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황에 대해 알아보자.


GREEN BEAN LETTER
COFFEE LIBRE
OCTOBER 2021
현재 상황
[생두 동향]

브라질

     현재 뉴욕 선물 가격 폭등은 브라질 생산 위기로부터 촉발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브라질 상황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뉴욕 가격이 올라갔다는 얘기는 이 지수가 앞으로 수확하고 거래하는 모든 커피 가격에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동하게 된다는 의미다. 앞으로 수확하는 커피는 가격 상승 폭이 브라질보다 덜하겠지만 작년보다는 상승하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늘 뉴욕 선물 가격은 208이다. 지난달 뉴스레터를 쓸 때 지수가 185였고 브라질 개화 상황에 따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난달에 언급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현재 개화 중반을 지나고 있는데 계속되는 가뭄 및 냉해 여파로 충분한 수준의 개화에는 최종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달에 비 예보가 있긴 하지만 어차피 내년 브라질 수확량 감소와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냉해로 인한 나뭇가지 손상이 이번 개화 실패로 드러난 농장들은 가지 혹은 나무를 아예 베어 내야 하는데 이런 경우 향후 2-3년간 실질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농장들은 2-3년을 수입을 포기하는 대신 아예 커피 재배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 재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한마디로, 브라질 가격은 앞으로 당분간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브라질의 해상운송 상황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커피를 계약해도 선적 스케줄 잡고 출발하는데 보통 2달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의견을 물어보는 로스터 분들께는 더 기다린다고 가격이 절대 내려가지 않으니 지금이라도 구매하시거나 브라질 대체품을 찾아보시라고 조언하고 있다. 4-5개월 전부터 내 조언은 동일했다.

콜롬비아

     역시나 상황이 계속 좋지 않다. 거의 매달 새로운 컨테이너를 콜롬비아에서 선적하고 있는데 매번 가격이 오른다. 어제 새로 받은 가격은 지난달 받은 가격보다 20% 올라 있었다. 올해 수확량도 작년보다 8-10% 정도 준 데다가 내년에도 많은 비와 습한 기후를 가져오는 라니냐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나리뇨 지역은 수확량이 30% 가까이 준 것으로 통계가 나오고 있다. 콜롬비아 파트너에 따르면 가격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가격이 진정될만한 변수가 딱히 없다고 한다. 높은 뉴욕 지수와 아라비카 최대 생산국 브라질 상황, 아라비카 2위 생산국 콜롬비아 상황 모두 얽혀있어서 빨리 풀기가 쉽지 않다. 많은 국내외 로스터들의 핵심 블렌더였던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가격 폭등은 매번 반복해서 언급하는 것처럼 몇 달 버틴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올해 초 너무나 저렴했던 생두 가격만 생각하면서 주저하면 얼마 후 훨씬 더 비싸게 구매하거나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브라질과 콜롬비아 대체품을 동시에 찾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군다나 환율까지 오르고 있다. 현재 1,190원이다. 상반기보다 5%가량 오른 셈인데 이는 생두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해상 물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페루가 그중 최악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컨테이너와 선적 스케줄 잡기가 정말 어렵다. 생두 수급 스케줄을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해상 운임이 많이 올랐다. 모두 생두 가격 상승에 반영되고 있다

     나는 지금이 생두 구매에 있어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진정한 아수라장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올해 말/내년 초에 있을 대부분 산지의 커피 수확 시기가 되면 생두 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 결정될 텐데 그 정도에 따라 전혀 새로운 지형의 커피 시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입고 생두]
콜롬비아

     스페셜티 블렌더 카우카가 내일(15일 저녁) 판매 시작한다. 85점 정도 나온다. 나리뇨보다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가 있어 복합적이고 블렌더에서는 약간의 감칠맛 같은 느낌을 준다. 가격은 9,300원 동일하다. 엘파라이소 리치 판매 시작했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리무와 시다모 내추럴 생산자 로트 반응이 좋다. 리무는 단맛과 바디에서 따라올 에티오피아 커피가 없다. 로트에 따라 산미까지 좋은 커피가 있다. 싱글과 블렌더 모두 잘 어울린다. 시다모 생산자 로트는 지난달에도 추천했지만 다시 한번 하고 싶다. 모두 87.5 내외의 뛰어난 품질이다. 과한 와이니/프루티 느낌 없이 아주 깨끗하고 복합적인 내추럴 타입이다. 14,000. 매우 추천한다.

