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2021.7.6 #124
님, 안녕하셨어요? 팩플레터 박수련입니다. 🙋
오늘 ‘화요 팩플’ 익스플레인에선 한국 게임사들의 새로운 움직임에 주목했습니다. 박민제정원엽 기자에 따르면, 한국 대형 게임사 중에 플랫폼으로서 게임(Gaming as a Platform), 즉 GaaP에 뛰어들겠다는 곳이 최근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 3월말 팩플레터 “로블록스 깜짝이야, 그런데 엔씨는?”를 드릴 때만 해도, 국내에선 넥슨 정도만 GaaP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게임판 유튜브’  ‘메타버스 스타’ 로블록스가 정말 게임의 미래를 담고 있는 걸까요.

누군가는 이런 흐름을 ‘게임의 민주화’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만드는(돈버는) 사람 따로, 즐기는(돈 내는) 사람 따로인 기존 게임시장의 룰이 깨지고, 게임 사용자의 권력이 커졌다는 의미겠죠. 의심회로를 살짝 돌리자면, 멋지게 포장한 마케팅 용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한국 게임사들에겐 이런 흐름이 ‘새로운 도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님이 즐거움의 미래를 내다보시는 데 오늘 레터가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

Today's Topic
메타버스 승차권, 어느 게임사가 샀다고?
🧾 목차
  1. 넥·넷·스가 움직인다
  2. ‘쇼 미 더 머니’ 게임의 3단 변신
  3. 플랫폼 게임의 마법
  4. 글로벌 대세, 게임의 '빅블러’
  5. 결국 “게임은 거들뿐”

          ·넷·스가 움직인다 
          한국 게임사들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게임 같지 않은 게임’으로 취급하던 UCC(사용자 창작 콘텐츠) 계열에 눈을 돌리는 분위기. 이제와서 왜?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까지 담보하지 않는다는 건 비즈니스의 상식. 게임도 변할 때가 온 걸까. 20년가량 성공 방정식으로 통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BM)’의 유효성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확률형 아이템 BM의 공정성, MMORPG 확장성 모두 의심받고 있다. 넥슨·엔씨소프트 주가가 연초 고점 대비 각각 34%, 27% 빠진 것도 그런 영향. 게임사들은 게임에 ‘플랫폼’을 결합시켜 활로를 찾으려 한다. 이들의 동향은.

          • 넥슨 : 신규개발사업본부가 지난 3월부터 ‘프로젝트 MOD’ 인력을 대규모 채용 중이다.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이를 플랫폼에 모아 서비스할’ 팀을 꾸리는 것. 김대훤 넥슨 신규개발 총괄 부사장은 “창작자와 소비자 간 장벽을 허물어, 누구나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 넷마블 : 개발 자회사 넷마블 F&C가 최근 낸 기획자 채용공고에 힌트가 있다. 메타버스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적 기법을 활용해 사용자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인재를 찾는다고. 이 회사는 지난 5월 ‘메타휴먼’,‘메타월드’에 대한 상표등록도 했다.
          • 스마일게이트 : 샌드박스 장르(사용자 자유도가 높은 유형) 개발자를 수시로 뽑겠다는 공고를 지난달 냈다. 우대 요건으로 ‘로블록스 게임 제작경험’을 걸었다. 회사 관계자는 “초기 연구개발(R&D) 단계다. 인력을 모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이 외에, 펄어비스도 준비중인 신작 게임 ‘도깨비’를 메타버스 게임으로 만들고 있고, ‘쿠키런 시리즈’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도 이용자들이 직접 도시를 만들어 전 세계 이용자와 공유하는 게임(브릭시티)을 준비 중이다.

          '쇼 미 더 머니' 게임의 3단 변신
          게임회사가 돈 버는 방식, 기술 발전과 함께 3단계로 진화했다 .
           
          ① 1단계 : ‘한 번 팔고 끝’ 패키지 게임
          초기엔 제조업과 유사했다. 수년간 개발해 만든 게임 패키지를 소매점에 깔았다. 중고 시장에 패키지가 올라올 때쯤이면 개발사로서 해당 게임의 매출 창출 역량은 거의 끝난 셈. 게임 하나의 유효기간은 길어야 2~3년. 간혹 영화·애니메이션으로 재활용되는 게임IP(지식재산권)도 있지만 드물다. 매출 급락을 막기 위해선 후속작을 개발해야 한다.  
           
