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21년 2월, 나란히 섬 32
안녕하세요,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입니다. 

   일요인엔 오후 3시까지 운영되는 임시선별검사소를 찾기 위해 몇 명의 이주민과 만났습니다. 안부 인사 후, 이야기 주제는 자연스럽게 코로나19로 이어집니다. 남양주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사태에 "몇 명의 이주노동자가 있었느냐, 왜 그들은 감염되었냐"라는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이곳에서는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을 뿐, 작업환경이야 그곳처럼 사회적 거리를 확보하기 힘듭니다. 일할 때 꼭 마스크를 쓰고, 수시로 손을 닦자란 주문으로 첫 이야깃거리를 마칩니다. 곧 이은 주제로 한참 떠들썩했던 분위기가 가라앉습니다. 

   이틀 전,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행되었습니다. 9월 말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고 집단면역이 이뤄지면 재난의 끝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집니다. 모두에게 희망이 될 소식앞에 이들은 말이 없습니다. 지난해 초, 이들은 외국인등록증이나 건강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었습니다. 마스크 품귀 사태 앞에 이들의 건강은 안중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코로나 감염이 의심스러워도 체류조건 때문에 선뜻 검사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선별검사소가 생긴지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마저도 14일 이후로는 인적 사항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일 년이 지난 오늘도 마찬가지 입니다. 희망을 담은 뉴스에서도 이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집단면역 이슈에서도 국민 몇 퍼센트까지 접종이 되어야 하나란 논의뿐입니다. 백신 접종 시기에서도 외국인은 국민건강보험 등에 가입한 체류자들로만 분류되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28일, 필요하다면 불법체류자도 코로나 백신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질병관리청의 보고가 유일한 언급이었습니다. 조건이 붙은 이 반쪽자리 소식에도 이들의 굳었던 얼굴에 표정이 피어납니다.
   비단 재난 때문이 아니라 이들의 삶은 서류 한 장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 눈앞에 보이지 않게 된 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집단면역이라는 과제 앞에 40만 명으로 추정되는 미등록 이주민이 계속 무시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서류가 없을 뿐이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건강할, 행복할 권리가 이들에게는 없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멀어져야하는 사회적 거리는 그동한 한 개인, 개인 얼마나 가깝게 연결되어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이는 개인 뿐 아니라 사회와 사회, 나라대 나라에도 적용됩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거주 외국인이라면 모두 무료로 백신을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올 수 없었던 태국에서는 거주하던 미등록 이주민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세금을 내는 서류 미비자, 미등록 체류자에게 영주권을 주자는 법안이 의회에 상정되었습니다.

   코로나19는 세상 많은 것들의 진짜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이번엔 투명 이간 취급되던 미등록 이주민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동안 함께 살아온 이들의 잃어버린 표정, 얼굴을 되찾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를 위한 준비와 활동에 이들 당사자와 여러분과 함께 발을 맞출 수 있었으면 합니다. 
1월 후원자 명단
단체후원금
공덕교회, 삭개오작은교회, 서울제일교회 루터회, 아산에이전시, 우리정공, 청암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향린교회, 트립티

개인후원금

- CMS
Gudgeon Dan George, 강원돈, 강정범, 고유화, 권진관, 길재형, 김경곤, 김광래, 김귀주, 김명종, 김미란, 김민호, 김병관, 김병호, 김봉미, 김선희, 김연숙, 김영선, 김영옥, 김영희, 김유석, 김은숙, 김익곤, 김준환, 김지원, 김현택, 김희숙, 남기창, 남혜정, 노미경, 명노철, 명노현, 박경태, 박상필, 박선희, 박우동, 박정미, 배창욱, 서동욱, 서미란, 서미애, 서은주, 석철수, 신광일, 신기호, 신상석, 신정민, 심영택, 안세원, 안은미, 염영숙, 오민석, 오상철, 오선희, 오수경, 유광주, 유석성, 유희영, 이명주, 이미연, 이상임, 이애란, 이에리야, 이용관, 이용자, 이은아, 이은진, 이정희, 이준호, 이지영, 임창헌, 장근혁, 장형진, 장혜진, 전창식, 전현진, 전혜향, 정금주, 정동영, 정영진, 정재헌, 조성근, 조성백, 조은아, 차경애, 차현숙, 채향숙, 천진희, 최광수, 최성일, 최연희, 최은선, 최의단, 최헌규, 한상희, 한수연, 한정숙, 현정선, 홍보연, 황지연
- 통장입금
김수곤, 김영미, 이수빈, 이형재, 채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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