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계획과 무계획 사이 독자님, 벌써 8월이 가고 9월이 오네요. 독자님은 여름에 휴가 다녀오셨나요? 저는 가족들과 일주일 정도 제주에 머물다 왔어요. 휴가 가기 직전까지 정신이 좀 없었어요. 회의를 15분 단위로 쪼개서 열고, 동시에 돌아가는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인수인계할 것을 정리했어요. 피로감이 누적되어 짐 싸기도 미뤄두다가 여행 당일에야 백팩에 짐을 욱여넣고 헐레벌떡 여행지로 떠났죠. 휴가 첫 이틀에는 몸에 일하던 관성이 남아서인지 휴가지에서 즐길 것을 투두리스트 수행하듯 심각한 자세로 임했어요. 이러다간 여행하러 와서 심신 피로도가 더 쌓일 것 같아 특단의 조처를 취했습니다. 스크린으로 향하던 시선을 거두기 위해 애플워치를 풀어두고 스마트폰 알림은 꺼뒀어요. 더해서 하루를 보내는 방법으로 계획과 무계획을 적절히 안배했어요. 제주 와서 꼭 해보고 싶었던 서핑, 전망 좋은 카페 방문, 반려견과 산책을 고정해두고, 나머지 절반은 우연히 발견한 것에 기대어 보기로 했죠. 계획과 무계획으로 듬성듬성하게 직조된 하루에서 마음도 조인 운동화 끈을 풀고 여유를 즐기기 시작했어요. 감성을 담아둘 수 있는 금고가 있다면 서프보드에 서서 파도에 실려 나간 순간,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구름, 야자수와 어우러진 여름 별자리를 본 기억을 넣어서 두고두고 꺼내 볼 것 같아요. 독자님은 어떻게 휴가나 여행을 보내시나요? 일정에 새로운 경험을 가득채워 야무지게 보내는지, 그저 마음의 백지를 만들고 오는 데에 집중하시는지 독자님만의 잘 즐기는 여행, 푹 쉬는 휴가 방법은 무엇일지도 궁금해집니다.
- 찐쩐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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