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자 뺏고 뺏기고… 가상화폐 거래소, 총성없는 전쟁

입력 2018-05-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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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면서, 거래소들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유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 정부가 안정된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시장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

◇업비트, 기습상장으로 경쟁사 뒤통수 = 최근 업계에선 업비트의 막무가내 상장이 도마에 올랐다. 업비트는 경쟁사 빗썸이 상장을 공지한 코인(가상화폐 약칭)의 원화 거래를 기습 지원하면서, 투기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빗썸은 지난달 5일 오후 3시에 가상통화 ‘트론’ 거래를 오후 5시부터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그러자 업비트가 빗썸의 공지가 나온 지 1시간 10분이 지난 오후 4시 10분에 트론의 원화 거래를 예고하고 20분 후 바로 거래를 시작했다. 빗썸에서 트론 거래를 시작하기 30분 전이었다. 당시 투자자들은 갑작스레 생긴 업비트의 트론 원화 거래 마켓을 보고 비이성적인 가격으로 거래를 하는 등 부작용을 낳았다.

업비트는 트론이 이미 비트코인으로만 거래할 수 있는 BTC시장에 상장돼, 원화 거래만 추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4월 19일 모나코 상장 때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빗썸이 오후 2시에 모나코 거래를 오후 6시부터 시작한다고 공지하자 업비트가 오후 2시 37분에 모나코 원화 거래를 공지 후 바로 거래를 시작했다.

◇해외거래소 국내 사용자 유치 = 국내 1·2위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한 사이 해외 거래소로 이탈하는 사용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가입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한 곳은 홍콩 기반 거래소였던 바이낸스였다. 바이낸스는 기존 사용자가 새로운 사용자를 가입시킬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새 가입자의 거래 수수료의 절반을 추천 사용자가 챙기는 구조다. 추천 받은 수가 많을수록 보상이 늘어나기 때문에, 바이낸스를 홍보하는 블로그 글이나 게시판 글이 넘쳐 나고 있다.

사용자가 많은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선 바이낸스와 비슷한 구조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거래소 비트멕스 등을 홍보하는 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거래소를 홍보하면서 가입을 유도하는 글로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추천 받은 수가 누적된 이들은 한 달에 몇 백만 원씩 벌기 때문에 부업이 본업으로 바뀐 경우도 나오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입소문 마케팅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막장 경쟁 부추긴 정부 = 시장이 건전한 경쟁 구조가 형성되지 못하는 것이 정부가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 추진’을 언급했던 1월 11일은 공교롭게도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가입자가 폭주했다는 외신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국내 사용자들이 대거 바이낸스로 이동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사건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업비트와 빗썸이 세계 1·2위를 다퉜지만, 바이낸스가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일어난 거래소 신규 상장 코인 신경전도, 정부가 은행을 통해 신규 입금 계좌를 옥죄고 있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거래량 1위인 업비트는 아직 신규 입금 계좌를 열지 않고 있다. 업비트로선 다른 거래소의 고객 뺏기가 유일한 성장인 셈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반시장 정책에 거래소들이 사업을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 억제 정책이 계속해서 나온다면 거래소 법인의 해외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 대형 거래소들은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국가로 이전을 결정했다. 바이낸스는 홍콩 법인을 지중해 6개 섬으로 이뤄진 몰타 공화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다른 홍콩 대형 거래소 비트피넥스도 법인을 스위스 주크(Zug)시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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