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22 - 2023.3.10 / 그리고 저와 함께 벼락 쳐주신 반비 편집자 Y님과의 콜라보 레터

•2/22(수)  닉 드르나소 《연기 수업》을 읽고, WOODZ 신곡 '심연'을 들었습니다.

•2/23(목)  슈취타 'SUGA with 타블로'를 보고, 정희진의 공부 '앎의 쾌락과 약간의 통증: 나이, 모두가 불만? 모두가 피해?'를 들었습니다.

•2/24(금)  tvN 예능 <서진이네>를 보기 시작 했습니다.

•2/25(토)  예지(Yaeji) 신곡 'Done'과 썸머 솔트(Summer Salt) 신곡 'Campanita'를 들었습니다.

•2/26(일)  두둠칫 스테이션 '에디터리의 커피타임: 나의 X언니'를 찾아라! 카톡 선물하기로 만나(김얀 작가, 백요선 작가, 최연진 편집자)'비혼세 '흑역사는 흐른다 with 캥작가 마포만두작가 and 클룹 제로소다'를 들었습니다.


•2/27(월)  황민현 신보 [Truth or Lie]와 박우진 신보 [oWn]을 듣고, 영혼의 노숙자 '근황토크 (부제: 세미 영노자 최후의 날)'을 들었습니다.

•2/28(화)  JTBC 드라마 <대행사>를 다 보고, 림킴X제이미 신곡 'Love Me Crazy'와 예성 신보 [Floral Sense]를 듣고, 겨울서점 '이건 또 무슨 책인데요. 겨울서점에 나온 책으로 해보는 갈틱폰'을 보았습니다.

•3/1(수)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보았습니다.

•3/2(목)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읽고,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 이승용 카피라이터 "품격 있게 헛소리하는 방법"'을 들었습니다.

•3/3(금)  제이홉 신곡 'on the street (with J. Cole)'권진아 신보 [The Flag]를 듣고, 민음사TV '하루종일 회의실에 갇혀서(?) 잡지 마감하는 현장 (feat. 민음사 격월간 문학잡지 <릿터>)'를 보았습니다.

•3/4(토)  문명특급 '산독기 라이브: 심으뜸, 장은실이 단 20분으로 당신의 근육을 풀충전 해드립니다'를 보고, 비혼세 '"엄마를 페미니즘에 이용할 거야" with 하재영 작가(feat. 김나윤 편집자)'를 들었습니다.

•3/5(일)  걍밍경 '심기일전 강민경 브이로그'트와이스 'moonlight sunrise' 빌보드 우먼 뮤직 어워즈 2023 무대를 보고, 에릭남 신보 [There And Back Again (Reimagined)]를 들었습니다.


•3/6(월)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을 다 보고, 온유 신보 [Circle]을 듣고, 온유 'O (Circle)' MV를 보고, 영혼의 노숙자 '계간 오지은: <당신께>'를 들었습니다. 

•3/7(화)  여둘톡 '여성의 날 특집: 영화 <타르>'와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 '극장전: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아는 것 <애프터썬>'을 들었습니다.

•3/8(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보고, 레슬리 제이미슨 《비명 지르게 하라, 불타오르게 하라》를 읽고, 코드쿤스트 선공개 앨범 [Archive 01]을 들었습니다.

•3/9(목)  영화 <더 웨일>을 보고, 노이스(윤상X이준오) 신보 [ethic]을 들었습니다.

•3/10(금)  영화 <바빌론>을 보고, 김혜리의 필름클럽 '바빌론'과 트와이스 신보 [READY TO BE]를 들었습니다.


© studio DHL

2023년 3월 9일에 본
01. 영화 <더 웨일>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벼락치기하듯 영화를 챙겨보고 있습니다. 주요 부문에 오른 영화 중 <바빌론>, <더 웨일>, <애프터썬>, <타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탑건: 매버릭>, <메이의 새빨간 비밀>을 보았는데요. 여덟 편의 러닝타임을 전부 합치면 1,051분(17시간 31분)에 달하네요. 문득, 아카데미 시상식 심사위원들이 합당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 궁금해지는데요. 다른 온갖 부문의 예측을 떠나, 저는 "남우주연상은 브렌든 프레이저에게로!" 라는 말을 어제부터 중얼거리고 있는 중입니다.

 어떤 이야기는 만일 내가 주인공의 친구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달리 말하면, 지금 그 이야기가 '난 절대 이 사람과는 알고 지낼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게 하는 거죠. <더 웨일>의 주인공 '찰리'(브렌든 프레이저)는 미안하다는 말을 그만 하라는 절친한 이를 향해 어김없이 "미안해, 정말 미안해"라고 말하는 인물입니다. 찰리! 애초에 미안할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되잖아? 소리를 빽 지르고 돌아서면 그만일 것 같지만, 스크린 속 주인공의 친구들은 다른 경우의 수를 보여줍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과 솔직하게 쓰인 에세이 중 무엇이 272Kg의 몸을 가진 찰리의 허기를 더 신속하게 채워줄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는 내장을 꺼내서라도 텅 비어있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더 웨일>은 최소한의 품위와 존엄마저 개의치 않게 되어버린 사람의 마지막을 보면서, 사랑할 구석이 조금도 없는 상대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에 이어 넌 훌륭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건 어떤 기분일지도 가늠해보게 만들더라고요. 괴로운 가정법을 가능하게 하는, 언젠가 마주할지 모를 미래를 조금 예견해보게 만드는 수많은 배우들의 열연에 박수를 보냅니다.