예멘

     아크마트 알미캅 Akmat Al-Miqab과 마카드 후세인 Makhadh Hussein 두 로트가 있다. 88+ 나온다. 생두 외관으로도 맛에서도 결점은 전혀 없다. 경험해 보지 못한 향미를 갖고 있다. 플로럴, 좋은 향신료, 농익은 과일들, 복합적이고 클린 하다. 가격대가 좀 있지만 그만큼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향미를 갖고 있다. 재배 고도는 2200미터에 육박하지만 조밀도는 그리 단단한 편이 아니라 약배전에 무리가 없다. 63,000.

온두라스

     나의 최애 커피 온두라스가 마이크로 로트들로 들어왔다. 일단 10개 로트 정도만 판매를 시작한다. 온두라스 최고도 커피 재배 농장이 모여있는 산티아고 데 푸링글라와 오랫동안 사랑받은 몇몇 농장 중심으로 첫 번째 리스트를 준비했다. 인기가 좋은 파라이네마 로트들 여러 개 올렸다. CoE 1위 농장인 엘 라우렐은 올해도 역시나 뛰어난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구매해 보는 것을 권한다^^ 88.25+ 18000. 다른 파라이네마 로트들도 파라이네마 특유의 설탕 조린 단맛과 플로럴함의 밸런스를 잘 갖고 있다. 조밀도가 낮아 약배전이 쉽고 또 그래야 파라이네마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다. 나는 솔직히 게이샤보다 좋은 파라이네마 커피를 훨씬 좋아한다. 강추한다. 87+ 14,000.

엘살바도르

     많은 분이 기다린 산타로사 농장의 파카마라 로트가 가공 방식별로 들어왔다. 따로 소개하지 않아도 워낙 마니아층이 고정적인 커피다. 품질은 전부 87.5+ 이상이다. 다행히 올해는 수확량이 늘어 작년보다 구매량을 늘릴 수 있었다. 커피 리브레는 산타로사 농장의 최대 바이어다. 20,000.

     놈브레 데 디오스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엘살바도르 커피다. 산타로사만큼 폭발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농밀한 단맛을 중심으로 산미와 바디가 잘 어우러져 있다. 재배하기 힘든 부르봉만을 고집스럽게 기르고 있는데 마셔보면 납득이 간다. 며칠 전 로스팅 했는데 나는 아주 만족했다. 10년째 거래하고 있는 최장기 다이렉트 트레이드 농장이다. 86.5+ 13,500.

과테말라

     마이크로 로트들이 입고됐다. 86.5-87 정도 나온다. 우에우에테낭고의 산안토니오 챠기테 농장과 여러 지역에서 가져온 다채로운 로트들이다. 흥미로운 커피로는 La Merced가 있다. 샴페인, 화이트 와인, 애플 시더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향미를 갖고 있다. 과발효 느낌은 전혀 아니다. 이런 향미는 낮은 기온에서 수세식 발효를 시키면 종종 나오는데 만나기 어렵다. 샘플에는 있어도 금세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한국에 도착하면 거의 느끼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건 진공 포장이고 여전히 잘 살아있다. 추천. 87+ 16,000엘모리토가 재입고 됐다. 가성비 좋은 커피다. 블렌더와 싱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85.5, 11,000.

