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님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우선 메일을 보시는 님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려요. 메일을 쓰기 참 민망합니다. 제때 메일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회사에 지각해 팀원 모두가 앉아 있는 사무실에 뒤늦게 들어가는 듯한 찝찝한 느낌입니다. 메일을 제때 보내드려야 했으나 처음으로 12시간이나 늦게 메일을 드립니다. 정말 어이없게도 일요일 저녁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잊고 있었습니다.

보통 한 주간 생활하며 인간 강혁진의 소재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주말 중에 메일을 써서 발송합니다. 그런데 이번 주는 유난히 정신이 없었고 주말에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는 멀리 떨어져 지내다 보니 어처구니없게도 메일을 쓰고 보내는 걸 잊고 있었던 겁니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네요. 

인간 강혁진을 기다리셨을 님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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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은 보통 퇴근한 아내와 함께 집에서 식사하고 뉴스를 봅니다. 뭐랄까, 중년 부분의 일상 같은 느낌도 들긴 하지만, 뉴스를 보며 수다를 떠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뉴스 뒤에 나오는 내일 날씨 예보와 스포츠 뉴스 역시 빠지지 않고 챙겨봅니다. 이번 주 스포츠 뉴스 중에는 기억에 남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괴물 고교야구 투수의 이야기였습니다. 

담담한 얼굴로 인터뷰하는 앳된 선수는 자신의 롤모델로 류현진 선수를 꼽았습니다. 그런데 기자의 설명과 선수의 배경을 보니 이미 류현진 선수와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빠른 공을 가지진 않았지만 좋은 제구력을 가진 것부터 쉽게 흥분하지 않는 단단한 멘탈까지. 이대로만 성장하면 류현진 선수에 버금가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롤모델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롤모델이라고 하면 자신과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을 생각하진 않습니다. 보통은 내가 속해있는 분야에서 자신이 닿고자 하는 수준에 먼저 도달해 있는 사람을 롤모델로 정하곤 합니다. 그리고 롤모델처럼 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합니다.

님도 종종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아 봤을 겁니다. 저 역시 종종 롤모델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그런데 전 그럴 때마다 롤모델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전 롤모델이 없습니다. 이런 대답에 건방지다는 평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네가 얼마나 잘났길래 롤모델도 없느냐'는 거였죠. 하지만 저는 정 반대의 이유로 롤모델이 없습니다. 

누구 하나를 롤모델로 정하기에는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격이 나쁘면 일을 잘하고, 일을 못하면 너그러운 마음씨가 돋보이기도 합니다. 일도 못하고 마음씨도 별로지만 재테크 기술이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한 명의 롤모델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 보다는 여러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요?

한명의 롤모델을 두지 않으니 좋은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건 간에 그 사람에게서 배울만한 좋은 점이 무엇인지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함께 지내다 보면 좋은 점뿐만 아니라 개선할 점도 보이게 마련입니다. 누구든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누군가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는 것이 제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상대의 단점보다는 내가 배우고 따라가야 할 좋은 점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소하게나마 상대의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든 사례를 이야기하자면, 저는 회사 다닐 때 첨부 파일이 딸린 메일을 받으면 바탕화면에 첨부 파일을 다운 받았습니다. 바쁘다 보니 폴더 정리는 나중에 하자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바탕화면에 자리가 없을 때까지 첨부파일이 쌓이다 보면 폴더 정리에도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고 결국 파일 정리에 실패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 선배가 메일에서 첨부파일을 다운받는 걸 우연히 봤습니다. 선배는 메일에 첨부된 파일을 다운 받을 때, 일일이 정리된 폴더 위치를 열어 지정하고 다운받았습니다. 사실 바탕화면에 다운을 받는 것과 정리된 폴더를 지정해서 다운받는건 10초도 차이가 나지 않는 일입니다. 저는 그 10초가 귀찮아 파일을 바탕화면에 다운 받고 있던 것이었죠. 그래서 그 뒤로는 저도 될 수 있으면 정리된 폴더를 지정해 첨부파일을 다운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것 말고도, 제 생활습관과 일하는 방식 그리고 사고방식에는 제가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타인의 그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고 싶은 모습을 내 것으로 만들면서 나만의 습관과 방식이 생겨납니다. 때로는 배우고 싶어하다가 포기하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오히려 그 과정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한 사람의 롤모델을 지정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며 그들 각자가 가진 좋은 점을 배우고 닮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오히려 더욱 나다운 모습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분간은 정해진 일정을 어기지 않는 습관을 지닌 분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일정 준수를 통해 더 나은 인간 강혁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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