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버터’라고 불리는 아보카도. 각종 영양소와 미네랄이 풍부해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이죠. 건강함과 트렌디함을 갖추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과일이 되었는데요. 

그런데 이런 아보카도가 ‘마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이유로도 환경운동가와 비건, 요리사 등 아보카도를 멀리하는 사람들 또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고 해요!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늘 <지구엽서>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아보카도가 우리의 식탁으로 오기까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함께 알아보실까요👀?

한국에서 아보카도 수입량이 2015년 1,500톤에서 2021년 1만 6,000톤으로 6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어요. 10년 전의 4백여 톤에 비하면 40배에 달하는 양이죠.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덮밥, 샌드위치, 토스트,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에 사용하면서 아보카도 수입이 급격하게 증가했어요. 특히나 중국은 2018년 기준 7년 동안 무려 천 배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아보카도의 주산지는 멕시코인데요. 멕시코는 매년 전 세계 공급량의 70%에 해당하는 약 210만 톤의 아보카도를 수출하고 있죠. 덕분에 아보카도는 ‘그린 골드’라고 불릴 정도로 큰돈이 되어 멕시코 농부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어요.

멕시코 중에서도 중부의 미초아칸 주는 세계 최대의 아보카도 생산지입니다. 아열대성 기후와 열대우림이 우거진 비옥한 토양 덕분에 일 년 내내 아보카도 수확이 가능하죠. 

이곳은 미국에만 한 해 50만 톤을 수출하여 연간 10억 달러의 수익을 내는데요. 미국 내 소비되는 아보카도의 90%를 공급한다고 합니다.

미초아칸 주는 농업을 주 산업으로 하면서 아보카도 이외에도 구아바, 멜론 등 다른 열대과일들도 생산하긴 하는데요. 아보카도의 수익을 따라오는 과일은 없다고 하죠. 그도 그럴 것이 아보카도가 만들어낸 일자리만 7만 개이며 간접적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는 무려 30만 개가 넘기 때문이에요! 

보도에 따르면 아보카도 산업 규모는 연간 24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아보카도 관련 노동자들의 임금도 멕시코 최저임금의 12배나 되고요.

주민들이 풍요를 누려보기도 전, 아보카도는 비극을 몰고 왔어요. 가난하던 지역에 돈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폭력 조직과 마약 카르텔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거예요. 아보카도 농장이나 포장 공장을 상대로 한 약탈, 납치, 절도가 급증했어요.

사실 멕시코 마약 카르텔들은 과거에는 주로 마약 밀매로 돈을 벌었어요. 그런데 멕시코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약 거래가 힘들어지자 다른 수입원을 찾게 된거죠.

 

악명 높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몇 해 전부터 농장주들로부터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고 있어요. 이 사실이 다른 카르텔에 발각되면 그 농장은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농장주들이 보호비 지불을 거부하면 카르텔은 과수원에 불을 지르거나 목숨을 위협해요. 실제로 보호비를 거부한 농장의 일가족이 살해되기도 했고요. 

지역 농민에 따르면 카르텔은 아보카도 가격이 오르든지 내리든지 일 년에 두 차례씩 헥타르(3,025평) 당 2,500달러씩 수수료를 챙겨간다고 해요. 

마약 카르텔들은 아보카도 농장을 둘러싸고 세력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조직끼리 전쟁을 벌이기도 해요. 미초아칸 주에 따르면 아보카도 농가를 협박하며 전쟁을 하고 있는 카르텔이 총 9개나 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멕시코에서도 악명 높기로 소문이 나있죠. 한편, 한 아보카도 포장 공장은 일주일에 세 차례, 서로 다른 조직으로부터 무장 강도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농장에서 일하던 젊은이들은 이러한 전쟁통에서 단시간에 세력을 키워야 하는 카르텔의 조직원으로 반강제적으로 선발되기도 해요. 여성들은 강간을 당하기도 하고요. 

이를 견디다 못한 농민들은 결국 총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무장 자위조직을 결성하여 내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을 벌이고 있죠. 또한 지역 경찰을 만들어서 일부 지역에서 매우 효율적인 보호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초아칸 주의 아보카도 의존도가 날이 갈수록 커져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데요. 마약 카르텔들은 경찰 차량을 습격해 살해하기도 하고 연방판사 부부와 멕시코시티 경찰서장을 암살하기도 했죠. 

부패한 멕시코 정부는 힘이 약해 카르텔들의 횡포를 막지 못하고 있어요. 처음에 민간인들의 무장을 허용하고 오히려 독려하던 정부가 무장 금지로 정책을 번복했는데요. 이 때문에 주요 카르텔과 민간 무장세력, 그리고 정부군은 이들 사이에 누가 누구 편인지 구분조차도 쉽지 않은 난타전을 벌이게 되었다고 해요.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정부에, 미초아칸주 농부들은 자신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카르텔은 아보카도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 불법으로 숲을 밀어 농장을 짓기 시작했어요. 따라서 매년 멕시코에서는 여의도의 2배가 넘는 숲이 사라지고 있죠.

숲이 사라지면서 나비 보호구역이 위협받고 있어요. 이 숲에는 검은색과 주황색 날개를 지닌 ‘제왕나비’가 서식하는데요. 이들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종으로 미초아칸 등의 숲에서 겨울을 납니다. 제왕나비들이 나무 한 그루에 빼곡히 붙어 있거나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모습이 장관을 이뤄 겨울엔 관광객들이 자주 찾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