© 20th Century Studios

반비 편집자 Y가 2023년 3월 8일에 본
02.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 다음으로 많은 부문(9개)에 노미네이트된 <이니셰린의 밴시>가 궁금해서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내전 시기, 아일랜드의 작은 섬마을인 이니셰린에 사는 두 남성의 절교로 시작됩니다. 이 갈등이 증폭되어 파국을 향해 가는 것이 주된 플롯이고, 당연하게도 아일랜드 내전은 직접 다루어지지는 않아도 이 영화의 배경에 줄곧 깔리면서 영화를 일종의 우화로 만드는 작용을 해요. 제목의 '밴시'는 켈트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으로, 밴시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간밤에 누군가 세상을 떠날 징조라고들 합니다. 이 불길하고 음울한 정조와 아일랜드의 황량한 풍경, 집과 펍과 시골길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장면 속에서 점층되는 감정이 인상을 오래 남기는 영화였어요.


 이 영화를 연출한 마틴 맥도나는 '21세기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기도 하는 극작가 출신의 감독이에요. <이니셰린의 밴시> 역시 맥도나 감독이 과거에 쓴 희곡에 바탕을 둔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런 배경을 모르고 봤는데도 희곡을 연상케 하는 영화, '글 쓰는 사람'이 만든 영화 같다는 느낌을 물씬 받았습니다. 주고받는 대사들이 쌓이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노미네이트된 부문 중에서도 <에에올>과 더불어 각본상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어요.


 반비도 세 번이나 아카데미 후보로 오른 시나리오 작가의 책을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맛깔나는 대사,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문법을 정립한 영화들(<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etc...)로 유명한 노라 에프런의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인데요. 이 책은 노년의 여성으로서 유쾌한 성찰을 담은 동시에, 남성 일색의 직업 세계에서 커리어를 일구어온 그녀가 회고하는 당시의 쇼비지니스계를 엿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해요. 이 책에 등장하는 시대, 그러니까 에프런의 영화들과 <문스트럭>(1987),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1994) 같은 로맨틱 코미디가 주류였던 때와 영화계 트렌드가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사랑 이야기가 어려운 시절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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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 출판사의 편집자Y님이 정식 개봉 전 발빠르게 보고 오신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이야기, 어떠셨나요? 다가오는 3월 14일 화요일, <콘텐츠 로그>도 반비 뉴스레터 <책타래>에 놀러 갑니다. 따끈따끈한 신간 레슬리 제이미슨의 <비명 지르게 하라, 불타오르게 하라>를읽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인데요. 지금 <책타래>를 구독하시고, 콜라보 레터를 기다려주세요!

© Oscars, SM ent,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NEW

3/13(월) 오전 9시(한국 시간 기준)95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됩니다. OCN에서 생중계 되며, 티빙 내 OCN 채널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서도 시청하실 수 있어요. 

3/13(월)에는 엑소 카이 신보 [Rover]가, 3/14(화)에는 So!YoON!(황소윤) 신보 [Episode1: Love]가 공개 됩니다. 특히 황소윤은 타이틀곡으로 방탄소년단 RM과의 콜라보 곡 'Smoke Sprite'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어요.

3/15(수)에는 김다미, 전소니 주연의 영화 <소울 메이트>가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칭산의 소설 《칠월과 안생》을 영화화한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2017)의 리메이크작으로, 88년생 동갑내기 친구가 10대부터 어른이 되기까지의 우정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약 2년 전부터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와 플레인아카이브가 공동 기획을 맡은 도서 《소울메이트: 메이킹 다이어리》가 영화 개봉과 함께 출간 되어 소장 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있네요.

나가기 전에 Closing comment

앗, <콘텐츠 로그>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 임기에 가까워져 가…! 2019년 3월 11일에 첫 호를 보낸 <콘텐츠 로그>가 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4년은 일의 안팎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을 부단히 의심해 온 시간이었지만, 계속 하다보니 어느덧 4년이 지나 있는 걸 목도하게 됩니다. 달력을 바라 보는데 어쩐지 남의 기념일을 보는 기분이기도 하고요. 이번호를 마치기 전에,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발행을 위해 후원계좌를 공개 합니다. 후원계좌를 공개 하는 건 처음인데요. 보내주신 후원금은 원활한 뉴스레터 대량 발송을 위한 스티비 요금 결제시 보태어 쓰고자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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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월)에 믹스테이프 픽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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