          ② 2단계 : ‘생명 연장’ 라이브 게임
          수년간 공들여 만든 게임의 생명선 늘리기, 게임사들의 오랜 꿈이었다. 이를 위해 1990년대 후반 온라인 게임들이 찾아낸 마법 지팡이가 둘 있었으니, ‘수시 업데이트’와 ‘부분 유료화’(게임은 무료, 아이템은 유료)다. 이전까지 ‘제품’이었던 게임을 ‘서비스’로 재정의한 시점. 부분유료화의 심화버전인 ‘확률형 아이템 BM’은 게임의 수익 규모와 유효기간을 대폭 늘렸다. 바람의 나라(1996년), 리니지(1998년) 등 데뷔한 지 20년도 더 된 게임들이 지금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이유. 
           
          ③ 3단계 : ‘손님이 손님을 부른다’ 플랫폼 게임
          2020년대 시대정신은 ‘플랫폼 is everywhere’.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플랫폼 성격을 게임에 접목한 로블록스(2006년~), 마인크래프트(2009년~)가 글로벌 성공을 구가하고 있다. 이용자가 늘면 공급자가 늘고 그래서 다시 이용자가 또 늘어나는 선순환, 즉 ‘양면시장 네트워크 효과’가 성공의 핵심. 
          이들은 게임 개발의 문턱을 낮추고,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식 모델을 도입했다. 개발자가 매끈하게 만든 게임을 이용자가 돈 내고 소비하는 기존 게임의 문법과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다. 한국의 거대 게임사들이 요즘 이 세계에 눈을 떴다. 

          플랫폼 게임의 마법
          국내 게임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2018년 출시된 게임은 45만9760개(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물 등급분류 결정 현황), 하루 1260개 꼴이다. 특히 MMORPG는 장르의 문법이 고착되다보니 ‘거기서 거기’라는 평가. 신작 MMORPG가 기존작의 매출을 빼내가는 시장이 돼버렸다는데⋯. 플랫폼형 게임의 잠재력도 여기서 출발. 
           
          ① 매출·이용자 수 J커브
          • 천하의 리니지도···  : 라이브게임으로 ‘생명연장’에는 성공했지만 젊음까지 유지하진 못했다. 제일 좋은 게임은 ‘신작 게임’이라는 건 글로벌 게임업계 불문율. 4년간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해온 리니지 시리즈도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순위가 밀렸다. 게임업계에서 ‘하향 안정화’라 부르는 매출·이용자 감소를 피해가지 못했기 때문.
          • 우하향→우상향  :  플랫폼은 성장곡선이 다르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J커브를 그릴 수 있다. 로블록스가 대표적. 2006년 PC버전으로 출시된 로블록스는 2012년과 2015년 각각 모바일, 콘솔버전을 내놓으며 로켓에 올라 탔다. 2018년 1200만명이었던 이용자는 지난 1분기 4210만명을 찍었다. 매출도 3638억원에서 지난해  1조 349억원으로 급증. 플랫폼, 어쩌면 하향 안정화를 상향 안정화로 대체할 필살기가 될 수도.

          ② 시간 쫓기는 ‘크런치 모드’ 끝
          • 종합예술, 게임 :  게임은 수십명에서 수백명에 이르는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 협업의 결과물이다. 관여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어느 한군데라도 삐걱하는 순간 ‘시간순삭’이다. 지난해 글로벌 게임업계 최고 기대작이었던 CDPR(폴란드 게임사)의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일을 세차례나 연기한 끝에 출시했다. 그마저도 완성도가 떨어져 환불사태를 겪었다. 엔씨소프트도 올 1분기 출시하기로 했던 블레이드 앤 소울2 출시 시점을 아직 잡지 못했다. 
          • “개발자 대신 개발 좀···” : 게임을 플랫폼화 시키면 개발을 이용자에게 넘겨 시간문제를 해결. 소수인 개발자의 시간 대신, 다수인 이용자의 시간을 활용하는 식. 로블록스처럼 게임을 직접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디토랜드’를 개발 중인 유티플러스 유태연 대표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개발하면 시간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MMORPG와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닌텐도가 출시한 '차근차근 게임코딩'. 자신이 만든 게임을 다른 이용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 사진 닌텐도

          글로벌 대세, 게임의 '빅블러'
          게임과 플랫폼을 결합하려는 노력, 해외에선 ‘게임의 민주화’(democratizing gaming)란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다수의 게임 이용자가 게임 시장권력의 주인이며, 자신을 위해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시대라는 건가. 플랫폼 기업들의 마케팅 용어일지도. 다만, 현재로선 플랫폼 방식이 게임시장 저변을 넓히는 데 가장 매력적이라는 데 큰 이견은 없다.
           
