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작업 내역을 소개합니다
2020년 상반기의 작업들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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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무어라 부를까?

안녕하세요. 장은정입니다. 고마운 독자분들을 어떤 이름으로 부를까 고민하다가, '비평 독자'의 줄임말인 '비독'을 떠올렸습니다. 국어 사전을 찾아보니 "非獨"이라는 한자어로 ‘다만’이나 ‘오직’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네요. 어느 시점부터 오로지 독자 분들을 향해 비평을 쓰기 시작한 저의 마음과 통하는 바가 있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감이 뭔가…비장하지 않나요?  비독님들, 반갑습니다.

매달 15일의 소식지

2020년이 벌써 절반을 지나갔습니다. 저는 한달에 한번 15일에 보고서를 작성해 비독님들께 전송하려 합니다. 달이 바뀌는 1일이나 마지막 날 31일엔 제가 너무 비장해질 것 같아서, 한 달의 허리 즈음, 뒤도 돌아보고 앞도 내다보는 중간 지점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7월에 처음 시작했으니 날짜도 중간 즈음이 알맞겠다 싶었지요. 그리하여 7월 15일, 현재 380명의 비독님들께 첫 보고서를 올립니다. 오늘은 첫 보고서인만큼 7월에 한정하지 않고 2020년 상반기에 발표한 글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후후. 
발표 순서대로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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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사태 타임라인 및 칼럼모음

2020년이 시작되자마자, 이상문학상 사태가 터졌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여러 수상작가들이 모두 수상을 거절하고 불공정 계약서에 항의를 표했고, 전년도 대상 수상자는 절필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는 기사와 칼럼들을 날짜 순으로 정렬하여 이상문학상 사태의 진행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타임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질문은 계속돼야 한다」

그 와중에 한겨레21 주간지에서 이상문학상 사태에 대한 글을 청탁 받았습니다. 언론사에서 칼럼을 쓰는 것은 처음이어서 좀 떨렸네요. 확실히 문학잡지에 쓰는 것보다 훨씬 날렵하게 쓰는 것이 어울린다는 것을 발표한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미래」(『자음과모음』2020년 봄호)

낯선 전화 한통을 받았어요. 이주영PD님의 전화였죠. 자음과모음의 게스트 에디터로서, 제게 '노동자로서의 평론가'라는 주제로 글을 써달라는 요청이었어요. 그런데 재밌는 것은 처음부터 제가 필자가 아니었다는 점이에요. 요소야 팀에서는 제가 아닌 다른 필자에게 글을 맡겼는데, 정작 그 필자가 자신보다 이 주제에 딱 들어맞는 필자는 따로 있다고 하면서 저를 추천했다고 해요. (ㅋㅋㅋ) 그리고는... 고통이 시작되었습니다. 11년 치 입금 내역을 한꺼번에 다 정리하려고 하니까 저는 정말... 아무도 안 시켰는데 굳이 일을 만들어서 하는 타입이고... 중간에 그만둘까 여러번 고민했지만 이미 소문을 너무 많이 내버려서(ㅋㅋㅋ) 그만둘 수 없었어요.... 어쨌든 한달 정도 매달린 결과, 11년 간 발표 내역과 청탁서 여부, 원고료 입금 내역 등 필요한 자료들을 얻을 수 있었어요. 이제 한 계절이 지나가서 디비피아에서 열람해서 글을 볼 수 있네요. 저의 피와 땀(?)이 들어간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을 함께 읽어주세요. 

기사 발행과 인터뷰

「지나간 미래」를 작성하는 동안 경향신문의 이영경 기자님께서 계속해서 연락을 취해오셨어요. 제가 작성한 원고를 기사화하고 싶다는 요청이셨고, 동시에 원고에 담기 어려웠던 내용들을 인터뷰하고 싶어하셨지요. 저는 문학평론가로서의 삶이 가진 문학계 시스템의 문제를 널리 알리고 싶었기 때문에 이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그래서 "매당 5000원의 삶" '노동자로서 평론가'의 삶은 가능한가" 라는 제목의 기사가 발행됩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작성되기 전에, 아주 길고 긴 서면 인터뷰가 있었어요. 기자님의 질문이 어찌나 정성스럽고 깊이 고민해주신 흔적이 역력한지, 저 역시 허투루 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썼는데, 공식 기사에서는 요약되고 나니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그래서 공식 기사가 나가고 몇주 후, 인터뷰 전문을  기자님께 허락받고 제 블로그에 공개했습니다.

기획 '장치-비평' 
『문학과사회』의 하이픈 (2020년 여름호)

소영현, 조연정 평론가와 함께 2020년 여름호 하이픈을 기획했습니다. 주제가 여러번 바뀌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문학계 제도 비평 쪽으로 방향을 잡았죠. 기획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다음의 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 아참, 여러분, 문지의 하이픈 시리즈는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이 아니라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읽는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ㅋㅋㅋ)

시간 비평?

이번 하이픈에 실린 제 글인 「우리의 2010년대」는 '문학'을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 '2010년대'라는 '시간'을 비평해보려는 시도 하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시간을 비평할 수 있을까요? 시간을 비평적으로 이해 및 평가할 때 문학작품을 일종의 '장치'로 활용하면서 지렛대로 들어올리듯 사용하는 방법론이 가능할까요? 제가 만약 첫 평론집을 낼 수 있게 된다면 아마 이 글이 제 평론집의 서문이 될 것 같습니다. 

비평적 관습?

요즘 저는 비평가로서 사춘기(?) 기간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동안 당연하게 통용되어 오던 비평적 관습들이 하나 같이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 이소호 시인의 『캣콜링』 해설을 쓸 때부터 통용되어 오던 해설 문법에 조금씩 변화를 가하기 시작했지만 이번 김경인 시집 『일부러 틀리게 진심으로』의 해설은 '이런 글도 과연 시집 해설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을 만큼 큰 변화를 줬어요. 덕분에 출판사로부터 아주아주 조심스러운 수정 요청을 받기도 했지요. ㅎㅎ 하지만 제가 워낙 완강하게 이대로 실어달라고 요구했고, 그래서 원하는대로 실리긴 했지만 시인분들께 죄송해서;;; 당분간은 시집 해설은 쓰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비평적 글쓰기와 작품 해설 지면이 공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기까지가 2020년 상반기 제가 발표한 글들과 작업들에 대한 소개입니다. 얼마 전 마감해서 출간을 기다리고 있는 책을 소개할게요.

여름?

위 사진은요. 《베개》3호에 칠월이라는 글을 쓰고 실었던 프로필 사진입니다. 독립문예지라서 자기소개를 조금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그때 '칠월'에 관한 산문을 썼기 때문에 발표한 글과 연계되는 내용으로 자기소개를 썼지요. 그런데 이번에  《베개》에서 '여름'을 주제로 산문집을 낸다고, 필자로 참여해보지 않겠느냐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 여름인 걸 알고서 요청하신 일이지요. 그런데 사실 저는 작년에 처음으로 여름이 얼마나 끔찍한(!) 계절인지 알아버렸어요. 그 내용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러자  《베개》의 편집장 선생님께서 아무래도 은정씨, 여름 연작을 써야겠는데요? 하고 말씀을 주셔서 2~3년 뒤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름에 대해 또 다시 써볼까 생각합니다.  《베개》3호에 발표했던 '칠월'이라는 산문을 공개합니다. 함께 읽어주세요.
장은정 
문학평론가와 비평가의 차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저와 대화를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riyuni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