 보내보신 분이라면, 골목골목 숨어있는 ‘힙한 공간’들을 찾기 위해 고개를 들고 철공소 위를 열심히 살펴보신 경험이 있을 거예요.

그러다보면 이따금씩 골목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노란 천막 혹은 빛바랜 슬레이트 지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을지로에서는 샛노란 천막도 새하얗던 슬레이트도 시간의 흔적을 거쳐 옐로우 오우커라는 색이 되어 나타납니다. 어쩌면 을지로를 사랑하는 이들은 그 시간의 색깔을 만나기 위해 을지로를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을지예술센터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을지로의 숨은 맛집 ‘껍데기집’의 반려견도 옐로우 오우커로 을지로 풍경을 장식하고 있는데요. 이 댕댕이들이야말로 아이 레벨(eye level)의 1층이 아닌 2, 3층부터 시작되는 을지로의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을지로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 동안 내 머리 위를 덮은 지붕의 색이 어떻게 물들어가는지 한번 살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시간의 매력을 가득 담고 있는 을지로와 을지로 루프 옐로우 오우커, 바로 이번 주 을지의. 색 입니다.

안녕하세요. 모르는게 많은 몰라입니다. 이번 주 을지예술센터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사소하지만 리얼한 소식! 지금 바로 보시죠.^^ 
첫 번째 소식 : 뀨, 사무실에서 밤새 야근해

몰라는 이른 아침 알람보다 먼저 당찬 ‘까똑!’ 소리를 듣고 잠을 깹니다. 으로부터 온 카톡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몰라...자니...나 사무실에서 밤을 샜는데, 몰라 집에서 샤워하면 안될꽉?…’

는 을지예술센터 인스타그램의 전시 계정(c.enter_showing) 홍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계정은 을지예술센터의 모든 전시들을 아카이빙하여 온라인 전시의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죽여주는 홍보 아이템이죠. 밤을 새서 전시 계정 업로드를 마친 는 다크써클로 줄넘기 할 기세로 몰라 집에 쳐들어왔습니다. 그녀가 밤새 업로드한 인스타그램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을까요?

두 번째 소식 : 전시 계정에 드디어 ≪뉴물전≫ 업로드, 바까 감동의 눈물 흘려

을지예술센터의 바까는 멀고 먼 4개월 전 옛날, 전시 ≪뉴물전≫을 총괄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인스타그램 전시 계정에 업로드할 디자인 작업도 벌써 마쳐두었죠. 마치 김치를 담그듯, 정성껏 디자인을 양념하고 버무리며 완벽히 준비된 상태였어요.

그러나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어느 덧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바까가 담근 디자인 파일은 오래오래 숙성되고 있었지요. 인스타그램 담당자인 의 철두철미한 계획에 밀려나고 있던 ≪뉴물전≫ 피드. 마침내 며칠 전, 의 밤샘 작업을 통해 드디어 업로드가 되고야 말았습니다. 바까는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된 ≪뉴물전≫ 피드를 맛보고 감격의 눈물 세 방울을 흘렸다는 소문입니다.

(뀨와 바까가 담근 뉴물전 기록 보러가기 → 링크)

Ep.07 밤을 못 지새우는 사람들

야근에 야근을 더하는 문화/예술 종사자 여러분. 여러분을 응원하며 띄웁니다. 센터tv

  • POST ARCHIVE FACTION (PAF): FINAL CUT    ( 김병호, 권오상, 김인배, 이지현, 노상호, 돈선필, 심래정, 장종완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   2021. 03. 18 ~ 05. 16  .
  • My Persona    ( 이지은  )   빈칸 을지로  ,   2021. 03. 29 ~ 04. 04  .
  • 三Q    ( 박영진, 유정민, 주슬아  )   3Q  ,   2021. 03. 20 ~ 04. 18  .
  • The Modern City    ( 김환기, 이우환, 요시토모 나라, 캐서린 번하드, 조나스 우드  )   서정아트센터 을지로 분관  ,   2021. 04. 01 ~ 07. 31  .
         ☺ 전시명을 클릭하시면 전시정보를 보실 수 있어요!

# 다음호에.만나요

이번 주도 여기까지입니다. 바쁘게 돌아갔던 을지예술센터의 전시 ‘을’도 이제 슬슬 막바지에 이르고 있어요. 전시를 열고 운영하기 위해 들였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올 한 해의 1/3이 지나갔습니다. 미처 인식하지도 못한 사이 2021년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올해 하려고 했던 일들을 해나가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가쁘지 않은 호흡으로, 봄의 활기를 딛고 나가시길 빌어요.

그러면 더 알차고 재미있는 소식으로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구요. 그럼, 다음 호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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