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부부의 귀농·귀촌 풀스토리

박우주&유지현
청양농부 참동TV 유튜버
새로운 삶을 일구기 위해 귀농했습니다
저희는 둘 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로, 서울에서 일하다가 직장에서 만났습니다. 평생 음악만 하며 살아 왔다 보니 서른 살이 되기 전에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었죠. 이에 마음이 맞아서, 다음 네 가지를 기준으로 삼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1.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 
  2.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일 
  3. 평생 할 수 있는 일 
  4. 비전 있는 일 

마침 2018년 당시에 농업 관련된 정책이 많이 생겨서, 농업에 종사하는 것이 괜찮겠다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이때 부모님이나 주변 분들의 반응은 모두 '미쳤다', '농사가 얼마나 힘든줄 아느냐' 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힘든 건 서울이나 농촌이나 비슷할 것 같았고, 미치지 않고서는 무엇이 됐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준비 기간 1달, 맨몸으로 부딪힌 진짜 귀농 스토리
그렇게 2018년 1월에 퇴사하고, 이튿날부터 바로 귀농 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강사 분들 대부분이 은퇴하고서 자금이 넉넉한 상태에서 귀농하신 분들이나 부모가 농부여서 기반이 이미 있었던 청년 농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농사와 전혀 연관 없던 사람들이었고요. 그래서 저희 스스로 롤모델이 돼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을 다 받은 뒤 한 달 만에 충남 청양에 땅과 집을 임대하여 귀농을 시작했습니다. 총 준비 기간이 1달 조금 넘게 걸린 셈이죠. 
당연히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농사 기술은 커녕 퇴비가 뭔지 비료가 뭔지도 몰라서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가 선생님으로 모셔서 기술을 배웠고요, 또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사 이론을 배우면서 농사를 지어 나갔습니다. 농사를 잘 짓는 것만큼 잘 파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마케팅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그렇게 첫해 12월에 저희가 생산한 모든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했는데, 첫해에는 지출이 워낙에 많았어서 순수익이 0이었습니다. 하지만 농업에 비전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에 농업을 포기하지 않았고요.
2년차인 이듬해에는 가공 상품을 늘리고 포장을 고급화하고 판로를 늘린다면 이익이 늘 것이라 보았고, 결국 서울에서 벌던 것보다 더 벌고 더 많이 모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사실 취미로 시작했던 것인데, 현재 구독자가 2만5000명 정도 되면서
사명감이 생기고 있습니다. 농촌에 기반도 없고 아무것도 몰랐던 두 청년이 농촌이 어떻게 정착하는지
과정
을 담고 있는데요. 귀농하려는 청년들에게 희망과 정보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귀농 지원 정책, 저희가 한번 받아 보았습니다
현재 저희는 '청년 창업농'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이나 짓고 있는 사람에게 최대
3년 동안 매달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는 사업인데요. 확실히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반이 갖춰져 있거나 사계절 내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닌, 
초보 농부나 기반이 아예 없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규정상 지원받는 3년 동안에는 연간 2개월만 농삿일 외의 근로가 가능한데요. 기반 없이 도전하여 한 치 앞이 불안한 사람들이라면 농외 근로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것입니다. 

귀농인에게 가장 시급한 정책을 제안합니다!
귀농에는 농사 지을 땅과 집이 필수입니다. 가장 중요한 지점이지만 또 갖추기 가장 어려운 조건이죠.
요즘에는 농어촌공사에서 장기임대주택처럼 마련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합니다.
저희도 올해가 3년 차인지라 땅을 사려고 알아보았지만 정말 녹록지 않더군요. 귀농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집과 땅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