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paper
퍼플페이퍼 vol.5
2022. 03. 25.
지난주만 김포공항에 두 번을 다녀왔습니다. 월요일에는 제주도에서 돌아오느라, 금요일에는 부산에 내려가느라 갔었죠. 연속된 여행에 여독이 잔뜩 쌓여 월요일은 내내 잠만 잤습니다. 자고 외주 일하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벌써 페이퍼 마감이 다가왔어요. 이주 내내 많은 이슈가 있었죠. 지난주 '푸드에 빠진 패션'을 보낸지 얼마 안 되어서 루이비통도 팝업 카페를 연다고 하고, 구찌의 DDP 전시도 연장되고, 뉴욕 MoMa에서는 폴로랄프로렌 컬렉션 쇼가 단독으로 진행되었고, 페이퍼 마감중인 목요일 오늘은 신인 걸그룹 아이브안유진베르사체 모델이 된데다 앤아더스토리즈민주킴의 협업 컬렉션 판매가 핫했습니다. 온라인은 품절대란이, 오프라인 매장 줄도 엄청났다고 하네요. 아, 마지셔우드가 어제 성수동에 식료품샵 느낌의 재미있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더라구요. 굵직한 이슈만 해도 이정도다보니 이번주에는 뭘 전달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2주째 동결인 구독자수, 그리고 온오프라인 모두 페이퍼에 대해 어떠한 피드백도 못 받아왔다보니 페이퍼 자체에 슬럼프도 왔었고요. 그래서 이번주는 템플릿도 바꿔보고, 외주일을 마치면 페이퍼 홍보에도 힘써보려 합니다. 그럼, 이번주도 재미있게 봐주시길 바라며 시작합니다.
이 주의 예리 : 부산여행 후기
페이퍼 예약발송 걸어둘때만 해도 몰랐어요, 비행기를 놓치게 될 지. 페이퍼에 외주일에 데이트까지 빡센 스케줄에 제주도에서 풀리지 않은 여독까지 더해져, 비행기 이륙 1시간 전에 일어나버렸지 뭐에요. 결국 노트북 들고 다음비행기로 내려가서 외주 마감하고 나서야 편하게 밥도먹고 놀 수 있었답니다. 제가 이번 부산 여행에서 좋은 곳이 있으면 소개하기로 했죠. 부산 가면 흔히들 먹는 밀면, 회, 돼지국밥 이런걸 하나도 안먹었다보니 카페 추천 위주인 점 감안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번 페이퍼에서 언급했던 베르크는 하필 가려던 날이 휴무라 못 갔었고, 2년만에 재방문한 '이너프'를 소개할까 합니다. 전포동 카페거리에 있는 브런치카페인데, 거기 아메리카노가 워낙 인생커피라 드립백을 한가득 사왔습니다. 브런치 메뉴도 향부터가 비범하더니 엄청 맛있어서 즐겁게 먹고 왔어요. 다음날은 이미 전포동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힙스터 카페 'GOOF Busan'을 갔습니다. 쿨키즈라떼잠봉뵈르 등 메뉴도 맛있었지만 후드, 반팔 등 의류 굿즈가 예뻐서 상당히 탐났어요. 사이즈가 저보다는 남성분들이 입기 좋아보여서 구매까지 가진 않았지만 반팔 25000원, 후드 55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이라 추천해봄직해요. 내부는 LP판, 전자피아노, 굿즈류로 꾸며져있었는데 일단 간판부터가 너무 힙해서 다들 입구에서 한장 찍고 들어오시더군요. 큰 테이블에 다같이 둘러앉는 구조였다보니 그것도 재미요소중 하나였습니다. 개개인 테이블을 원하는, 프라이빗한걸 좋아하시는분들에게는 추천하긴 어렵지만요. 아, 그리고 요새 부산여행가면 다들 탄다던 '캡슐열차'를 탔는데, 열차보다도 열차 타기 전 방문한 굿즈샵이 역시 너무 좋았습니다. 엽서가 다 너무 예뻐서 구입을 안 할수 없더군요. 청사포정류장에 열차 타는곳 바로 앞에 있으니 열차 타러가시는 분이 있다면 꼭 방문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패션은 예리 : 성수동의 새 핫플레이스, PRTPRT샵

