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님의 심리적 안전지대 살면서 네 번의 이사를 했고, 지금은 다섯 번째 거주지에 살고 있는데요. 살던 곳들을 떠올리면 자주 걷던 산책로와 함께 그 지역 도서관에서 쌓은 추억이 떠올라요. 그만큼 많은 시간을 보낸 공간이기 때문이겠죠? 모든 사람에겐 각자의 심리적 안전지대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어쩌면 제겐 도서관이 그런 곳이었던 것 같아요. 혼자인 건 편한데 고립되기는 싫을 때, 넓은 공간에서 서로의 존재를 감지하면서도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기 좋은 도서관은 아주 얕게나마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줘요. 지난 주말엔 집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에 처음으로 가봤는데요. 소문난 대로 뷰가 예뻤어요. 커다란 창밖으론 저마다 다르게 생긴 나무들이 바람 따라 몸을 움직이고, 창가엔 각자 편안한 자세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손에 든 책에 집중하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함께 온 어른을 찾아 나서는 소리, 친구끼리 조심히 소곤대는 소리를 배경 삼아 저도 오랜만에 책장을 펼쳐 들었습니다. 핸드폰은 멀찌감치 떨어트려 두고, 활자를 너무 많이 봤다 싶으면 고개를 들어 서로 다른 초록 나무들이나 위화감 없이 섞여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구경했어요. 밝은 자연광 아래에서 책을 읽는 호사를, 저마다 다른 공간에서 온 사람들 모두 함께 누릴 수 있어 새삼 좋더라고요. 돌아오는 주말에도 집에 누워있는 대신 도서관으로 놀러 가볼까 해요. 이번엔 어떤 책을, 또 어떤 장면을 우연히 만나게 될까요.
- 도브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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