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만난 그 순간, 우리는 하나가 될 거란 걸 알았지
생체직교화학..? 한국어인데도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죠? 쉽게 말해서 '겹치지 않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합성화학에선 결합하는 일뿐만 아니라 원하지 않는 곳에서는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해요. 우리 몸에서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복잡한 화학반응이 항상 일어나고 있어요. 이런 반응을 잘못 건드리면 큰 일이 나겠지요. 생체직교화학은 클릭화학 방식을 살아있는 것들에 활용하는 개념인데요. 다른 화학 반응과 중복되거나 경쟁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해요. 마치 운명적인 사랑같지 않나요? 만나게 될 수밖에 없는 분자들의 운명이라뇨! 더 쉽게 택배를 예로 들 수도 있겠네요. 아주 복잡한 도시 안에서도 주소만 알면 물건이 그 장소에 정확하게 배달되는 개념이죠. 화학자들은 그동안 '완벽에 가까운 반응은 꿈이다'라고 했는데, 그 꿈이 이제 현실이 됐어요.
그래서 어디에 쓰이는거야?
클릭화학의 발견으로 인류의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됐어요. 클릭화학으로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식으로 결합을 만들 수 있다고 했잖아요. 100%의 확률로요! 덕분에 일반 세포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특정 암 세포만 정확히 찾아가는 항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됐어요. 이처럼 클릭화학을 활용한 신약 개발 사례가 늘고 있어요. 실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클릭화학 활용 약물이 10개 정도 있다고 하네요. 생물학과 의학뿐만 아니라 재료과학 분야에서도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방식의 '결합 만들기'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플라스틱과 같은 고분자 물질을 만들 때 여러 종류의 분자를 순서대로 정확히 연결하는 일에 클릭화학의 장점이 활용될 수 있게 됐죠.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 중 한 분인 샤플리스 교수는 사실 이번이 두 번째 노벨 화학상 수상입니다. 2001년에도 수상하셨죠. 인생을 두 번 사는 분같아요. 노벨상을 받으면 기쁨에 취할 것 같은데, 무엇이 그로 하여금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걸까요? 호기심에 이끌려 늘 새로운 것을 찾는 샤플리스의 강연 제목을 언급하는 것을 끝으로 해설을 마치겠습니다.
"Searching for New Reactivity, 새로운 반응성을 찾아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