압니다, 구독자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것. 그치만 이 소식은 안 전하곤 못 배기겠는 걸요. 심지어 25일자로 보내게 되니 제 기준 상당히 늦은감이 있지만 그래도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뭐냐면 패션유튜버 '짱구대디'님이 오랜기간 준비해서 오픈한 편집샵 'PRTPRT샵' 이야기입니다. 성수동 노티드 위층이라는 미친 입지조건, 벌스데이수트부터 애프터프레이, 조셉트, 인사일런스, 모드나인 등 다채로운 브랜드 뿐 아니라 짱구대디님이 전개하는 브랜드 이티씨이까지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게 상당한 메리트에요. 3월초에 오픈한 따끈따끈한 편집샵이고 브랜드 라인업 보시다시피 남성분들이 쇼핑할 게 많을 거 같은 느낌이죠. 바쁜 일정을 뚫고 일요일에 다녀왔는데, 패셔너블한 남성분들로 매장이 북적북적하더군요. 제가 갔을때는 이자벨마랑, 르메르, 와이프로젝트 등 해외 브랜드도 꽤 입고되어 있더라고요. 셀렉한 옷 하나하나 디테일이 예쁘면서도 상당히 웨어러블하고, 가격대도 꽤나 합리적이라 제가 남자였으면 구매해봄직한 옷들이 가득했답니다. 보통 디자이너브랜드 옷은 아티한 느낌이 센데, PRTPRT샵에서 셀렉해 판매하는 옷들은 리얼웨이에서도 충분히 즐길만했습니다. 편집샵 콜라보 라인도 볼만했고요. 패션에 전혀 관심없는 남성분과 함께 갔었는데, 가장 웨어러블한 맨투맨을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디테일이 상당하더군요. 앞에서 보면 그냥 드롭숄더같지만 뒷판은 레글런소매로 되어있는, 패턴변형이 재미있는 옷이었습니다. 이런게 많다보니 옷 좀 아시는 분들이 가면 더 재밌게 구경하고 구입하실 것 같습니다. 패션공부하는 여성분이 가셔도 재미있게 보고오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감동하고 왔답니다. 
음악은 예리 : 3월, 최애아티스트의 신곡 러쉬

페이퍼 발송일인 3월 25일은 제 최애 아티스트 킬로키시의 새 정규앨범 'American gurl' 발매일입니다. 작년부터 주기적으로 공개해왔던 신곡들이 전부 그 정규앨범의 빌드업이었더군요. 트랙리스트의 절반이 그간 공개한 곡이라서요. 3월 21일에 새로 공개한 또 다른 수록곡은 'DEATH FANTASY'인데, 2분 남짓의 짧은 곡인데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더 감질나면서도 앨범을 통으로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기대되더군요. 자고일어나니 공개되어서, 앨범 순서대로 들으니까 또 곡들이 그렇게 튀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이라 곡 순서도 잘 짠것 같으면서도 꽤나 이 순서를 고심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미공개곡들도 워낙 앨범 무드랑 너무 잘 맞아서 자연스럽게 듣다보니 앨범이 끝나있더라고요. 더 들어보고 최애곡을 결정해야겠네요. 또 킬로키시..에 이어 또드벨벳..레드벨벳 이야기를 해보자면, 새 앨범 첫인상은 지난 '퀸덤'앨범만큼 귀에 한번에 감기긴 않았지만 계속 듣다보니 나름의 감동이 있더군요. 지난 앨범은 곡 하나하나가 튀어서 돌아가면서 꽂힌다면 이번 앨범은 꼭 곡 순서대로 듣기를 권장합니다. 곡이 이어지는 느낌이 꽤나 자연스러워요. 주변 반응은 마지막곡인 '인마이드림'을 추천하곤 하던데 전 'Rainbow Halo' 'Bamboleo', 'Beg for me' 가 더 좋아요. 다 좋다는 말로 들릴수도 있는데 뭐랄까.. 순서대로 좋기 때문에 한곡 한곡이 오히려 덜 튄다고나 할까요. 'Feel my rhythm' 도 타이틀곡치고는 튀지 않지만 은은한 감동이 있어서 오히려 한곡 반복으로 듣게 되고요. 이번 앨범은 전반적으로 곡이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래서 더 뭔가 뮤지컬스러운 '인마이드림'이 제겐 부담스럽게 들린거같은데 뭐 이 곡도 좋아할 날이 오겠죠. 'Good, Bad, Ugly'를 언급하지 않은건 안 좋아서가 아니라, 다 추천하면 변별력 없어보일까봐 일부러 늦게 얘기해봅니다. 앞서 언급한 두 최애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아티스트와 신곡이 있어요. 힙합 아티스트 '윌콕스'가 3월 17일 저녁에 공개한 'Blue & Lemonade'인데, 윌콕스의 음악에서 중요한 소재인 '그랑블루'가 들어있어서 반가우면서도 곡 자체가 봄에 듣기 좋은 분위기에 윌콕스 특유의 부드러운 리듬감이라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윌콕스는 2018년이던가? 그쯤에 단독공연까지 다녀왔을정도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였다보니 사실 이 곡 중심으로 윌콕스를 소개해볼까 했는데, 솔직히 이번주 내내 필마이리듬 앨범만 들은데다가 킬로키시의 정규앨범 발매날짜가 기가막히게 맞물려서 두 아티스트 언급을 안 할 수 없더군요. 다음주에는 윌콕스를 한번 정식으로 소개해볼까 해요. 생각해보니 이 페이퍼를 기획할 때도 윌콕스의 'Cake shop' 을 반복재생해서 들었었다보니, 한번쯤 언급해볼 만 한 것 같네요.
예리와 브랜드 : 앤아더스토리즈