수마트라

     깨끗하고 쥬시 하며 복합적인 수마트라를 찾고 있다면 케린키다. 수마트라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한 번에 불식시킨다. 곧 인도네시아 CoE가 런칭하는데 이런 커피들이 랭크될 거라 생각한다. 전통적인 Wet hulled 혹은 길링 바사 가공 방식이라고 모두 커피를 더티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 커피가 수마트라 스페셜티 커피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입고 예정 생두]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타후무코가 재입고됐다. 다음 주에 판매 시작할 예정이다. 통관은 끝난 상황인데 퀘이커가 좀 나오는 백이 무작위로 섞여있다. 비율은 알 수 없다. 강배전 블렌더로는 큰 문제 없을 것 같지만 배전도 약한 블렌더에는 핸드픽이 필요할 수 있다. 어쨌든 퀘이커만 골라내면 품질에는 문제 없다. 수입원가 수준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점수는 84, 가격은 7500, 30킬로 백 포장.

엘살바도르

     파카스 리브레 셀렉션. 컨테이너를 실은 배가 부산 앞바다까지 왔다가 부산항 혼잡으로 상해로 먼저 갔다. 이 컨테이너는 산타로사 농장주 라울과 함께 2년의 준비 끝에 만든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산타로사 인근 농장들 샘플 중에 86 이상 되는 로트들만 섞어서 컨테이너를 만들었다. 가격은 대략 11,000원 정도가 될 것 같다. 블렌딩과 싱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르완다

     통관이 이제 막 끝났다. 작년에 인기가 좋았던 부산제는 올해도 뛰어나다샘플 기준 87.25+ 13,500무지나는 처음 들어오는 와싱 스테이션인데 가격이 좋아 블렌딩용으로 추천한다. 블렌딩에 케냐를 넣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보여준다. 샘플 기준 86점 정도 나왔고 가격은 미정이지만 9천 원대가 될 것 같다.

파푸아뉴기니

     많은 분이 기다리시는 모리타가 오늘 입항한다. 샘플 기준 87.5+ 역시 모리타는 모리타다. 올해는 새로운 마이크로 로트를 몇 개 더 소개하려고 가져왔다. 라마리 역시 들어온다.

니카라과

핀카 리브레와 사샤 CM카보닉 마세레이션 로트들

     핀카 리브레 통관 끝났는데 파주 창고에 자리가 없어서 올리지 못하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다음 주에는 기필코 올려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는 얼마나 딱딱할지 기대가 크다^^: 아주 소량이지만 파나마 엘리다 농장에서 그린팁 게이샤 씨앗을 사서 심은 게이샤의 첫 번째 수확분도 들어온다. 나무가 아직 너무 어려서 게이샤의 특성이 충분히 발현되지는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설렌다. 원두로 준비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핀카 리브레 디카프는 11월 중순 부산 입항 예정이다. 작년과 같이 워터 마운틴 프로세스로 가공했다.

     사샤와 클라우디아의 공동 소유 농장이자 CM(카보닉 마세레이션) 가공소 로트들도 통관 끝났다. 2년 전부터 벨기에 출신의 발효 전문가가 합류해 사샤의 CM 노하우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최소 100시간 이상의 발효를 위해 냉장 설비가 필요한데 우리는 생두 가격을 선금으로 지급해서 설비 증설 비용을 지원했다. 기존에 우리가 판매했던 무산소 발효 로트들과는 또 다른 색깔과 매력을 갖고 있다. 사샤는 아주 비싸게 팔던데 우리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23,000.
비엘 양도 구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현재 콜롬비아와 브라질이 가능하다. 콜롬비아 스페셜티 블렌더 가격이 올라도 커핑 점수 품질을 올려 계속 구매할 예정이다. 브라질은 내년에는 잠깐 중지해야 하나 고민이 많다. 현재 상황은 그만큼 심각하다.
   
     코로나, 생두 가격 상승, 해상 물류 파동까지 올해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연락을 주고받는 외국의 많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도 우리와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외국의 대형 커피 회사들은 선물거래를 통해 지금 당장은 우리보다 훨씬 좋은 가격에 생두를 공급받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는 쉽지 않다. 음료 가격 인상이 임박했다. 어쨌든 올해는 앞으로 오래 기억될만한 해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 이런 2021년을 그리워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잠시나마 우리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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