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파견 소감

<동행과의 동행>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공익펠로우변호사 윤이나 작성

 

   동행[명사]

   1. 같이 길을 감.
  1. 같이 길을 가는 사람.
  2. 지역 유일의, 그러나 유일하고 싶지 않은 전업 공익변호사단체.

 

 나는 이상하게 따뜻했던, 그래서 단풍조차 채 물들지 못한 11월의 광주에 왔다. 동행에 출근한 첫날, 내가 긴장한 걸 알고 계셨는지 감사하게도 동행 구성원들은 내게 먼저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주셨다. 동행 입장에서 비록 나는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머물렀다 떠날 사람이었지만, 그럼에도(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많은 배려와 환대를 받았다.


 내가 한 달 동안 지켜본 동행은 한마디로, ‘고군분투(孤軍奮鬪)’였다. 안 그래도 구성원 수가 많지 않은데(4), 각자 외부 일정으로 바빠 다들 사무실을 비우는 때가 많았다. 사무실에 있어도 다들 각자 할 일이 많았고, 동행 내부 회의가 있으면 헤쳐 모여!’ 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모였다가, 회의가 끝나면 또 각자의 자리에서 일을 했다. 지역 내 발생하는 사건들이 마치 블랙홀처럼 동행에 모이는 것 같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이소아 변호사님께 일이 많고 힘들어 보이는데,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물었다. 변호사님께서는 동행은 많은 사람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무너지지 않는다.”라고 대답하셨다. 동행 내부의 결속력도 단단한데다, 외부적으로도 지역 내 많은 단체, 활동가들과 연대하고, 소통하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동행이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상시에는 고군분투하는 것 같다가도, 위기의 상황에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함께 싸워주기 때문에 그 자리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물들었던 단풍은 또 어느새 낙엽이 되었다. 동행에서 한 달 여정의 마지막 날, 남은 아쉬움은 그리움으로 변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동행은 여행자인 나를 기꺼이 환대해 주었고, 또 삶이라는 여행을 하는 수많은 사람을 동행만의 방식으로 환대하고 있다. 동행이 건넨 환대가 돌고 돌아 결국 동행에 돌아오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그리고 나도 동행과 함께 길을 걷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환대는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그럴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김영하, 여행의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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