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이어령의 마지막 인터뷰’라는 제목의 기사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의 ‘마지막’ 인터뷰라는 말에 놀란 가슴으로 기사를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위암 선고를 받은 후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더욱 글쓰기와 강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수많은 어록과 세상을 꿰뚫어 보는 천리안으로 무릎을 치게 했던 그는 생애 마지막 글쓰기 소재로 ‘죽음’을 선택했고, 그 죽음을 알기 위해 지금 ‘탄생’을 써내려가고 있다 했습니다. 죽음을 탐구하기 위해 탄생을 돌아보는 이유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죽을 때 뭐라고 해요? 돌아가신다고 하죠. 그 말이 기가 막혀요. 나온 곳으로 돌아간다면 결국 죽음의 장소는 탄생의 그곳이라는 거죠. 생명의 출발점.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