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0일,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이 1심에서 승소했어요. 2018년 1월부터 시작된 소송이라, 약 3년 만의 일이에요.

일반 피부에 비해 화학성분의 흡수율이 최대 42배 높다는 여성의 질 점막에 닿는 생리대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채 50년 가까이 유통되었다는 사실은 여전히 믿기 어려운데요.

오늘 <지구엽서>에서는 지난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으로부터 시작된 변화를 자세히 살펴볼게요. 추신에서는 안전한 월경 용품도 소개할 테니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조금 무거운 주제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전한 사회로 한 걸음 더 내디뎠다는 소식이 선물처럼 느껴지길 바랍니다😭🎁

2016년 10월, 시민단체 여성환경연대는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 연구팀에 국내 유통 생리대 10종에 대한 유해 물질 조사를 의뢰했어요. 그전까지 생리대 유해성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공적인 문제로 취급된 적은 없었죠. 대부분의 여성이 생애 40년 동안 겪는 문제인데도 말이에요.

이후 약 5개월 후인 2017년 3월 여성환경연대는 조사 대상 모두에서 VOCs*등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알렸어요. 당시에는 유해 물질이 나온 제품을 밝히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일부 언론을 통해 릴리안이 조사대상에 포함되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릴리안의 부작용 제보가 이어졌어요. 

이후 17년 8월, 여성환경연대는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의심 사례’를 본격적으로 제보를 받기 시작했어요. 당시 단 며칠 만에 7,222명의 여성으로 부터 ‘극심한 복통, 생리불순, 부정출혈, 가려움증, 발진’ 등 갖가지 피해 호소가 담긴 제보가 접수됐어요. 거의 한 시간에 60개꼴이었다고 해요. 이후 이 제보를 바탕으로 여성환경연대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깨끗한나라는 릴리안 생리대를 환불해 주고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 바 있어요.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당시 조사한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량이 높은 일회용 중형 생리대 5종, 팬티라이너 5종, 다회용 면 생리대 1종으로 총 11개 제품이었는데요. 

이 제품들의 생리대 방출 물질 검출 시험 결과 약 200종의 화학물질이 검출됐어요. 이 중에는 벤젠과 스티렌 등 20여 종의 독성 화합물질이 포함되었고요. 벤젠은 발암 1급 성분이자 생식독성물질이며, 스티렌 역시 발암물질이에요.

특히 함유 비율이 가장 높게 나온 톨루엔은 3급 발암물질로 생식기에 독성이 있는 성분이에요. 태아에게 장기간 또는 반복적인 노출이 되면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죠. 또한 피부 자극과 졸음,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고요😱

2017년 강원대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이후 릴리안 생리대의 논란이 불거진 뒤, 식약처의 전수조사와 생리대 전성분 표시제, 환경부의 건강영향조사 등이 이루어졌어요.

하지만, 이후로도 우리에게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이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여전히 안전한 생리대를 찾아다니는 ‘생리대 유목민’들이 많아요. 왜냐하면요:

이번에 여성환경연대의 승소는 그동안 이들 활동의 정당성과 공익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돼요. 비로소 활동가들은 그간 잔뜩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펼쳐 건강하고 당당하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수많은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앞서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을 언급하긴 했지만, 지난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으로 인해 생리대의 안전성과 화학성분 함유 여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 또한 사실이에요!

많이들 전성분은 어려워서 못 보지만 유기농인지 아닌지는 꼼꼼히 따져 구매하곤 하죠. 생리대 파동 이후 생겨난 소비 습관입니다. 또한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생리대 제품군에 유기농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관련 제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기도 하고요.

아쉽게도 소비자들이 깨끗한나라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은 1,2심 모두 패소했다는 한계는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지난 변화들 그리고 이번 판결에 힘입어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하기 위한 공공정책이 마련되고 기업과 소비자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노력이 활발히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그래서 ‘누르 생리대’를 추천해요. 누르 생리대는 유기농 순면 커버와 흡수체는 물론, 이외에도 생리대를 감싸는 포장지에서부터 패키지 포장지, 방수층의 필름까지 모두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PLA 소재를 사용해 화학 플라스틱 성분을 모두 제거했어요.

동물실험 없이 개발되어 비건 인증까지 받은 제품으로, 샘방지선이 없이도 흡수가 잘되어 혈이 샐 틈이 없는 사용감까지 갖추고 있어요. 추후 오랜에도 입점할 예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