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밭 소식 :: 수확을 위한 준비

8월, 벗밭의 한 글자
소담, 손맛
식탁너머, 농가방문
풍요식탁, 농부밥상
벗의 얼음

8월, 벗밭의 한 글자

얼음 🧊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마음을 졸였던 태풍이 지나가니, 다시 무더운 하루가 계속됩니다.

처서는 지났지만, 아직 모기의 입은 삐뚤어지지 않은 것 같고, 아침 저녁의 서늘한 날씨는 그 모습을 드러내지않고 있어요.

이런 날씨에는 터덜터덜 집에 들어가자마자 냉동실 한 켠에 자리 잡은 얼음을 꺼냅니다.

얼음틀을 대각선으로 살짝 비틀어주면, 와르르 혹은 톡톡하고 얼음이 삐져 나옵니다.

얼음이 잔뜩 든 오미자를 한 잔 마시고 나면, 답답하던 속도 쑥 내려가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8월은 어땠나요? 벗밭의 8월은 분주하고 또 평온했습니다.

한 달 동안 우리는 손맛에 대해서도 탐구해봤으며,

또 몇 명의 벗들과 함께 도심을 떠나 농가의 일손을 돕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가올 9월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8월은 어땠나요?

오늘의 뉴스레터에 담긴 이야기들이 아직은 후텁지근한 이 여름 한나절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2020.8.31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며, 벗밭 드림.

소담 :: 손맛 탐구기

조물조물, 휘리릭. 몇 번의 손길이 더해지면, 그 맛을 갖춰가는 반찬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사람마다 각각의 손맛이 있는 걸까요? 생각만해도 군침을 돌게 만드는 내 주변의 손맛. 벗밭이 그 비밀을 알고자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벗밭의 <손맛실천연구, 제1권, 3호>

소담 #05 손맛 바로가기

식탁너머:: 2020 거창 농가방문

한 끼의 식탁 너머 자리 잡은 이야기를 보고 또 참여하고 왔습니다. 벗밭의 농가방문에 피어난 이야기는 풍부하고 생기가 넘쳤습니다. 하나의 열매가 식탁 위에 올라가기 전에는 몇 번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추석 즈음 식탁 위에 올라갈 홍로의 빛깔과 4박 5일간의 여정이 궁금하신가요?

농가방문 둘러보기

풍요식탁:: 경남청년생산자X벗밭
이번 농가방문에서는 생산자와의 담화자리를 마련했어요. 우리가 알고싶던 것들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얻어가는 시간이었어요.

수많은 대화 중 일부를 떼어내어 푸짐한 Q&A 밥상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주 중에 인스타에 올라갈 예정이니 확인해주세요 :)

더 자세한 담화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추후 발행되는 농가방문 책자를 기다려주세요!

벗의 얼음:: 얼음과 커피

아그작, 아그작!

오도독!

얼음이 가득 든 유리잔을 카페에서 받아들었다.

막 추출되어 뜨거웠던 에스프레소가 얼음을 만나 미지근해지다 이내 차가워졌다.

잔 바깥으로 삐질삐질 이슬이 맺힌다.

아이스커피는 나를 시원하게 만드는데,

도리어 자기는 땀을 뻘뻘 흘려댄다.

투명한 얼음은 머지않아

갈색의 액체 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벗밭의 벗, 커피중독자

벗의 얼음:: 각자의 나름을 응원하며

내년 즈음이면 상황이 진정되고 교환학생도 갈 수 있겠지. 지난 1월 살 곳을 구하던 나는 이 상황이 금세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2021년 1월이면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에 있을 줄 알았다. 그 전까지 10개월 정도만 지낼 곳을 찾으려니 자취방을 구하기도 까다로워서, 교환학생 생활비나 벌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격이 합리적인 하숙을 선택했다. 수업도 많이 들어서, 하숙집에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을테니까.

그러나 바람과는 달리 상황은 좋지 않게 흘러갔다. 곧 수업도, 회의도, 친구와의 안부 묻기도 온라인에서 이루어졌다. 잠만 자는 곳이니 올해만 대충 지내고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는 하숙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얼떨결에 좁은 방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다보니 처음에는 답답하고 어쩐지 화도 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자취방을 구하는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본가에 내려가는 건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덜거림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로만 가득할 2020년이 적어도 나에게는 예상했던 대학교 3학년이라는 것을 배웠다. 물론 방식은 예상과 조금 다르지만. 그래서 손을 꼼꼼히 씻고, 마스크를 잘 쓰면서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보내고 있다.

이제는 요가매트가 겨우 펴지는 방에서 운동도 하고, 책도 잘 읽고, 가끔 맥주도 마신다. 날이 더워지면서 얼음틀도 샀다. 다른 층에 있는 공용 냉동실 한켠에서 꺼낸 얼음을 커피에 넣어 마시며, 나는 올해를 나름 담담하게 보내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다.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있기를 바란다.

벗밭의 벗,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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