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쪽나라 부산에는 벚꽃이 피기 시작했답니다. 길거리에 피는 벚꽃을 보니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네요. 활짝 핀 꽃들만 봐도 입가에는 미소 한가득. 올해도 벚꽃 명소라 불리는 곳은 가기 어렵지만, 집 근처나 오가는 길에 핀 벚꽃으로 작은 행복을 누리는 건 어떨까요.

 -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한 주 먼저 행복한 샛별⭐

적재, 권진아  3일 20시  롯데콘서트홀

2021.3.19

 미국 싱어송라이터 라나 델 레이의 일곱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작년에 발매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로 제작이 지연되어 지난주에 나왔어요. 앨범명은 컨트리 클럽 위로 그어지는 비행운. 전작이 그래왔듯, 생명력 충만하면서도 나른한 여름 바이브입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첫 곡에서 새로운 창법이 돋보인다는 점이에요. 퇴폐적인 음색 아래 건강하고 의지적인 가사들도 보이고요. 라나피셜 “너무 행복한 느낌이라 뺐다”던 곡도 이번엔 수록돼 있답니다. 앨범은 주로 유명함에서 오는 명암을 다루고, 무명이지만 자유로웠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있는데요. 과거를 회상하는 건 단순히 추억을 곱씹기 위함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그려보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끝의 세 트랙에서는 그가 존경하는 컨트리 뮤지션들을 언급하고 있어요. 특히 조니 미첼 원곡인 ‘For Free’를 마지막 곡으로 끝내는 게 여운이 남습니다.

추천곡: Chemtrails Over the Country Club, Dark But Just a Game, Dance Till We Die

 첫 소절이 시작되자마자 ‘엇? 낯익은 느낌?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라고 생각했는데요. 알고 보니 국내 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의 보컬 정봉길 님이었습니다. Gila라는 이름으로 지난 1월에 첫 앨범을 발매했어요. 그리고 두 달 만에 두 번째 EP [Spaceship]을 발매했습니다.

 앨범명에 걸맞게 공간감이 가득한 사운드예요. 어두운 곳에서 들으면 우주를 유영하는 기분입니다. 처음 들을 땐 가사를 한 번에 알아듣기가 어려운데, 그마저도 무중력의 우주에서 가사가 흩어지는 것 같아 잘 어울려요. 머릿속을 부유하는 잡념들을 우주선에, 새로 마주하는 낯선 것을 외계인에 비유한 것도 재밌습니다. 특히 첫 곡은 우주선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도입부가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올해 안에 정규앨범이 발매된다고 하니 그것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추천곡: Tonikaku, 숨고르기

2021.3.12

 페스티벌과 단독 공연으로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청량한 추억을 선물해 주고 간 밴드죠. 미국의 3인조 밴드, 코인의 새 앨범이 나왔어요.

 앨범은 독특하게도 두 장의 EP를 합친 형태예요. 코인은 ‘The Rainbow Mix Tapes’라는 이름으로 EP 3부작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이번 [Green Blue], [Indigo Violet]이 그중 두 장에 해당돼요. 색깔을 이름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꼭 팝락의 팔레트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업할 땐 이게 코인다운 음악인지, 아닌지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세상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모두 담았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Earth to God’, ‘I Feel Alive?’에서는 기후 위기, 판데믹, 평등, 살아있음에 관한 가사도 들립니다. 경쾌한 듯 아련한 사운드는 여전해요.

추천곡: Earth to God, You Are the Traffic, I Feel Alive?

 멋짐이라는 게 폭발한다,,,, 간zi좔좔,,,,,미간 한번 찌푸릴 때마다 내 마음도 맥주캔처럼 찌그러지는 영상,,,, 추천해 드립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온갖 주접 댓글을 한 몸에 받는 인디밴드 보컬이 있습니다. 바로 밴드 새소년의 힘 있는 보컬 황소윤! 출중한 기타 실력은 물론이고 개성 넘치는 패션으로 (특히나) 여심을 녹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말로만 듣던 새소년의 라이브를 처음으로 본 건 바로 2019 렛츠락 페스티벌이었습니다. 스테이지를 옮기려고 돗자리를 접던 저의 발걸음을 사로잡아버렸답니다. 

 약간 흐린 날씨에 흩날리는 머릿결, 어깨까지 타고 올라오는 듯한 드럼 비트까지 완벽한 영화의 한 장면 같네요. 저는 요즘 유튜브에서 옛날 라이브 영상들 찾아보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봄 공기에 묘하게 흐르는 기분들이 마음을 어스름하게 만드는군요. 한강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록 페스티벌의 밤을 즐기는 것이 올해 저의 작은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