          ① 게임, 누구나 한다
          • 더 많이 팔겠다? : 글로벌 게임업계 큰손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장 적극적이다. 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MS는 게임에 올인(all-in)한다”며 “우리는 게임을 민주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MS 관계자는 팩플팀 질의에 “게임의 즐거움을 전 세계 사람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라며 “개발자와 이용자가 더 많이 접근할 수 있게 계속해서 장벽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기 없어도 구독! : MS가 주도적으로 장벽을 허문 건 사실. 지난해 11월 최신형 엑스박스 엑스(X)를 출시해놓고서는, PC나 스마트폰에서도 콘솔게임을 할 수 있는 유료구독상품 ‘게임 패스’를 내놨다. 기기별 전용 게임을 출시해 판매량을 늘리던 기존 전략과는 정반대였는데, 결과는 대성공. 게임 패스 구독자는 올해 초 1800만명을 돌파했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게임 총괄 부사장은 팩플과 과거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게임을, 원하는 사람들과, 장소의 제약 없이 즐기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② 게임, 아무나 만든다
          • 개발자용 :  게임엔진(제작 도구) 유니티는 2004년부터 ‘개발의 민주화’를 노렸다. 유니티 엔진은 거대 개발팀 아닌, 스타트업이라도 복잡한 3차원(D)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툴. 전 세계 신규 출시 게임 50% 이상이 유니티 엔진 기반이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유니티의 시가총액은 33조원. 웬만한 글로벌 게임사 시총보다 높다. 
          • 일반인용 : 닌텐도는 지난 달 ‘차근차근 게임코딩’을 출시했다. 이용자가 게임 내 캐릭터(노든)의 도움을 받아 원하는 게임을 만드는 게임이다. 자작 게임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 이용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도 즐겁지만, 만드는 것도 재미있다는 점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인이 게임·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도록 한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와 유사한 모델.

          결국 "게임은 거들뿐"
          플랫폼형 게임, 게임의 민주화는 모두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로 통한다. 특히 ‘오프라인 생활’이 메타버스로 이주하는 흐름은 이미 대세. 미국 에픽게임즈의 게임 포트나이트 안에선 트래비스 스콧 등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렸고, BTS의 뮤직비디오(다이너마이트) 첫 공개도 이뤄졌다. 2014년 VR 기기 제작사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도 지난해 VR·AR에 특화된 ‘리얼리티 랩’을 설립하고, 비트게임즈, 박스VR 등 VR게임 개발사를 꾸준히 인수하며  메타버스를 확장하고 있다. 난 달 뉴욕증권거래소에선 잘나가는 메타버스 회사(엔비디아, 텐센트, 로블록스, 마이크로소프트, 유니티, 아마존 등)들만 모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 

          원조 가상세계 설계자였던 한국 게임사들은 졸지에 후발주자가 된 모양새. 밥 그릇이 달린 문제다보니, 위기감도 크다.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고 싶어하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들지 못한다면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다.

          • 경계 없는 즐거움 : 넥슨 김대훤 신규개발 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기존에 게임이라 부르는 영역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의 경계가 없어진 시점이 왔다"며 "게임을 넘어 즐기는 뭔가를 만들어 내야한다"고 말했다. 대중의 여가시간을 놓고 게임이 아닌 취미들과 이종격투기를 해야한다는 것. 그는“새로운 경쟁시대에 게임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 게임도 하겠다는 메타버스: 글로벌 2억명이 이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게임 기능 확대를 준비 중. 이용자들이 아바타 의상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열어준 것처럼 게임도 이용자가 만들 수 있게 추가할 계획. 누구나 제작이 가능한 제페토 스튜디오(2020년 4월 출시)는 가입자수 70만명, 창작 아이템수 200만개를 넘어섰다. 누적 아이템 판매량은 약 2500만개.

          『게임인류』 저자인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재미를 위해 노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며 “생활 공간인 메타버스에 재미가 빠질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메타버스에 게임이 편입되고 게임이 메타버스로 확장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작 MMORPG(리니지, V4 같은 다중접속게임)에 집중하는 한국 게임사 어떻게 보시나요? (소요시간 20초)

          추가 문답과 취재 뒷이야기를 다음 '언박싱' 레터에서 공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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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에 게임 사업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왜 게임에 올인하게 됐는지를 설명한 자료입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게임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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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이 지난 6월 개최한 개발자 컨퍼런스(NDC)에 나온 김대훤 부사장의 기조 강연입니다. 놀이와 취미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게임의 정의가 어떻게 바뀌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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