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봉]지구 살리는 도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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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덕
사진부장


도시숲이 사라지고 있다. #1. 퇴계 이황 선생을 기리는 회화나무가 지난해 춘천시 퇴계동 도로에서 퇴출됐다. #2. 춘천시청사를 지으면서 근대문화유산인 도지사 공관 주변의 숲도 사라졌다. #3. 소양2교 소양강 처녀상 앞의 벚나무는 캐나다 왕참나무로 대체됐다. #4. 춘천시 서면 당림리의 당림은 공단이 들어서면서 없어졌다. #5. 오늘도 춘천 만천리 소나무 숲이 베어지고 있다.

올여름은 유독 더웠다. 8월1일 홍천 41도, 춘천 40.6도, 영월 39.9도 등 강원도 내 주요 도시 기온이 기상 관측 이래 114년 동안 최고 기온을 보였다. 사실 그냥 더웠다 라는 표현보다는 모든 것을 태워 버릴 듯한 재난이라고 해야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살인적 폭염은 한 달간 지속됐다.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매일 매일을 힘겹게 버티며 살았다. 그동안 냉방 전자제품인 에어컨 없이도 살았지만 이번 더위를 겪으면서 생활필수품 목록에 넣어야 할 듯하다. 그러나 이런 더위가 올해만 오지 않고 매년 반복될 것으로 보여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에어컨을 사용하다 보면 실외기를 통해 더운 공기를 집밖으로 배출해 도시는 더 더워지는 걸 목격하게 된다. 이 실외기가 도시를 더욱 뜨겁게 만들어 냉방기구가 없는 사람들은 더 심한 고통을 받는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에어컨 없이 지내는 사람 비율이 인구의 20% 정도라고 한다. 기상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게는 더욱더 위험하다. 과거 2003년 프랑스에서는 기록적인 더위로 수만명의 노인이 숨졌다. 자연재해는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최근 이런 자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숲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숲은 콘크리트 건물로 꽉 찬 도시에 숨 쉴 공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기온을 낮춰 준다. 도시숲 확대는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투자다. 도시숲의 기능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최소한 30~40년 이상 시간을 갖고 관리해야만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도심 기온을 낮춘다. 도시숲의 기능에 무지한 담당자가 올 때마다 나무가 베이고 또 심기를 반복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뜨거운 도심 기온을 남겨주는 불행이 반복될 것이다. 나무, 숲은 도시의 생명체이자 구성원이다. 함께 미래를 살아가는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시민들과 함께 도시숲 정책을 만드는 꿈을 꾼다. #1. 시민 참여 숲을 만들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가족나무, 기업나무, 생일나무를 심자. #2.가로수 실명제를 해보자. 생명체인 가로수를 분양해 이름과 소속을 갖게 하자. #3. 시민공원을 확대하자. 강원사람이면 누구나 강원도에는 자신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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