'H&M'은 많이 들어보셨지만 '&otherstories'는 처음 들어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H&M' ,'COS', 'ARKET' 등을 전개하는 에이치엔엠헤네스앤모리츠의 패션브랜드인데요, 국내에는 2017년 압구정로데오역 앞 플래그십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여의도, 코엑스 등으로 매장을 확대했답니다. 의류 뿐 아니라 뷰티제품으로도 상당히 유명하고, 앞서 언급한 '민주킴'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또 다시 이름을 알렸죠. 사실 지난해에 표지영디자이너의 '레지나 표'와도 협업을 선보인지라 한국 디자이너와의 협업은 처음이 아닌데요,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으로 유명한 '민주킴' 이었다보니 이번 협업이 더 화제가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저와 앤아더스토리즈의 첫 만남은 2017년 압구정 매장이었습니다. 블러셔로 입문하긴 했지만, 컬러풀하고 독특한듯하지만 꽤나 웨어러블한 의류가 너무 제 취향이었어요. 2017년 겨울경 구입한 벨벳원피스와 핫핑크 니트는 아직까지도 애용하고 있고, 그 이후에도 다양한 제품을 구입해서 옷장의 약 3분의 1이 앤아더스토리즈 제품이에요. 특히 두 번째 직장을 다니면서 10키로그램 넘게 쪘음에도, 외국브랜드라 다양한 사이즈가 있어서 제 사이즈까지도 커버해주는덕에 이탈 없이 꾸준히 이용중이랍니다. 한번은 위 아래 모두 앤아더스토리즈 제품을 입고 매장에 구경갔는데, 도저히 사지 않고는 못 배길 핫핑크 원피스를 발견해 바로 사서 입고나온적도 있죠. 일행 모두가 마치 집에서부터 입고나온 양 자연스럽다는 평을 했답니다. 그만큼 잘 어울려서도 있겠지만, 워낙 앤아더스토리즈 제품을 애용했다보니 그 브랜드에서 나오는 뭘 입어도 제 옷 같이 보이는게 아닌가 싶네요. 아, 최근 부산여행에서도 앤아더스토리즈에서 받은 에코백을 들고갔답니다. 코엑스매장 오픈 기념으로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제공한 한정판인데, 그걸 받으려고 엄청 서둘러 방문했던 기억이 있어요. 의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사실 뷰티제품이 더 접근성이 좋아요. 저렴한 가격이지만 전혀 저렴하지 않은 퀄리티의 바디워시, 핸드워시, 핸드크림 그리고 향수를 추천하고 싶네요. 최애 향은 '시실리안 선라이즈' 인데, 절친도 그 향이 최애라고 해준덕에 추천에 힘이 실립니다. 그 향으로 바디워시만 세 통을 비웠고 롤온타입의 향수도 한 통 비울 정도로 좋아합니다. 바디제품으로 입문하기에 용량이 커서 부담스럽다면, 색조로 입문하셔도 좋아요. 레터링이 찍힌 블러셔가 상당히 인기인데, 다양한 색상이 있어서 웜 쿨 모두 선택지가 있어요. 서울 외에도 스타필드 고양, 스타필드 하남 등 수도권에도 매장이 있고, 온라인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이 보는 재미가 있어서 추천드려요. 저는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워낙 자주 구입해서 대강 사이즈를 알다보니, 그리고 워낙 색감있는 옷을 좋아하다보니 온라인으로 사도 실패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옷장에 밝은색을 좀 채워보고 싶다면 한번 홈페이지에서 먼저 구경해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새 템플릿은 어떤가요? 기존이랑 크게 달라진 건 없는것 같지만, 나름대로 새 템플릿에 적응하면서 시행착오를 좀 겪었답니다. 내용도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페이퍼 발행 후 아무런 피드백 없이 오픈율로만 반응을 보고 있다보니 뭘 좋아하실지 감이 안 잡혀서, 결국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개성있는 이야기라는 말을 믿으면서 말이죠. 내용을 갈아엎으면서 또 다시, 이 페이퍼는 영감을 주기 위한 편지임을 상기시켰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가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라며, 다음 페이퍼에서 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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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에이터 예리

전직 패션기자 및 디자이너, 현재는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본명은 민정. 동명의 패션크리에이터가 다수 있다보니 예명을 만들게 되었으며, 예술과 자유를 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페이퍼를 이루는 요소들

크리에이터 예리의 근황을 소개하는 '이주의 예리', 패션에 대한 인사이트나 이슈를 공유하는 '패션은 예리', 추천곡을 소개하는 '음악은 예리', 간단한 브랜드 경험을 나누는 '예리와 브랜드',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이주의 추천', 혹은 '글쓰는 예리' 등이 함께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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